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 홈플러스에 600억 원대 대출을 연대 보증한다. 지난달부터 홈플러스에 수백억 원대 증여를 한 뒤 추가 조치를 내놓은 것이다. 대출 보증과 증여를 합치면 약 1000억 원 규모의 사재를 출연한 것으로 보인다.
1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큐리어스는 법원 허가를 받아 홈플러스 소상공인 결제대금 지원을 위한 600억 원의 DIP 대출을 진행한다. 대출조건은 금리 연 10%, 만기 3년이다. 김병주 회장이 개인 자격으로 지급보증을 선다. 홈플러스가 갚지 못하면 김 회장이 갚게 된다. DIP는 회생절차를 개시한 기업에 자금을 대출해주는 것을 뜻한다. 회생 기업에 대한 일종의 구제금융이다.
김 회장은 지난달부터 이미 사재출연을 해왔다. 홈플러스에 자금을 증여해 영세업체 2000여 곳의 결제대금을 정산했다. 구체적인 규모가 밝혀지진 않았지만 500억 원 정도가 거론된다. 앞서 김 회장은 소상공인 결제대금 정산에 사재출연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일각에서는 사재출연 규모와 방식을 두고 ‘생색내기’에 그친다는 비판이 나온다. 김 회장이 총 1000억 원 규모 사재출연을 했지만, 홈플러스 정상화를 위해서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또 DIP 대출에 연대보증을 선 것을 두고서도 사실상 김 회장 돈이 한 푼도 투입되지 않는다는 반론도 나온다.
DIP 대출은 공익채권으로 분류된다. 공익채권은 무보증 채권 중 변제 순위가 가장 앞선다. 즉, 다른 채권자들을 뒤로 밀어내게 되기 때문에 추후 회생 계획안 인가 시 채권단이 반발할 여지도 있다. DIP 대출의 금리가 10%에 이르러, 고금리 대출로 이자 부담이 큰 홈플러스에 추가 부담을 안겼다는 비판도 있다. 이로 인해 국회의 눈높이를 맞추기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MBK는 재정 지원이 필요한 상황에선 추가적인 자금 마련도 고려하고 있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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