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출범 한 달이 지난 현재 6·3 대선 기간 국내 투자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정치 테마주 대부분이 거래량 감소를 동반한 주가 하락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고급주택 전문 건설사 상지건설(042940) 주식은 이날 전 거래일 대비 7.24% 떨어진 1만 3960원에 거래를 마쳤다. 상지건설은 전 사외이사가 과거 이재명 대통령의 선거캠프에 합류한 이력이 있다는 이유로 이 대통령 테마주로 묶였고 3000원대였던 주가가 대선 기간 장중 5만 64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대선일 직전 1만 8490원이었던 주가는 이 대통령 당선 직후 1만 3940원까지 떨어졌고 일일 거래량도 100만 주 이하로 떨어지며 시장으로부터 소외됐다.
나머지 테마주들의 상황도 비슷하다. 이 대통령 대표 테마주였던 오리엔트정공(065500)은 4월 4일 장중 1만 9220원까지 올랐지만 이후 우하향 곡선을 그리며 이날 3820원에 거래를 마쳤다. 테마주로 주목받기 전 1000원 안팎을 오갔던 주가 수준으로 수렴할 가능성이 높다. 본사가 경북 안동에 있다는 이유로 이 대통령 테마주로 묶인 동신건설은 대선 기간 고점 대비 71% 폭락하며 대선 전 주가 수준으로 회귀했다.
새로운 재료를 찾아 투기성 매매가 지속되는 종목들도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이 대통령 테마주인 형지글로벌(308100)은 스테이블코인 테마에 올라탔다. 패션 전문기업인 형지글로벌이 자체 결제 플랫폼과 스테이블코인 도입 계획을 밝히자 지난달 23일 2825원까지 떨어졌던 주가는 10거래일 만에 4610원까지 올랐다. 주가는 대선 기간 고점 대비 60% 이상 떨어졌지만 대선 직전 수준까지는 회복에 성공했다. 다만 한국기업평가가 5월 형지글로벌의 회사채 신용등급 전망을 ‘B+’급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는 점과 회사가 만성적인 유동성 리스크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근의 주가 급등은 회사 가치를 제대로 반영했다고 보기 어렵다.
김문수 전 국민의힘 대선후보 테마주인 평화홀딩스(010770) 주가는 대선 기간 4개월 동안 약 7배(장중 최고 1만 6020원) 올랐다가 대선 직전일 4960원까지 떨어졌다. 주가는 김 전 후보 낙선 후 완만한 우상향 곡선을 그렸고 이날 돌연 9.96% 오른 5850원에 거래를 마쳤다. 김 전 후보의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 대표 후보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당선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 당국은 대선 전부터 확대 운영해온 테마주 특별단속반을 이달 말까지 유지하며 불공정거래가 의심되는 테마주에 대한 모니터링을 지속할 예정이다. 불공정거래 행위 제보자에게는 최대 30억 원의 포상금을 지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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