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국채 금리가 급등한 것과 관련해 ‘시장 기능 고장(malfunction)’으로 판단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NH투자증권은 10일 보고서에서 "이번 (금리 급등) 상황은 유동성 문제로 인한 시장 기능 고장으로 판단되고 미국 당국의 단기 개입이 있을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주 들어 미국 초장기채 중심으로 금리가 급등했고 특히 9일 미국 본장이 아닌 아시아장에서도 미국채 10년 금리가 장중 20bp 이상 급등해 시장 해석이 분분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중국의 미 국채 매도, 대규모 마진콜 대응, 은행들의 단기 대출을 위한 매도 등 여러 해석이 있지만 어떤 시나리오로 봐도 ‘유동성’ 문제이며 채권 시장 기능 고장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주요 원칙 중 하나는 기능 고장 문제에 대해 단호하게 개입한다는 것"이라며 "단 기준금리 인하 정책은 택하지 않고 OT(양적 긴축) 조기 종료 및 단기 자금시장의 유동성 공급 같은 단기 대응을 할 것으로 보이며, 미 재무부가 고려하는 금융규제 완화(ESLR)도 가속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준 내 가장 비둘기파 성향인 굴스비 위원조차 관세로 인한 물가 상승압력에 대한 경계감을 피력하고 있는 만큼 대대적 완화정책 전환은 어렵고 미 당국이 타깃형 정책 대응을 할 것이라는 게 강 연구원의 전망이다.
한편 미 행정부의 관세 폭격으로 투매가 이어지던 미 국채 시장은 9일(현지시간) 성공적인 입찰 결과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90일간 상호관세 유예 발표로 안정을 되찾았다.
이날 뉴욕증시 마감 무렵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4.34%로 하루 전 같은 시간 대비 6bp(1bp=0.01%포인트) 올랐다. 3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같은 시간 4.75%로 하루 전 같은 시간 대비 보합 수준을 나타냈다.
이날 390억 달러 규모로 이뤄진 미 재무부의 10년물 국채 발행 입찰에서 투자자들의 견고한 수요가 확인되면서 채권시장에 안도감을 줬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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