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 신약 ‘렉라자’를 개발하는 제노스코가 한국거래소 상장 예비 심사 미승인 통보를 받았다. 제노스코는 바이오 기업 오스코텍의 자회사로 결국 중복 상장 문제가 걸림돌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전날 상장 시장위원회를 열고 제노스코 상장 미승인을 결정했다. 제노스코는 지난해 11월 코스닥시장본부 상장위원회에서 미승인 통보를 받았는데, 심사 ‘최종 관문’인 시장위원회에서도 상장을 불허한 것이다. 통상 상장 추진 기업은 상장위원회에서 미승인 결정이 나면 심사를 자진 철회하지만 제노스코는 시장위원회 재심을 청구해 상장 절차를 그대로 추진했다. 제노스코는 기술특례상장을 노리고 있다.
시장위원회가 최종 미승인 결정을 내린 배경으로는 중복 상장 문제가 있다. 제노스코는 오스코텍을 모회사로 두고 있는데, 오스코텍 소액주주연대가 자회사의 상장 추진을 문제삼으며 거래소에 민원을 제기하고 소송까지 걸며 제동을 걸었다. 오스코텍의 소액주주 지분은 66.7%에 달하고 자회사 상장에 반대하기 위해 결집한 주주연대가 확보한 지분율도 15.4%에 이른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심사 과정에서 결국 중복 상장 문제가 걸림돌이 됐다”고 말했다.
오스코텍은 시장위원회 결정에 대해 이의를 신청할 수 있지만 결과가 뒤집히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모회사 소송이 계속되고 있는 데다 시장위원회 결정이 뒤바뀌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이다. 제노스코는 해외 연구인력 보수 상당 부분을 스톡옵션으로 제공해왔고 재무적 투자자(FI)에게도 투자금을 받은 바 있어 상장 무산에 따른 여파가 작지 않을 전망이다. 최근 거래소는 중복 상장에 엄격한 심사 잣대를 들이대 모회사 주주에 대한 적절한 보상안 없이는 상장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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