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달러화와 유로화 예금이 일제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달러화로 치른 수입 대금이 늘었고 유로화 급등에 거주자들이 차익 실현에 나선 영향이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3월 중 거주자외화예금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외국환은행의 거주자외화예금은 969억 4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2월말에 비해 15억 9000만 달러 감소하면서 두 달 연속 1000억 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지난달 외화 예금이 감소한 것은 기업을 중심으로 달러화 예금이 줄어든 영향이 컸다. 달러화는 845억 2000만 달러에서 830억 9000만 달러로 14억 2000만 달러 쪼그라 들었다. 한은은 “달러화 예금은 해외직접투자 및 수입결제대금 지급 등 기업예금을 중심으로 감소했다”고 말했다.
유로화 예금은 41억 6000만 달러에서 41억 1000만 달러로 5000만 달러 줄었다. 원·유로 환율 상승에 따른 거주자 차익실현 영향이 컸다. 2월 말 원·유로 환율은 1497원에서 지난달 말 1587.9원으로 90.9원이나 폭등했다.
엔화예금은 77억 6000만 달러에서 78억 7000만 달러로 1억 1000만 달러 늘었다. 일부 기업의 엔화 수령 배당금 일시 예치에 따른 증가다.
원화에 비해 상대 통화 가치가 뛰면서 예금 감소세는 4월 이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달러 매도 자금이 엔화나 유로화 등 다른 안전자산으로 쏠리면서 이들 통화가치가 지속적으로 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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