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가 유럽 최대의 공조기기 업체인 독일 플랙트그룹을 15억 유로(약 2조 4000억 원)에 인수해 빠르게 성장하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시장에 뛰어든다. 2017년 오디오·전장 기업 하만을 인수한 후 8년 만의 조(兆) 단위 인수합병(M&A)이자 이달 7일 미국 마시모 오디오 사업부를 인수한 지 1주일 만으로,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삼성의 M&A 야성이 살아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는 14일 영국계 사모펀드 트리톤이 보유한 플랙트 지분 100%를 15억 유로(약 2조 4000억 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플랙트 인수 절차를 연내 마무리할 예정이다. 1918년 설립된 플랙트는 데이터센터와 공항·터미널·병원 등 대규모 시설에 냉난방 공조 설비를 공급하는 업체로 연간 매출은 7억 유로(약 1조 1000억 원)다.
지구온난화와 친환경 에너지 규제로 고효율 공조기기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늘고 있다. 쇼핑몰과 공장 등 대형 시설용 중앙 공조 시장은 지난해 610억 달러에서 2030년 990억 달러로 연평균 8% 커지고, 특히 데이터센터 부문은 같은 기간 167억 달러에서 441억 달러로 급성장할 것으로 삼성은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생성형 인공지능(AI)과 로봇, 자율주행, 확장현실(XR) 등의 확산으로 데이터센터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만큼 이번 인수를 통해 공조 사업에 적극 투자해 신성장 동력으로 삼을 계획이다. 노태문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 직무대행은 “글로벌 종합 공조 업체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며 “고성장이 예상되는 공조 사업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지속적으로 육성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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