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청소년의 신체활동이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당시 크게 제약받은 여파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으며 저조한 가운데 비만율은 두 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들의 운동량을 늘리기 위해서는 학교체육의 활성화는 물론 학교 바깥의 환경까지 연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김수경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부연구위원은 7일 발표한 ‘학교 기반의 아동·청소년 신체활동 활성화를 위한 과제’ 보고서에서 학생·학부모·이해관계자 등과 면담해 이같이 결론 내렸다. 그는 지난해 질병관리청 청소년건강행태조사 통계를 인용해 대표적인 신체활동 지표인 '하루 60분 주5일 이상 신체활동 실천율'이 남학생 25.1%, 여학생 8.9%에 그쳤다고 전했다. 10년 전인 2015년 신체활동 실천율이 각각 20.5%, 7.4%였던 것과 비교하면 제자리걸음 수준이다.
반면 같은 기간 비만율은 급증했다. 남학생의 경우 2015년 8.8%에서 지난해 15.5%로 2배 가까이 늘었으며 여학생 역시 같은 기간 6.1%에서 9.2%로 절반 가까이 늘었다.
팬데믹의 영향이 지금도 지속되고 있다는 게 김 위원의 분석이다. 그는 “팬데믹 시기 사회적 거리두기의 일환으로 등교 중지, 학교시설 이용 제한 등을 겪으며 정상적 신체활동 실천에 제약을 받았다”며 “이때 감소한 신체활동 지표 중 일부는 현재까지 회복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당시 체력, 운동기능 등이 정상적으로 증진되지 못해서 신체 발달상 문제가 생겼고 여가시간도 앉아서 보내는 일이 많아졌다는 얘기다.
그는 학교를 기반으로 학생건강체력평가(PAPS), 체육 교과과정 확대·내실화, 학교스포츠클럽 운영 등 정책이 시행 중이지만 형식적으로 운영돼 큰 효과가 없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은 “신체활동은 학생들의 전반적 생활양식과 관련된 문제”라며 “학교체육만 활성화되면 학생들의 신체활동, 건강 수준 저하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식의 정책은 학생 건강을 교육 당국만의 소관이라고 인식되도록 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문제점으로 지적한 부분은 학교 내 공간, 시설, 인력 부족과 흥미 유발 전략 부족이다. 김 위원은 “학교 안팎 환경을 청소년의 신체활동에 적합하도록 조성해야 한다”며 “학교의 강점을 유지하면서도 가정·지역사회 등 학교 밖 자원의 활용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일반 학생의 신체활동 활성화를 위한 환경을 지원하고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2년 실시된 청소년건강행태조사에서 학생들은 운동이나 신체활동을 하는 이유로 ‘재미있어서’(33.3%)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건강을 위해’(20.6%), ‘체중 감량’(16.4%) 등의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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