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대규모 미정산 사태를 빚은 티몬이 소액 변제금액에 대해 ‘티몬캐시’로 돌려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가뜩이나 변제율도 낮은데 현금이 아닌 자체 캐시를 받게 된 피해자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티몬을 인수한 오아시스마켓이 티몬의 정상화를 빠르게 추진하고 있지만 판매자(셀러)와 소비자들의 마음을 되돌리는 데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티몬은 변제 금액 1만 원 미만에 한해 티몬캐시로 돌려주고 있다. 변제금액이 소액인 경우까지 피해자들의 계좌정보를 일일이 받아 현금으로 지급하는 게 어렵다고 본 것이다. 대신 변제금액을 두 배로 늘려 보상하기로 했다. 오아시스마켓 측은 “이 같은 방식을 법원 관리인이 제안했다”며 “변제금액 1만 원 미만인 20만여 건에 해당하는 1억 4000만 원에 대해 두 배인 2억 8000만 원 규모의 티몬캐시를 지급하는데 오아시스마켓도 동의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변제 방식을 두고 피해자들의 불만은 거세다. 오아시스마켓이 마련한 티몬의 회생계획안에 따르면 변제율은 약 0.75%에 불과하다. 티몬 미정산 사태로 약 100만 원의 피해를 입은 고객은 8000원가량을 티몬캐시로 돌려받는 것으로 안내받았다. 애초 변제율이 낮은 탓에 변제금액을 두 배로 늘려도 피해액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이마저도 티몬캐시로 받게 되면서 이를 사용하려면 다시 티몬을 이용해야 한다.
아울러 셀러들 역시 미정산 피해가 발생한 지 일 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티메프 사태 해결을 위한 정책 토론회’에서 이준 두근컴퍼니 대표는 “티몬, 위메프 등으로부터 2억 원을 정산 받지 못했다”며 “티몬은 회생절차 인가 후 채무가 면책됐지만 피해자는 전액 손해를 입었다”고 지적했다.
한편 오아시스마켓은 최근 티몬에 500억 원을 추가 투자했다. 투자금은 티몬의 물류센터를 확보하고 노후화된 시스템을 개편하는 데 쓰일 예정이다. 현재 티몬은 업계 최저 수수료, 구매 확정 후 익일 정산 시스템, 새벽배송 도입 등을 내걸고 입점 셀러를 모집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셀러와 피해자 모두 미정산 사태가 또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큰 상황에서 얼마나 티몬을 다시 이용할지 모르겠다”며 “오아시스마켓이 티몬을 인수해 어떻게 서비스를 할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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