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 의과대학 학생들이 최근 투표를 통해 집단 수업 거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빅4(연세대·성균관대·가톨릭대·울산대)’나 고려대·아주대와 함께 경희대까지 수업 불참에 동참하면서 의대생들의 투쟁이 확산하는 모양새다.
11일 교육계에 따르면 경희대 의대 재학생들은 최근 투쟁 지속 의사를 묻는 투표에 참여했다. 그 결과 투쟁 방향이 수강신청 보류에서 수업 거부로 바뀐 것으로 전해졌다. 수업 불참을 종용하기 위해 이들 일부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다른 재학생에게 투표 결과를 알리기도 했다.
교육 당국과 각 대학이 수차례 ‘무관용 원칙’을 내세우며 엄정 대응에 나서겠다고 강조했지만 일부 의대생들의 강의 거부가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학교 측도 해당 사안을 수업 방해 행위로 판단하고 있다. 경희대 의대는 “최근 교육부에 수업방해행위로 보이는 사례가 민원으로 접수됐다”며 “학장이 직접 해당 학생에게 엄중 경고하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희대의 집단행동이 현실화할 경우 다른 대학 재학생들의 등교 여부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전망이다. 이미 다른 학교에서도 이 같은 움직임이 번지고 있다. 아주대 의대 25학번 신입생들은 지난 9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이번 학기 집단 강의 불참을 공식화했다. 연세대·성균관대·가톨릭대·울산대·고려대 의대 학생 대표도 줄줄이 공동 성명을 내고 수업 거부 투쟁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교육 당국은 이달 내로 내년도 의대 모집 인원을 확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학생들의 복귀 현황을 수시로 확인하며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여전히 설득이 쉽잖은 상황이란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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