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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항암제도 안 듣는 두경부암…원인 유전자 찾았다[헬시타임]

강남세브란스병원·미 서던캘리포니아대 공동연구팀

두경부암 발생 전 단계 병변 구현…오가노이드 개발

MLL3 유전자 돌연변이, 암 발생 관여 기전 첫 규명

박영민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교수팀은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USC) 두경부센터 소속 남제현 박사 등 사진 제공=




국내 의료진이 3차원(3D) 오가노이드 모델을 활용한 국제 공동연구를 통해 두경부암 초기 발생에 관여하는 돌연변이 유전자를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박영민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교수팀은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USC) 두경부센터 소속 데천 린(Dechen Lin) 교수, 남제현 박사와 공동 연구팀을 꾸려 두경부암 발생 전 단계 병변을 실제와 같이 구현한 3D 오가노이드 모델을 개발하고, 두경부암 초기 발생에 중추적으로 관여하는 유전자 역할을 확인했다고 18일 밝혔다.

3D 오가노이드는 줄기세포를 이용해 체외에서 작은 장기와 같이 배양한 세포 구조물이다. 우리 몸의 장기가 수행하는 기능과 구조를 비슷하게 만든 입체 조직이라는 뜻에서 ‘유사장기’라고도 불린다.

두경부암은 코, 부비동, 구강, 안면, 후두, 인두, 침샘, 갑상선 등에 발생한 악성 종양을 통칭한다. 주로 인두 등 두경부 내 점막에 있는 편평상피세포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편평상피세포에서 시작된 암은 주변 조직에 공격적으로 침습해 림프절 전이를 일으키고, 표준 치료에도 반응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예후가 좋지 않은 편이다. 음식 섭취와 언어 구사에 관여하는 인체 부위에 발생하다보니 암이 생긴 부위를 소실하면 삶의 질이 급격히 떨어진다. 최대한 빨리 두경부암의 병소를 찾아 예방하는 것이 이상적이지만 두경부암이 발생하기 전 전암 병변의 치료 방법은 개발되지 않았다.

연구진이 개발한 3차원 두경부 전암 오가노이드 모델. 일반 광학현미경 촬영 세포 모습(A)과 세포핵을 푸른색 형광물질로 염색한 모습(B), 세포 증식을 나타내는 단백질을 염색한 모습(C), A~C 이미지를 하나로 병합한 모습(D)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 제공=강남세브란스병원




연구팀은 편평상피세포에서 시작되는 두경부암의 조기 발생 과정을 파악하는 것을 목표로 연구에 착수했다. 두경부 편평상피세포암 환자 72명의 종양 샘플을 추출해 분석한 결과 MLL3 유전자 돌연변이는 편평상피세포가 초기 암세포로 진화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비정상적으로 변형된 편평상피세포가 기저막을 뚫고 주변 조직을 침범하면서 '침습성 편평세포암'으로 발달하는 과정을 재현하기 위해 인간과 쥐의 구강 조직에서 추출한 편평상피세포를 토대로 오가노이드 모델을 만들었다. CRISPR 유전자 편집 기술을 이용해 완성된 오가노이드 배양을 통해 MLL3 유전자 돌연변이가 암 발생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재확인했다. “MLL3 유전자 돌연변이는 편평상피세포 종양의 초기 형성 과정에서 변이로 인해 본래 기능을 소실해 암 발생을 촉진한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또 후생유전학적으로 MLL3/GRHL2 단백질 복합체가 인핸서(enhancer)라는 유전체 조절 부위에 작용해 항종양 면역 기능을 조절하고 종양 내 림프구 침윤에 관여함을 증명했다. MLL3 유전자 돌연변이가 난치성 두경부암 환자에게 사용되는 면역항암제의 효과를 낮추는 기전을 동물 모델로 규명한 것이다.

박 교수는 "이번 연구가 난치성 두경부암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고 새로운 면역 기반 치료제를 개발하는 단초를 마련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면역학과 세포생물학 기초 및 중개 연구 분야 SCIE 학술지인 '실험의학 저널'(Journal of Experimental Medicine) 최신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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