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전 대통령의 사진을 내걸고 5·18 민주화 운동을 왜곡·폄훼한 게임과 관련해 게임물관리위원회가 삭제를 추진한다.
게임물관리위원회는 5·18기념재단과 협력해 PC 게임 플랫폼 스팀(Steam)에 올라온 5·18 민주화 운동을 역사 왜곡 게임 '광주 런닝맨'(Gwangju Running Man) 삭제를 추진한다고 5일 밝혔다.
'광주 런닝맨'은 1980년 5월 광주를 배경으로 시민들을 흉악범과 폭력단으로 묘사, 계엄군의 폭력 행사가 정당한 행위인 것처럼 설계됐다. 또 5·18 사태를 일으킨 전 전 대통령의 사진을 내걸어 그를 미화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게임위는 스팀을 운영하는 미국 게임사 밸브 코퍼레이션에 요청해 지난 3월 '광주 런닝맨' 국내 접속을 차단했으나, 해외 이용자들의 접속은 여전히 가능한 상태다. 현재 이용자들의 댓글 창에는 영어, 일본어, 중국어, 러시아어, 독일어 등 다양한 언어로 작성된 의견들이 올라와 있다.
게임위는 "국내법이 해외 이용에까지 적용되지 못한다는 사실을 인지했고, 스팀을 운영하는 밸브 사에 삭제를 직접 요청할 계획"이라며 "5·18이 갖는 국내외 역사적 의미 등 우려 사항에 대해 지속적으로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남의 나라의 아픈 역사를 희화화하는 것은 큰 잘못"이라며 "온라인 게임 등을 통해 수익 구조로 삼는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하며 정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한편 문제의 '광주 런닝맨'은 독립적인 게임이 아닌, '마운트 앤 블레이드: 워밴드'라는 2008년 작 게임의 모드(mod·게임 내용을 수정하는 개조 파일)다. 제작자는 중국인으로 추정된다. 2017년경부터 활동한 것으로 추정되는 모드 업로더의 스팀 프로필을 살펴보면, 중국어 간체자로 쓰인 게임 리뷰를 다수 올린 것이 확인된다.
게임위는 지난해에도 5·18을 왜곡·폄훼한 로블록스 내 유통 게임 '그날의 광주' 등에 대해서도 5·18기념재단과 함께 차단·삭제한 바 있다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