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출범 기대와 원화 강세에 따른 원·달러 환율 진정세로 국내 대체거래소(ATS) 넥스트레이드의 외국인 투자가 거래 비중이 눈에 띄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증시가 호조를 보이는 데다 외국계 증권사들이 넥스트레이드 거래 참여에 속도를 내고 있어 외국인 거래 비중은 더욱 가파르게 늘어날 전망이다.
8일 넥스트레이드에 따르면 이달 2일부터 4일까지 2거래일 동안 넥스트레이드 거래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8.9%다. 같은 기간 개인 투자자의 거래 비중은 89.2%였고 기관 투자가는 2.0%에 그쳤다. 해당 비중은 정규장과 프리·애프터마켓 거래에 종가매매, 대량·바스켓 매매를 모두 합산한 대금을 기준으로 집계됐다.
출범 첫 달인 올 3월 0.4%에 불과했던 넥스트레이드 내 외국인 거래 비중은 석 달 만에 20배 이상 늘어나며 8.9%까지 치솟았다. 올 4월 한 달 동안 1~6% 등락을 오갔던 외국인 비중은 지난달 들어 7~8%대로 증가했다. 이재명 대통령 당선 이후 국내 증시 활성화 기대로 외국인들이 2거래일 동안 2조 2000억 원 넘게 순매수하며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만큼 머지 않아 거래 비중 두 자릿수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넥스트레이드 프리마켓과 애프터마켓 거래량도 지난 두 달 사이 5배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넥스트레이드에 따르면 5일 오전 8시부터 8시 50분까지 열리는 프리마켓과 오후 3시 40분부터 8시까지 열리는 애프터마켓의 주식 거래대금은 2조5042억 8900만 원이다. 넥스트레이드가 출범한 이후 가장 많은 금액이다. 올 3월 4일 출범 당시 기록했던 거래대금 4556억 1000만 원 대비 5.5배 급증한 수치기도 하다. 시장 관계자는 “올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부과 정책으로 미국 증시가 극심한 변동 장세를 보이고 있어 정규장 개장 전에 한 발 앞서 거래할 수 있는 장점이 특히 부각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오는 10월 ‘2차 오픈’을 앞두고 있는 넥스트레이드는 추가 증권사 모집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외국계 증권사들이 긍정적인 참여 의사를 밝힌 만큼 외국인 수급 유인이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외국계 증권사들은 이르면 올 10월부터 넥스트레이드에 참여할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는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 삼성증권 등 15개 국내 증권사가 자동주문전송(SOR) 시스템을 통해 넥스트레이드의 모든 시장에 참여하고 있다. 메리츠증권과 IBK투자증권 등 14개 증권사는 프리·애프터마켓 등 일부 시장에 참여하고 있다.
상장지수펀드(ETF)나 상장지수증권(ETN) 거래는 연내 도입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흘러 나온다. 유동성공급자(LP) 준비나 시장제도 설정, 참여 운용사와의 협의 등 아직 거쳐야 할 게 많이 남아 있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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