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KDI)이 두달째 우리나라 경제의 활력이 저하돼 있다는 진단을 내놨다. 다만 전국민 소비쿠폰 지급 등이 담긴 2차 추가경정예산 신속 집행을 의식한 듯 소비심리 회복세에 주목했다.
KDI는 8일 발표한 경제동향 7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건설업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대외 여건도 악화되며 경기가 전월과 비슷한 정도의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달 내놓은 경기 전반이 미약한 상태라는 직접적인 표현이 사라졌지만 동일한 인식을 드러낸 것이다.
KDI는 “건설업 생산이 위축된 가운데 서비스업생산도 낮은 증가세에 그치며 전산업생산이 감소로 전환했다”고 짚었다. 실제 5월 전산업생산은 그나마 양호한 증가세를 유지하던 광공업생산(4월 5.1%→5월 0.2%)까지 크게 조정을 받으면서 전년 동기 대비 0.8% 감소했다.
설비투자는 반도체와 운송장비를 중심으로 4월(8.4%)에 이어 5월(7.5%)에도 증가세를 이어갔지만 좀처럼 투자의 온기가 돌지 못하는 모습이 반복되고 있다. KDI는 “높은 통상 불확실성과 기업심리 악화를 감안하면 반도체를 제외한 기계류의 투자 부진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지난달 수출은 선박 수주가 일시적으로 크게 증가하면서 4.3%의 깜짝 증가율을 기록했다. 그러나 ICT·선박을 뺀 일평균 수출액은 4월 -3.9%, 5월 -3.7%, 6월 -2.1%를 나타냈다. 일부 착시 효과가 있는 셈이다.
소비는 여전히 위축돼 있다. 연말까지로 연장된 개별소비세 인하 효과가 작용하고 있는 승용차를 제외한 소매판매는 5월 1.6% 감소했다. 특히 가구(-10.8%), 화장품(-8.5%) 가전제품(-6.1%)의 감소폭이 컸다.
소비심리지수가 2개월 연속(5월 101.8%, 6월 108.7%)해서 큰 폭으로 상승한 게 그나마 고무적이다. KDI의 한 관계자는 “고금리 기조가 점차 완화되고 2차 추경이 편성되면서 향후 소비 지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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