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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총리 취임선서 준비하다 '과반 실패' 메르츠…연정 상대서 이탈표?

연방선거 승리로 총리 취임 예정

6일 선출투표서 과반확보 실패에

연정 합의 사민당서 이탈표 추측

"현대 독일 역사에서 전례없는 일"

투표횟수 제한X, 메르츠 이미 타격

바로 재투표·전략수정 등 고민 깊어

"독일 정치·경제 불확실성" 우려도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기독민주당(CDU) 대표가 6일(현지시간) 진행된 연방의회의 총리 표결에서 과반 확보에 실패한 뒤 놀란 표정을 짓고 있다./AP연합뉴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기독민주당(CDU) 대표가 6일(현지 시간) 총리 선출을 위한 투표에서 과반 확보에 실패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 총리 후보가 1차 투표를 통과하지 못한 첫 사례다. 일각에서는 독일 정치의 불확실성이 다시 증폭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메르츠 대표는 이날 실시된 하원(분데스타크·Bundestag)의 총리 인준 투표에서 총 630표 중 310표를 얻는 데 그쳤다. 과반 의석 확보를 위해 필요한 표는 316표였으나, 6표가 부족했다. 이날 307명이 반대표를 던졌고, 3명은 기권했으며 9명은 불참했다. 1표는 무효였다. 메르츠 대표가 지난 2월 연방선거 승리 후 중도좌파 사회민주당(SPD)과 연립정부 구성 협약을 체결했지만,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온 것이다.

이날 투표 결과가 나온 후 줄리아 클뢰크너 연방하원 의장은 “각 정당 원내 교섭단체들이 향후 진행 방향을 논의할 수 있도록 의사 진행을 잠시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연방하원은 이르면 이날 두 번째 투표를 다시 시도할 수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독일 연방 의회는 앞으로 14일 이내에 메르츠 또는 다른 후보를 다시 표결에 부쳐 과반을 확보해야 한다.

상하원 양원제를 채택한 독일에서 직접 선거로 선출된 의원들로 구성된 하원이 법률 제정과 총리 선출 등 주요 의사 결정을 담당한다.

앞서 지난 2월 실시된 독일 총선에서 메르츠가 이끄는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 보수연합은 28.5%의 득표율로 승리했으나, 단독으로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해 연정 구성이 불가피했다. 이에 메르츠는 중도 좌파인 사회민주당(SPD)과 대연정을 추진해왔으며, 전날인 5일 양당은 연정 합의문에 서명했다. 그러나 사회민주당은 지난 2월 총선에서 전후 독일 역사상 최악인 16.4%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정치적 입지가 크게 약화된 상태였다.



이번 투표 실패는 메르츠 대표가 자신의 당 내부에서 완전한 지지를 얻지 못했거나, 연정 파트너인 사민당 내 일부 의원들이 합의를 어기고 반대표를 던졌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영국 BBC는 “그를 지지할 것으로 예상됐던 표에서 이탈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협정에 서명했음에도 불구하고 사민당 내부에서 연정에 불만을 가진 구성원들이 실제 투표에서는 메르츠를 지지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BBC는 정치 평론가들을 인용해 “이번 투표 결과는 사민당이 메르츠와 보수연합에 가한 굴욕”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1949년 이후 그 어떤 총리 후보도 이런 방식으로 실패한 적이 없다”며 “이는 현대 독일 역사에서 전례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메르츠 대표는 원래 이날 총리로 선출돼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을 방문, 취임 선서를 할 예정이었으나 뜻밖의 암초를 만나게 됐다. 그의 라이벌이자 전 총리인 앙겔라 메르켈도 투표를 지켜보기 위해 연방의회에 참석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총리 취임이 첫 스텝부터 꼬이면서 메르츠 대표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당장 그는 연정 파트너들과 곧바로 두 번째 투표를 시도할지, 사민당과의 관계 재조정 등 다른 접근 방식을 선택해야 할지 결정해야 한다. 더 큰 문제는 두 번째 투표에서도 과반 확보에 실패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이 경우 정치인 메르츠는 회복할 수 없는 타격을 입게 된다.

독일 헌법상 투표 횟수에는 제한이 없다. 첫 투표 이후 여러 차례의 투표에서도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다수 득표 등 다른 기준으로도 총리가 선출될 수 있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후보가 의회로부터 충분한 지지를 얻지 못하면, 사민당 출신인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이 다른 총리 후보를 지명하거나 새로운 선거를 요청할 수도 있다. 그때까지는 5일 고별 행사까지 마친 전임자 올라프 숄츠가 임시 총리로 남는다.

이번 ‘과반 실패’로 극우 정당의 부상과 경기 침체 등 현안이 산적한 독일에서 정치적·경제적 불확실성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독일의 대표 민간은행인 베렌베르크의 홀거 슈미딩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혼란이 독일 경제에 상당히 부정적"이라고 짚었다. 표결 결과가 전해진 직후 독일 대표 주가지수인 Dax 지수는 1% 넘게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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