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2위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와 빗썸이 고액 자산가 유치를 둘러싸고 정면 승부에 나섰다. 올 하반기 법인 투자 허용과 함께 가상자산 시장이 확대되는 데 따른 대응이다.
4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업비트는 이달 1일부터 거래량 상위 고객을 대상으로 ‘VIP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매 분기 우수 고객을 선정해 한우와 친환경 식품 등으로 구성된 스페셜 선물을 제공하는 컨시어지 서비스다. 업계에서는 과거 빗썸이 VIP 고객에게 한우 선물 세트 같은 선물을 매달 제공하던 방식과 유사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비트 관계자는 “업비트에서 활발히 거래한 사용자에게 보답하고자 시작한 서비스”라면서 “보다 체계적인 VIP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전문 업체와 협력해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업비트의 이 같은 행보는 그간 거래량 1위를 유지하며 조용한 마케팅 전략을 펴오던 기존 기조와는 다른 양상이다. 업계에서는 하반기 법인 자금 유입과 함께 고액 자산가 확보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2위 거래소 빗썸이 공격적인 VIP 마케팅을 통해 최근 점유율 30%대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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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썸은 2023년 말부터 고액 자산가 전용 멤버십과 컨시어지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전월 거래금액 1000억 원 이상인 ‘블랙’ 등급 사용자에게는 골프 라운드, 요트 투어, 프리미엄 다이닝 등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업비트는 고액 예치금 보유 사용자를 위한 서비스 개편에도 착수했다. 기존에는 예치금 이용료를 정기 지급하는 방식만 제공했지만 최근에는 ‘지금 받기’ 기능을 새롭게 도입했다. 업비트의 예치금 이용료율은 연 2.1% 수준으로 예치금 규모가 클수록 더 많은 이자를 받을 수 있다. 쌓인 예치금을 필요할 때 즉시 수령해 재투자하려는 고액 투자자들에게 유리한 구조다.
빗썸도 VIP 사용자 유치를 위한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타 거래소에서 월 평균 100억 원 이상 거래하는 사용자가 빗썸으로 이동하면 일정 조건 하에 최대 3억 원의 지원금을 지급하는 거래소 갈아타기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VIP 전담 부서 인력도 대폭 보강했다.
빗썸 관계자는 “하반기 시장 확대와 제도화에 대한 기대에 발맞춰 고객 맞춤형 서비스 제공을 위해 충원 중"이라며 "VIP 전담 부서 외에도 조직 전반적으로 충원이 많이 이뤄지고 있고 법인투자 쪽도 별도 인력 충원이 이뤄졌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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