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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만에 조단위 M&A…메드텍·반도체·로봇 '빅딜' 이어간다

[M&A 야성 깨어난 삼성]

◆ 獨 플랙트그룹 2.4조에 인수

냉난방공조 2030년 140조 시장

가정서 대형까지 라인업 다양화

글로벌 종합공조 도약 발판 마련

삼성 1분기 현금성 자산 105조

전장 등 하만급 추가딜 뒤따를듯





삼성전자(005930)가 2017년 하만 인수 완료 후 8년 만에 ‘조(兆) 단위’ 인수합병(M&A)에 나서면서 새로운 성장 엔진을 통한 위기 극복에 속도를 내고 있다. 105조 원에 달하는 풍부한 현금을 토대로 메드텍(의료기술), 로봇, 전장, 친환경 공조 솔루션 등 4대 신사업 분야와 주력인 반도체 부문에서 추가 ‘빅 딜’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올 2월 2심 무죄 선고로 사법 리스크를 상당 부분 덜어낸 점도 삼성의 M&A 야성을 되살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냉난방공조(HVAC) 시장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설 붐에 올라타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 수많은 AI 서버가 작동할 때 막대한 열이 발생하기 때문에 데이터센터의 냉각 솔루션은 핵심 설비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공항과 쇼핑몰, 공장 등 대형 시설을 대상으로 하는 중앙 공조 시장은 2024년 610억 달러에서 2030년 990억 달러(약 140조 원)로 연평균 8% 성장하고 이 가운데 데이터센터 부문은 연평균 18%씩 커져 2030년 441억 달러(약 62조 6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처럼 확실한 성장이 보장되지만 진입장벽이 높아 다수의 공급 경험과 설계 능력, 솔루션 역량 등을 두루 갖추지 못한 후발 사업자에게는 ‘그림의 떡’이나 마찬가지다. 지금까지 가정용과 상업용 에어컨을 만들던 삼성전자가 15억 유로(약 2조 4000억 원)를 들여 독일 플랙트그룹 M&A에 나선 배경이다.

플랙트의 데이터센터 솔루션은 저탄소·친환경 목표 달성이 중요한 초대형 데이터센터 고객에게 큰 호응을 받고 있다. 냉각액을 순환시켜 서버를 냉각하는 액체냉각 방식인 CDU에서도 업계 최고 수준의 냉각 용량, 냉각 효율의 제품군을 확보하고 있다. 플랙트는 지난해 ‘데이터센터 업계의 오스카상’이라고 불리는 DCS 어워즈 2024에서 혁신상을 받으며 기술력도 인정받았다.



삼성전자는 이번 인수로 데이터센터와 기가팩토리 등 대형 산업 시설로 공조 사업의 영역을 대폭 넓혀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플랙트는 데이터센터 외에도 글로벌 톱 제약사와 헬스케어, 식음료, 플랜트 등 60개 이상의 폭넓은 대형 고객을 확보 중인데 삼성의 영업력이 한층 보강돼 다른 제품 판매로 이어지는 시너지도 기대된다. 삼성전자의 빌딩 통합 제어 솔루션(b.IoT·스마트싱스)에 플랙트의 공조 제어 솔루션이 더해지면 유지 보수 사업도 확장할 수 있다. 노태문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 직무대행은 “글로벌 종합 공조 업체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며 “고성장이 예상되는 공조 사업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지속 육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트레버 영 플랙트 최고경영자(CEO)는 “100년이 넘는 업력의 글로벌 톱 티어 공조 업체로서 삼성전자의 글로벌 사업 기반과 투자를 통해 성장을 가속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불과 일주일 전인 7일 자회사 하만을 통해 프리미엄 오디오 브랜드 바워스앤윌킨스(B&W)를 보유한 미국 마시모의 오디오사업부를 3억 5000만 달러(약 5000억 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다. 지난 8년간 지지부진하던 M&A에 한 번 발동이 걸리니 거침없는 속도를 보이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의 M&A 야성이 살아난 만큼 ‘빅 딜’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강한 성장’을 새 키워드로 내걸고 △메드텍 △로봇 △전장 △친환경 공조 솔루션 등 4가지 핵심 영역을 차세대 신성장 사업으로 삼아 집중 육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인수한 레인보우로보틱스(로봇), 옥스퍼드시멘틱테크놀로지스(AI), 소니오(메드테크)와 이달 사들인 마시모(전장), 플랙트(공조) 모두 그 연장선에 있다. 삼성전자의 올 3월 말 기준 현금성 자산은 무려 105조 1336억 원에 달하는 만큼 4대 신사업 분야와 반도체 등에서 하만(80억 달러)에 버금가는 M&A가 뒤따를 것으로 관측된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이 회장이 2심 판결 이후 글로벌 경영을 본격화하며 수주와 M&A에서 눈에 띄는 성과가 나오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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