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월 말 공매도 전면 재개 이후 지속됐던 2차전지·반도체 등에 대한 공매도 집중포화 양상이 소비재와 일부 바이오 종목으로 옮겨갔다. 공매도 재개 한 달간 공매도 거래 대금은 물론 상위 종목 쏠림 현상이 뚜렷하게 감소하면서 시장 전반의 매도 압력이 진정되는 흐름이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차전지를 비롯해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에 집중됐던 공매도가 소비재와 바이오 종목 등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만 해도 에코프로(086520)·포스코퓨처엠(003670)·엘앤에프(066970)·원익IPS(240810) 등의 종목에 공매도 거래가 집중됐다.
반면 28일 기준 전체 주식거래액 중 공매도 거래 비중 상위 종목은 미원상사(002840)(43.94%), 한진칼(180640)(36.41%), F&F(383220)(36.33%), LG생활건강(051900)(32.57%), 롯데지주(004990)(32.00%) 순이었다. 거래 대금 기준으로는 셀트리온(194억 원), LG에너지솔루션(136억 원), 삼성바이오로직스(105억 원) 순으로 많았다. 중국의 소비 둔화 우려와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심화가 확산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일부 종목을 중심으로는 여전히 공매도 과열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공매도 재개 이후 전날까지 원익홀딩스가 8회 공매도 과열 종목으로 지정됐으며 태광(023160)·젬백스(082270)·제이앤티씨(204270)(8회), 브이티(018290)·엔켐(348370)·테크윙(089030)·네이처셀(007390)·LS마린솔루션(060370)·제주반도체(080220)(7회), 코미코(183300)·한글과컴퓨터(030520)(6회) 등이 잇따라 지정됐다.
코스피 시장에서 공매도 거래 대금 상위 10개 종목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달 31일 15.04%에서 이달 28일 2.17%로 크게 감소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 시장의 공매도 상위 10개 종목 비중 역시 21.47%에서 2.73%로 급감했다. 공매도 거래가 일부 소수 종목에 집중됐던 양상이 완화되고 시장 전체로 분산되는 흐름이 뚜렷해졌다.
공매도 거래 대금 규모 자체도 진정세를 보였다. 공매도 재개 직후인 지난달 31일, 이달 3일·4일·9일 등에는 코스피 시장에서 공매도 거래 대금이 1조 원을 넘기며 주가 하방 압력이 거세게 작용했지만 이달 중순 들어서는 거래 대금이 3000억~5000억 원을 오가며 비교적 안정된 모습이다. 코스닥 시장 역시 3월 31일 4200억 원대였던 거래 대금이 4월 28일 1700억 원대로 감소했다. 공매도 세력이 제도 시행 초기에 주요 종목에 대한 매도 물량을 대거 쏟아낸 뒤 추가 매도 여력이 소진된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전체적으로는 공매도 거래가 진정되는 분위기이지만 실적 부진이나 불확실성 리스크가 부각되는 종목에 대해서는 공매도 집중 압박이 한층 심화되고 있다”며 “시장과 업종보다는 개별 종목의 변동성 관리가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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