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 침체와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올해 1분기 기업 실적 발표 시즌이 본격 시작됐다. 미국 관세 정책과 환율 변동성으로 업종별 희비가 뚜렷하게 갈리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매 분기 가장 먼저 실적을 발표하는 삼성전자(005930), LG전자(066570), LG에너지솔루션(373220)은 예상보다 양호한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여러 악재에도 3사 실적이 선방하며 시장에 긍정적 신호를 주고 있다.
자동차 업계는 시장 기대에 부합하는 견고한 실적이 예상된다. 최근 증권사 실적 추정치에 따르면 현대차(005380)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3조 4027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4.35% 감소했으나 전 분기보다 20.57% 증가했다. 매출은 43조 1153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5.78% 늘었다.
기아(000270)의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지난해 1분기보다 9.58% 감소한 3조 975억 원, 매출은 4.82% 증가한 27조 4791억 원이다. 글로벌 판매 둔화에도 고부가 하이브리드차 판매와 원·달러 환율 강세로 매출 호조가 예상된다.
반도체 업계도 예상을 웃돈 실적이 기대된다. 삼성전자 1분기 잠정 영업이익은 6조 6000억 원으로 시장 전망치 4조~5조 원대를 크게 상회했다. SK하이닉스(000660)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지난해 동기보다 130.31% 증가한 6조 6468억 원이다. 지난해 4분기 사상 최대 8조 828억 원보다는 17.77% 감소했으나 시장 전망치를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조선업은 가장 큰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한화오션(042660)과 삼성중공업(010140)의 1분기 영업이익은 각각 지난해보다 231.92% 급증한 1755억 원, 89.46% 증가한 1475억 원으로 예상된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건조 선박 단가 상승, 원·달러 환율 강세, 고수익 제품 비중 확대로 실적 개선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배터리, 석유화학, 철강 업종은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배터리 업계는 전기차 수요 정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삼성SDI(006400)의 영업손실 전망치는 3726억 원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1분기 영업이익은 3747억 원으로 작년보다 138.2% 늘었으나, 미국 세액공제를 제외하면 830억 원 적자다.
석유화학은 장기 불황으로 롯데케미칼이 1256억 원 영업손실로 6분기 연속 적자 위기에 처했다. LG화학은 LG에너지솔루션 실적으로 2078억 원 영업이익, 흑자 전환이 예상되나 석유화학 부문은 적자가 유력하다.
철강업계도 현대제철(004020) 영업손실 311억 원, 포스코홀딩스(POSCO홀딩스(005490)) 영업이익은 작년보다 3.41% 감소한 5631억 원으로 부진한 흐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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