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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억 환차익 기회? '널뛰기 환율'에 고민 깊어진 K바이오

유한양행·에이비엘·LG화학 등

환율영향 따른 기술료 규모 촉각

리스크 낮추려 달러 환전 안하고

글로벌 임상 등에 재투자 검토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널뛰기 관세정책 탓에 '롤러코스터 환율'이 이어지면서 기술수출 이후 임상·허가·상업화 등 개발 진도에 따른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 수령을 앞둔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환율 리스크도 커지고 있다. 통상 글로벌 제약사는 결제 대금을 달러로 지급하기 때문에 기술수출 기업은 원·달러 환율 변동에 따라 환차익·환손실을 입을 수 있다. 마일스톤 수령을 앞둔 바이오 기업들은 변동성을 피하기 위해 달러를 원화로 환전하지 않은 채 해외 임상이나 기자재 구입 등에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20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지난해 1300원대에 머물렀던 원·달러 환율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요동치고 있다. 지난주(11~18일) 주간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으로 원화 환율의 최고가와 최저가의 차이는 43원을 기록했다. 4~11일 사이 환율의 변동 폭은 67.6원에 달했다. 이는 2022년 11월 7∼11일(주간 변동 폭 101.0원) 이후 2년 5개월 만에 가장 큰 변동 폭이다. 미국의 상호관세가 발효된 9일 환율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6년만에 가장 높은 1484.1원까지 뛰기도 했다. 이후 상호관세가 유예되면서 열흘도 안돼 환율이 1410원대까지 떨어지는 등 변동성이 극심한 상황이다.

수 천만 달러에 달하는 계약금·마일스톤 수령을 앞둔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환율 상황에 주목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에 머무는 고환율 기조가 지속되면 수십억에 달하는 환차익을 볼 수 있지만 환율이 널뛰기하는 현 상황에서 환차손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유한양행(000100)은 지난해 9월 미국 제약사 길리어드 사이언스와 체결한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치료제 원료의약품(API) 공급 계약에 대한 계약금을 연내 수령할 예정이다. 계약 규모는 8090만 달러(1152억 원)다. 지난해 계약 당시 환율(1333원)과 현재 환율을 비교해 보면 73억 원의 환차익이 예상된다. 유한양행은 이외에도 올 2분기부터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의 해외 판매가 확대되면서 마일스톤도 늘어날 전망이다. 연내 일본 1500만 달러(214억 원), 유럽 3000만 달러(427억 원) 마일스톤 수령을 앞두고 있다. 중국에서 품목허가를 받아 출시될 경우 4500만 달러(641억원)를 추가로 수령할 예정이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HIV 치료제 원료의약품은 오는 9월 말까지 공급될 예정”이라며 "렉라자 로열티와 원료의약품 수주 모두 달러 결제로 고환율 수혜가 예상된다"며 실적 개선 모멘텀으로 꼽았다.



최근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와 4조 원 '빅딜'을 체결한 에이비엘바이오(298380)도 다음달까지 선급급과 단기 마일스톤 7710만 파운드(1460억 원) 수령을 앞두고 있다. 이 회사는 GSK와 뇌혈관장벽(BBB) 셔틀 플랫폼 ‘그랩바디-B’ 기술을 총 4조 1000억 원대에 이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향후 임상·허가·상업화 등의 성공에 따라 최대 20억 6300만 파운드에 달하는 마일스톤을 받을 수 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를 넘었던 2022년 1월 사노피에 퇴행성뇌질환 이중항체 후보물질 'ABL301'을 기술이전한 1조원 딜 당시에는 환차익 10억 원을 누린 적 있다.

LG화학(051910)도 올 하반기에 선급금을 받을 예정이다. 지난해 1월 미국 리듬파마슈티컬스에 희귀비만증 신약 후보물질 ‘LB54640’을 3억 500만달러(4014억원)에 기술수출했다. 선급금 1억 달러 중 이미 수령한 6000만 달러를 제외하고 나머지 4000만 달러를 하반기 수령할 예정이다.

온코닉테라퓨틱스(476060)도 이달 중 150만 달러의 마일스톤을 수령할 예정이다.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중국 리브존제약에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자큐보' 생산을 위한 양산기술 이전 작업을 완료한 것에 대한 마일스톤 150만달러를 지난달 청구했다.

관련 기업들은 마일스톤의 원화 금액이 환율에 따라 요동칠 수 있는 만큼 환전 후 국내 투자 보다 해외 결제 등에 달러를 그대로 사용할 방침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고환율 기조가 계속된다면 수령한 달러를 원화로 환전해 환차익을 누리겠지만 현재로서는 쉽사리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며 "마일스톤으로 수령한 달러를 글로벌 임상시험 비용으로 쓰는 등 환율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고환율로 환차익을 얻더라도 임상시료 등을 생산하는데 쓰이는 수입 원부자재 비용 부담이 적지 않다"라며 "향후 환율 상황에 따라 회사 사업 대응 전략을 세울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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