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취임 첫날 코스피지수가 10개월 만에 2770 선에 올라서며 축포를 터뜨렸다. 대표적인 정책 수혜주로 꼽히는 증권과 지주 업종은 이날 무더기 신고가를 경신하며 불기둥을 세웠다. 최근의 증시 훈풍 기조 속에 투자자 예탁금은 3년 만에 60조 원을 넘어섰고, 시장에서는 이르면 7월에는 코스피 3000 시대를 열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66%(71.87포인트) 오른 2770.84에 장을 마무리하며 지난해 8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물 1조 550억 원어치를 쓸어담으며 올해 들어 처음으로 순매수 1조 원을 넘어섰다. 코스피200선물시장에서도 외국인은 4901억 원가량 사들였다.
시장은 새 정부 출범에 따라 정책 수혜가 기대되는 종목을 중심으로 상승세가 가팔랐다. 특히 이 대통령이 ‘코스피 5000’ 시대를 열겠다고 공언한 만큼 직접적인 이익을 볼 것으로 기대되는 증권주로 투자자들이 몰렸다. 부국증권(001270)은 전장 대비 22.67%(7800원) 급등한 4만 2200원, 미래에셋증권(006800)은 13.25%(2070원) 오른 1만 769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외에도 신영증권(001720)(12.62%), SK증권(001510)(11.34%), 한화투자증권(003530)(9.61%) 등 대다수의 증권주들이 큰 폭으로 상승했고 부국증권, 미래에셋증권, 신영증권 등은 장중 52주 신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주주 환원 확대를 위한 강공 모드 전망에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던 지주사 종목도 강세를 보였다. 한화(000880)는 전 거래일 대비 20.98% 상승한 9만 3400원, SK그룹에서 중간 지주사 역할을 하는 SK스퀘어는 13.06% 오른 12만 4700원에 마감했다. CJ(001040)와 두산(000150)도 각각 12.19%, 11.00% 급등했다. 증권주와 마찬가지로 한화, CJ, 두산 역시 이날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내수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도 반영됐다. 식품주인 삼양식품과 오리온홀딩스는 각각 4,44%, 19.11% 급등했으며 KT&G(3.15%), 영원무역(3.02%) 등 소비재 업종도 강세를 나타냈다. 여기에 엔비디아발(發) 훈풍으로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까지 1.76%, 4.82% 오르며 지수를 밀어올렸다. 한화솔루션(5.69%), OCI홀딩스(6.85%) 등 신재생에너지 관련주도 상승했다.
김지원 KB증권 연구원은 “대부분의 업종과 코스피의 83%에 달하는 종목이 상승한 가운데 정책 이행 기대감이 반영됐다”며 “대선 기간 중 증시 부양을 강조한 만큼 증권주가 급등했고 밸류에이션 정상화가 기대되는 지주사, 금융지주들도 랠리를 지속했다”고 설명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 예탁금은 2일 기준으로 60조 1886억 원으로 2022년 6월 12일(61조 6321억 원) 이후 3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예탁금은 투자자가 주식을 사려고 증권사 계좌에 맡기거나 주식을 팔고 쌓아둔 돈으로 증시 대기 자금으로 분류된다. 염승환 LS증권 이사는 “미국과 관세 협상까지 한 달 정도 남았기 때문에 6월 중순 이후로 진전이 있다면 3분기 중 코스피 3000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며 “문제없이 성과가 나타난다면 이르면 7월 중으로도 가능할 수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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