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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회생 날벼락 맞은 '왓챠', 경영정상화·파산 갈림길

왓챠 "채권자 일방적 회생신청에 유감"

인라이트 "금융비용 감축 유일한 방법"

회생 절차 통해 이자 및 채무 조정 전망

에이티넘·카카오VC, 관련 절차 지원

박태훈 왓챠 대표. 사진=왓챠




국내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왓챠'가 채권자 주도의 기업회생 신청이 경영 정상화의 신호탄이 될지, 기업파산의 전조로 작용할 지를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회사의 기존 주주들은 왓챠가 신사업 추진과 인력 구조조정 등을 통해 적자 폭을 줄이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회생 신청이라는 최후의 수단을 꺼낼 이유가 있었는지에 우려를 제기한다. 반면 채권자 측은 왓챠의 채무불이행 상태가 장기화되고 있어, 회생 절차를 더 이상 늦추는 것은 향후 일말의 경영 정상화 가능성마저 훼손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왓챠, 협의 없이 회생 신청 유감…후폭풍도 우려


12일 벤처 업계에 따르면 왓챠는 채권자인 인라이트벤처스의 회생 신청이 충분한 사전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유감을 나타내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경영 정상화를 위한 구조조정과 신사업 추진 등 자구 노력에 오히려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박태훈 왓챠 대표는 "지난해 말부터 최근까지도 약 490억 원 규모 전환사채(CB) 만기 연장과 경영 정상화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긴 했지만, 회생에 대해 논의한 적이 없다"면서 "이에 최근 인라이트벤처스와 만나 회생 신청을 철회해 달라고 요청했다"라고 말했다.

특히 왓챠가 우려하는 부분은 회생 신청이 각종 사업 추진에 적지 않은 타격을 줄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점이다. 주요 파트너사와의 신뢰 관계에 균열이 생기는 것은 물론 콘텐츠 유통과 유료 가입자 확보 등이 이전보다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시각이다. 박 대표는 "인라이트벤처스가 회생 신청 이후 회사에 통보했기 때문에 사전 준비조차도 할 수 없었다"라며 “앞으로 어떤 일들이 벌어질지 예상하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또 박 대표는 회생 신청에 앞서 CB 만기 연장이 이뤄지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나타내고 있다. 작년부터 수 차례 채권자들과 CB 만기 연장에 대해 논의했지만, 일부의 반대로 결국 이뤄지지 않았다. 그는 "지난해 적자 규모를 전년 대비 90% 이상 줄였고 올해부터는 흑자 전환에 대한 기대도 컸는데, 회생 신청이 협의 없이 이뤄져 아쉽다"면서 “CB 만기만 연장됐으면 우리는 물론 투자자들에게도 좋은 결과가 났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인라이트벤처스 "금융비용 감축 위한 것…정상화 총력”


반면 인라이트벤처스는 지난해 CB가 미상환된 이후부터 왓챠와 지속적으로 회생 신청에 대해 협의해 왔다고 주장한다. CB 미상환에 대한 지연 이자가 계속 발생하고 있는 만큼, 금융 비용이라도 줄이기 위해선 회생 신청이 불가피했다는 입장이다. 또 왓챠 측에 요청한 주식 감자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은 점도 회생을 신청하게 된 배경 중 하나로 꼽힌다.



법원으로부터 회생 개시가 결정될 경우 계획안에 따라 이자 지급이 정지되고, 일부 채무도 감면받을 수 있다. 이에 법원 주도의 구조조정을 통해 일부 채무 관계를 정리하고, 주식 감자 후 투자 유치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현실적인 해법이라는 주장이다.

또 인라이트벤처스는 왓챠가 최근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의견 ‘거절’을 받은 것에 주목했다. 이에 펀드 운용사로서 회생을 신청하지 않은 것은 직무유기에 해당한다고 봤다. 감사의견 거절은 회계 감사인이 회사의 지속 가능성이 불확실하다고 판단했을 때 내리는 결정이다.

김용민 인라이트벤처스 파트너는 “회생 신청에 대해서는 회사와 충분한 시간을 갖고 지속적으로 논의해 왔던 사안”이라며 "미상환 채권에 대한 이자가 올해부터 연간 80억 원 이상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회생을 신청하는 것이 채권 이자 등 금융 비용을 줄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회생 개시가 결정돼, 감자가 이뤄지고 일부 채무도 조정된다면, 새로운 투자자도 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 "지금까지 박 대표의 경영 정상화 노력의 성과로 적자 폭도 줄이는 등 실적을 개선해 온 만큼, 이번 회생절차가 정상적으로 이뤄진다면 회사가 다시 살아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에이티넘 “회생 적극 지원"…카카오 “왓챠의 존속·성장이 우선"


에이티넘인베스트(021080)먼트와 카카오벤처스 등 왓챠의 주요 주주들은 인라이트벤처스의 회생 신청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으나, 전반적으로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그러면서도 에이티넘인베스트는 회생 절차를 적극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냈다. 카카오벤처스는 왓챠의 존속과 성장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에이티넘인베스트와 카카오벤처스는 과거 채권자들이 주식 감자를 요구했을 당시, 신규 투자가 유치된다는 조건을 전제로 이에 동의했던 주주들이다. 특히 카카오벤처스는 왓챠의 매출 증대와 비용 절감을 위한 구조조정 과정에 실질적인 지원을 이어왔으며, 경영 정상화를 위한 전략적 투자자 확보에도 함께 힘써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제욱 에이티넘인베스트 부사장은 “원만히 회생절차가 개시되고 채무조정 등을 통해 최소한의 사업 영위와 향후 전략적투자자의 인수까지 잘 될 수 있기를 바란다”면서 “주주로서 이 부분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기준 카카오벤처스 대표는 “왓챠와 꾸준히 대화하면서, 신규 매출 증대와 지속적인 비용 절감을 통해 손익분기점을 넘기는 수순으로 가고 있었다”면서 “주주와 채권자 간 이해관계를 따지지 않고 왓챠의 경영 정상화에 도움이 된다면 무엇이든 지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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