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 악재의 파고를 맞은 현대차(005380)가 올해 영업이익률 목표를 낮췄지만 증권가는 낙관적인 기조를 유지 중이다. 자동차 판매량과 시장 점유율이 여전히 견조하다는 이유에서다. 증권가는 전동화와 자율주행, 로봇 등 미래 산업에서 도약할 역량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21일 금융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이 산출한 현대차 적정 주가 평균은 27만 9583원이다.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19일 종가 21만 4000원 대비 30% 이상 높다.
시장 전문가들은 현대차가 한미 정부 간 자동차 15% 관세 적용 합의 지연으로 불확실성에 직면했지만 기업 기초체력(펀더멘털) 자체가 타격을 받은 건 아닌 만큼 실제 피해는 우려보다 낮을 것으로 관측했다.
실제 올 4월을 기점으로 미국 정부의 수입 자동차 관세 부과가 본격화했지만 현대차 판매량은 여전히 증가세다.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올 7월까지 집계한 현대차·기아의 미국 시장 내 합산 판매량은 총 3010만 7257대다. 1986년 현대차가 미국에 진출한 이래 39년 6개월 만에 처음으로 누적 판매량 3000만 대를 넘겼다. 이는 최대 경쟁사인 토요타와 혼다보다 더 빠른 속도다. 특히 친환경 차량 판매 수가 지난해 동기 대비 20% 이상 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김창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팰리세이드 신차 출시와 함께 미국에서 사상 최대 시장 점유율을 보여줄 체력은 충분하다”며 “관세 부과에도 예상보다 견조한 미국 판매와 시장 점유율 확대로 내년 영업이익은 소폭이나마 확대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사업 역량 강화 움직임도 투자자 불안을 덜고 있다. 현대차는 현재 미국 자율주행 기술 스타트업 플러스와 손을 잡고 물류·상업용 자율주행 서비스를 확장 중이다. 올 4월에는 세계 최대 자율주행 기업 웨이모와 손을 잡고 인공지능(AI) 자율주행 알고리즘 공동 개발에 착수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중심으로 한 로보틱스 사업 부문은 완성차 제조 원가를 낮추는 역할이 기대된다.
애널리스트들은 현대차가 관세 부담에도 총주주환원율(TSR) 35% 이상과 최소 배당 1만 원, 3년간 4조 원 규모 자사주 매입 소각 계획을 유지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대신증권은 현대차가 올해 자사주 매입 금액으로 5500억 원 이상을 사용할 것으로 추정하며 주가 반등을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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