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3대 골프 브랜드 테일러메이드의 예비 입찰이 이달 말로 다가온 가운데 글로벌 투자자 간 물밑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크게 국내의 패션기업 F&F와 글로벌 투자자 간 매각가 3조 원을 기점으로 경쟁 혹은 협력 관계가 만들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이번 거래에서 테일러메이드를 17년간 책임진 최고경영자(CEO) 데이비드 에이블리스의 영향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1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테일러메이드 최대 주주인 사모펀드(PEF) 센트로이드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와 매각주관사 JP모건·제프리스는 이달 말 테일러메이드 예비 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매각주관사는 6월 초 글로벌 인수 후보를 상대로 간략한 투자설명서인 티저레터를 발송했다. 이와 별개로 센트로이드가 조성한 테일러메이드 투자 펀드의 출자자인 F&F 역시 본입찰 이후 최종 후보의 조건을 검토해서 인수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현재까지 F&F 외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던 인수 후보는 루비이통모에헤네시(LVMH)그룹 계열 사모펀드(PEF)인 앨캐터톤이다. 앨캐터톤은 글로벌 최대 패션그룹 계열 투자사로서 골프 의류사업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테일러메이드의 사업에 시너지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받았다.
다만 앨캐터톤은 테일러메이드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에비타)의 10배 이상으로 기업가치를 매길 수는 없다는 입장이 완강한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수년 간 테일러메이드의 에비타는 2000억~3000억 원 사이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최대 3조 원 이상의 가격을 제시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서는 인수 의지나 경쟁력이 상당 부분 떨어졌다는 것이 업계의 해석이다. 매각 측인 센트로이드는 4조~5조 원 사이를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후보는 글로벌 사모펀드(PEF) 베인캐피털이다. 국내에서 몸값 3조원의 클래시스 경영권을 보유한 한국사무소 팀이 아닌 미국 본사에서 깊은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이번 거래가 크게 패션 기업 등 전략적 투자자와 사모펀드 등 재무적 투자자 간 경쟁 구도로 잡히면서 2008년부터 테일러메이드의 임원과 대표를 역임한 데이비드 에이블리스의 의중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골프 사업은 미국골프협회(USGA) 내에서의 위상과 프로 골프 선수들을 얼마나 확보 하느냐에 달려있다. 데이비드에이블리스는 타이틀리스트를 거쳐 테일러메이드를 오랫동안 이끌면서 역할을 크게 키운 것으로 평가된다. 업계 일각에서는 그가 상대적으로 재무적투자자를 선호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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