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시혁 하이브(352820) 의장이 오는 16일 예정됐던 한국경제인협회 하계 제주포럼 기조 강연을 취소했다. 불공정거래 혐의로 금융당국의 조사를 받는 등 최근 불거진 논란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방 의장은 한경협 제주하계포럼 첫날 개회식에서 기조 강연을 할 예정이었지만 일정을 취소했다. 하이브는 올 해 처음 한경협 수장을 맡고 있는 류진 풍산(103140) 회장의 권유로 협회 회원사로 가입한 바 있다.
방 의장은 16~19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리는 국내 최고·최대 경제계 포럼인 한경협 하계 제주포럼에서 기조 강연을 할 계획이었다. 기조강연은 주요 분야 최고 전문가와 기업 경영인들을 대상으로 비전과 성장전략, 통찰 등을 제시하는 제주포럼의 핵심 일정이다. 지난해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나서 '대전환 시대, 초일류기업으로 가는 길'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한 바 있다.
방 의장은 올 해 하이브가 한경협 회원사로 처음 가입한 것을 기념해 하계 제주포럼에서 'BTS 신화를 넘어 K의 내일을 말하다'를 주제로 강연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최근 각종 논란에 이어 금융당국의 검찰 고발 방침까지 정해지자 방 의장이 주요 기업인들 앞에 서기에는 부담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결국 하이브는 방 의장의 강연을 취소하고 이재상 하이브 대표가 대신 강연자로 나서기로 했다.
앞서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 7일 방 의장을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검찰 고발은 불공정거래 혐의가 있는 개인에게 내리는 최고 수준의 제재다. 증선위는 오는 16일 열리는 정례회의에서 이를 다룬다.
금융감독원은 하이브 상장 전 방 의장에게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가 있다고 보고 조사를 진행해 왔다. 방 의장은 하이브 상장 전 투자자·벤처캐피탈(VC) 등 기존 투자자들에게 기업공개(IPO) 계획이 없다고 속이고 그의 지인이 설립한 사모펀드(PEF)에게 지분을 팔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방 의장은 이를 통해 PEF와 지분 매각 차익의 30%를 공유받기로 한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하이브는 이 같은 계약 내용을 증권신고서에 기재하지 않아 논란이 일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