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파마(대형 제약사)의 블록버스터 신약의 특허 상당수가 3~5년 안에 끝납니다. 제조 경쟁력을 지닌 한국에 바이오라는 큰 시장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백종문 PwC컨설팅 파트너(전무)는 31일 서울경제신문 창간 65주년 특별 강연에서 첨단 제조업 육성을 위한 또 하나의 퍼즐로 바이오를 제시했다.
PwC컨설팅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바이오 시장 규모는 2조 4000억 달러로 반도체 시장(7000억 달러)을 웃돌았다. 2030년에는 3조 3000억 달러로 성장 가능성 또한 높다. 백 전무는 “글로벌 바이오 시장은 반도체의 3배가 넘고 매년 5~6% 높은 성장률을 보이지만 한국의 제약바이오 산업은 전 세계 시장의 0.6% 정도로 아주 미미한 수준”이라고 짚었다.
세계시장에 명함도 못 내밀던 한국이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은 새 전환점이 됐다. 그는 “SK바이오사이언스나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등이 백신 개발과 제조 경쟁력을 보여주며 글로벌 시장에서 조명받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국내 기업들이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가운데 우호적 환경 또한 전개되고 있다. 신약 개발은 1조~2조 원의 막대한 연구개발(R&D) 비용이 들어가고 제품 출시까지 10년 이상 걸리는 지난함 때문에 로슈나 화이자 같은 빅파마가 아니고서는 엄두도 못 내는 시장이다. 그러나 대형 신약의 특허 만료가 2026~2028년 잇따르며 바이오시밀러(복제약) 시장이 열리고 국내 기업에 기회가 생긴다고 백 전무는 분석했다.
한국이 제조 경쟁력에 인공지능(AI)을 비롯한 디지털 기반 생태계로 바이오 산업을 업그레이드한다면 시장 주도권도 충분히 가져올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백 전무는 “AI를 활용하면 신약 개발 비용이 5분의 1 수준까지 줄고 속도도 기존의 절반으로 단축할 수 있다”며 “디지털 접목만 잘 한다면 한국이 도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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