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가 폴란드에 합작법인을 설립하며 본격적인 유럽 현지화에 나선다. 유럽연합(EU)이 ‘바이 유러피안(Buy European)’ 전략을 통해 역외 기업을 배제하려는 움직임에 대응해 현지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한 포석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현재 K9 자주포와 다연장로켓 천무 등을 폴란드에 수출 중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15일(현지시간)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폴란드 최대 민간 방산기업인 WB그룹과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텀시트 계약’을 체결한다고 밝혔다. 텀시트는 계약과 관련된 주요 원칙 및 조건을 명시한 합의서다.
합작법인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51%, WB그룹 자회사인 WB Electronics(WBE)가 49% 비율로 출자해 설립된다. 향후 폴란드군에 추가 계약을 통해 공급할 사거리 80km급 천무 유도탄(CGR-080)의 현지 생산은 물론 향후 폴란드 이외 유럽 시장 수출도 추진할 계획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앞서 2022년부터 두 차례에 걸쳐 폴란드 군비청에 천무 290대와 80km급 유도탄, 290km급 유도탄(CTM-290)을 수출하면서 총 7조2000억원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 합작 법인은 계약 내용에 포함된 현지 생산 조건을 현실화하는 차원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번 합작법인 설립을 시작으로 유상증자로 확보한 자금을 통해 유럽에서 추가적인 생산거점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주주 및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3조6000억 원의 자금을 마련해 유럽과 사우디 등 방산업체와 해외 합작 법인을 만드는 데 6000억 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22년 천무와는 별도로 폴란드와 24억 달러(약 3조 4000억 원) 규모로 K9 672문을 수출하는 기본 계약을 체결했다. K9 현지 생산을 위한 시설도 마련해 글로벌 생산 역량 강화 및 유럽 재무장 계획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날 계약식에는 이부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PGM사업부장과 배진규 유럽법인장(HAEU), 임훈민 주폴란드 대사, 파베우 베이다 폴란드 국방부 차관, 피오트르 보이첵 WB그룹 회장이 참석한다. 이 사업부장은 “이번 합작법인 설립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EU 및 북대서양 조약 기구(NATO)의 전략적 파트너로서 자리잡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대한민국과 폴란드 양국의 방산 역량 성장 및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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