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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익 늘었는데 자본비율 하락…“가파른 규제강화에 보험사 고사”

[외풍에 흔들리는 보험업] <상>유연성 없는 정책

생·손보사 41곳, 순익 증가 불구

10곳 중 7곳서 '킥스 비율' 감소

계리가정 강화·금리하락 압박 속

기본 킥스 도입 등 줄규제 예고도





보험 업계가 금융감독 당국의 가파른 자본규제 강화에 흔들리고 있다. 시장에서는 당국의 할인율 현실화와 강화된 지급여력(K-ICS·킥스) 비율 제도 도입, 시장금리 하락으로 3중고를 겪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최근에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후순위채 발행도 어려워졌다. 보험사들이 직면한 어려움을 두 차례에 걸쳐 알아본다.

국내 보험사의 당기순이익이 지난해 5%가량 증가했지만 업체 10곳 가운데 7곳은 킥스 비율이 되레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돈을 빼가지도 않았는데 지급여력 비율이 하락하는 것은 제도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하소연이 나온다.

12일 서울경제신문이 국내 생명·손해보험사(외국계 지점 제외) 41곳의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말 현재 경과조치 후 기준 킥스 비율이 전년 말 대비 하락한 곳은 30곳으로 집계됐다. 전체의 73.2%에 달하는 수치다.

킥스 비율 하락은 전방위적으로 나타났다. 국내 최대 생보사인 삼성생명의 킥스 비율이 218.83%에서 184.88%로 33.95%포인트 떨어진 것이 대표적이다. iM라이프(-56.72%포인트)와 푸본현대생명(-35.17%포인트), 동양생명(-37.84%포인트)도 큰 폭의 하향 조정이 있었다.



킥스는 보험사의 지급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2023년 부채 시가평가를 뼈대로 하는 새 회계기준(IFRS17)이 도입되면서 기존의 지급여력(RBC) 비율을 대체했다.

업계에서는 보험사 실적이 소폭 개선된 가운데 킥스 비율 하락세가 두드러졌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41개 보험사의 합산 순이익은 전년보다 5.2% 늘어난 13조 9640억 원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흑자를 기록한 보험사 중 전년 대비 순이익이 증가한 곳은 20곳(48.8%)으로 전체의 절반에 육박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보험금 지급능력이 줄어든 것은 제도 변화와 금리 하락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얘기다. 1차로는 지난해 금융 당국이 무·저해지 상품에 계리 가정을 강화하면서 보험계약마진(CSM)이 줄어들었다. CSM은 보험계약으로 미래에 벌 것으로 예상되는 이익을 모아 현재 가치로 나타낸 지표다. CSM이 감소하면 킥스 비율도 하락하는 효과가 있다. 시장금리도 한몫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한국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2023년 말 연 3.183%에서 지난해 말 연 2.855%로 0.328%포인트 떨어졌다. 금리가 하락하면 부채 평가액이 커진다.

문제는 올해의 경우도 공격적인 영업을 벌이지 않더라도 킥스 비율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SK증권은 최근 “부채 측면에서는 국내 시장금리 하락과 같은 시가평가 확대 요인이 존재한다”며 “자산을 보면 미국 금리 상승에 따른 운용자산 시장 가치 하락이 예상돼 보험사들의 자본 압박이 더욱 커졌다”고 강조했다.

특히 당국은 후순위채를 제외한 기본자본 킥스 비율 도입도 추진 중이다. 보험 업계의 한 관계자는 “자본규제를 강화하는 전체적인 방향은 맞지만 당국에서 킥스 연착륙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할 필요가 있다”며 “이대로라면 일부 대형사를 제외한 보험사들은 고사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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