최근 자신의 사진을 챗GPT에 업로드해 유명 애니메이션 스타일의 이미지를 생성하고 이를 공유하는 놀이가 크게 유행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사진과 개인정보의 무분별한 업로드로 인한 초상권 침해 우려도 커지는 상황이다.
UNIST 인공지능대학원의 유재준 교수 연구팀은 이 같은 우려를 완화할 수 있도록 개인의 사진과 같은 민감한 데이터를 서버로 직접 보내지 않고도 고품질 이미지를 생성할 수 있는 초경량 인공지능 모델을 개발해 선보였다. 해당 기술을 이용하면 환자의 MRI, CT 분석 등 개인정보 보호가 중요한 환경에서 고성능 생성형 인공지능(AI)을 안전하게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유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연합학습 AI 모델인 ‘프리즘(PRivacy-preserving Improved Stochastic Masking·PRISM)’은 연합학습 과정에서 로컬 AI와 글로벌 AI를 연결하는 학습 중재자 역할을 하는 AI 모델이다. 연합학습이란 민감한 정보가 포함된 데이터를 직접 서버에 올리지 않고 각자 장치의 ‘로컬 AI’가 학습을 수행한 뒤 그 결과만 모아 하나의 ‘글로벌 AI’를 만드는 기술이다. 프리즘은 크기가 기존 모델보다 48% 수준으로 작아 스마트폰·태블릿PC 등 소형 장비의 CPU나 메모리에 부담 없이 작동하며 기존 모델보다 통신 비용을 평균 38% 낮춘 게 특징이다. 또 각각의 로컬 AI가 보유한 데이터와 성능의 편차가 큰 상황에서도 어느 로컬 AI의 정보를 더 믿고 반영할지를 정확하게 판단해 조율하기 때문에 최종 생성물의 품질이 높다.
특히 프리즘은 최근 챗GPT를 통해 유행하고 있는 사진 변환 서비스에서 진가를 발휘할 것으로 전망된다. 자신의 사진을 애니메이션 스타일로 바꾸기 위해서는 사진을 서버에 올려야 하는데 이 경우 개인정보 침해 우려가 있다. 하지만 프리즘을 이용하면 모든 처리가 스마트폰 안에서 이뤄져 사생활 침해를 막고 결과도 빠르게 받아볼 수 있다. 단 스마트폰에서 이미지를 직접 생성하는 로컬 AI 모델 개발은 향후 별도로 필요하다.
연구팀은 모든 정보를 공유하는 대용량 파라미터 방식 대신 중요 정보만 선별해 공유하는 이진 마스크 방식을 적용해 통신 효율을 높였다. 또 생성 품질을 정밀하게 평가하는 손실 함수(Maximum Mean Discrepancy·MMD)와 각 로컬 AI의 기여도를 다르게 집계하는 전략으로 데이터 편차와 학습 불안정성을 해소했다. 유 교수는 “이미지뿐만 아니라 텍스트 생성, 데이터 시뮬레이션, 자동 문서화 등 다양한 생성 AI 분야에 적용할 수 있다”며 “의료·금융 등 민감 정보를 다루는 분야에서 효과적이고 안전한 솔루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한동준 연세대 교수와 함께했으며 서경국 UNIST 연구원이 제1 저자로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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