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헤지펀드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 설립자인 레이 달리오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경제 정책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을 경우 경기 침체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달리오는 13일(현지시간) 미 NBC방송의 시사 대담 프로그램인 ‘미트 더 프레스’(Meet The Press)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과 미국 부채 증가가 새로운 일방적 세계 질서를 초래하고 있다”면서 “현 상황을 제대로 다루지 않으면 경기 침체보다 더 나쁜 일이 벌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NBC에 따르면 달리오의 브리지워터는 지난 2008년의 금융 위기를 예견했다. 브리지워터는 2007년 하반기에 “시스템에 내재한 리스크가 상당히 크다”는 메시지를 발신했고, 이후 몇 달이 지나 경기침체가 시작됐다고 NBC는 덧붙였다.
달리오는 이날 대담에서 수입품 관세, 재정적자 확대, ‘기존 권력에 도전하는 신흥 세력’의 결합을 “상당히, 매우 파괴적인 변화”라고 규정하면서 “미 행정부는 의사결정의 갈림길에 서 있으며, 이런 변화를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심각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한 우려’를 자세히 설명해달라는 사회자 질의에는 “통화질서 붕괴, 우리가 알고 있는 정상적인 민주주의 방식이 아닌 내부 갈등, 세계 경제에 매우 혼란을 주는 국제 분쟁, 경우에 따라선 군사적 충돌” 등을 언급했다.
달리오는 최근 미국 부채의 ‘지속 불가능해 보이는’ 증가세와 미국 제조업의 쇠퇴 등 영향으로 미국이 자국에 필요한 품목 생산을 다른 나라에 의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그는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무엇보다 “재정 적자를 국내총생산(GDP)의 3% 수준으로 줄이는” 정책적 전환이 필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달리오는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보복관세에 맞서 대중(對中) 상호관세를 125%로 추가 인상하기 직전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서 ‘중국 정부의 달러 자산 매각과 재정·통화 정책 완화를 통한 달러 대비 위안화 평가절상 협상’을 미국과 중국 정부 양측에 도움이 되는 ‘윈윈(win-win)’ 구상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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