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인해 극심한 무더위가 한반도를 집어삼키면서 열사병, 열탈진 등 온열질환 환자도 집계가 시작된 2011년 이래 가장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온열질환은 열로 인해 발생하는 급성 질환으로 열사병과 열탈진이 대표적이다. 두통, 어지러움, 근육경련, 피로감, 의식 저하 등 증상을 보인다. 장기간 야외에서 근무하는 노동자는 물론 특히 어린이, 노약자나 고혈압·당뇨 등 만성질환자에게 더 위험하며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10일 질병관리청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체계 통계를 보면 전날까지 온열질환으로 응급실을 찾은 사람은 총 1357명이며 사망자는 9명이다. 전날 하루 동안에만 111명의 환자가 발생하면서 7일(105명), 8일(254명)에 이어 3일 연속 100명을 넘겼다. 특히 8일 하루 온열환자 254명은 2011년 감시체계를 운영하기 시작한 이래 하루 단위로 최고치이며 200명대에 진입한 것도 역대 온열질환자가 가장 많았던 2018년 이래 처음이다.
작년의 경우 감시체계 가동을 시작한 5월 20일부터 7월 9일까지 온열질환자가 486명, 추정 사망자는 3명 발생했다. 올해 같은 기간 온열질환자를 견주면 작년의 2.7배인 총 1341명으로 175.9% 늘었다. 사망자는 6명이나 더 많다.
온열질환자 중 남성이 77.6%로 대부분이었다. 발생 장소는 8일 기준 실외가 81.1%로 압도적이다. 특히 작업장(28.7%), 논밭(14.4%), 길가(13.9%) 등 야외 활동 중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50대 이상이 61.1%를 차지했다. 65세 이상 비율은 33.6%였다.
질병관리청은 “농어민과 야외 작업 종사자는 고온 환경에서의 장시간 활동을 피하고 충분한 물을 마시며, 휴식 시간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며 “열대야 때는 실내 온도·습도 관리, 수면 전 샤워 등 숙면을 돕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활동 중 덥고 피로하면 반드시 쉬어야 한다.
대한의사협회에 따르면 온열질환 증상이 나타날 때는 시원한 장소로 이동하기만 해도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물이나 전해질 보충 음료 등을 충분히 마셔서 체내 수분이 부족하지 않도록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아울러 자외선에 장시간 노출되면 화상을 입을 수 있기 때문에 모자, 토시 등으로 피부를 가려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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