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농축산물 가격 급등에도 SK텔레콤이 휴대전화 통신 요금을 인하하면서 생산자물가가 3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다.
2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8월 생산자물가지수는 120.12(2020년 수준 100)를 기록해 전월(120.19)보다 0.1% 내렸다. 지난 5월(-0.4%) 이후 3개월 만에 내림세로 전환했다.
품목별로 보면 농림수산품이 농산물(4.3%), 축산물(2.8%)등을 중심으로 전월 대비 3.4% 올랐다. 공산품은 석탄 및 석유제품(-1.1%)이 내렸으나 음식료품(0.3%)이 올라 전월과 동일했다. 반면 서비스 부문은 정보통신및 방송서비스(-3.4%)와 사업지원서비스(-0.1%)가 내려 전체적으로 0.4% 하락했다.
세부 품목 중에서는 배추와 시금치가 전월 보다 각각 35.5%, 30.7% 급등하고 조기도 45.2%나 치솟았다. 돼지고기(4.8%), 쇠고기(5.9%), 넙치(5.4%)도 올랐다. 반면 이동통신서비스 요금이 26.2% 급감해 전체 지수를 끌어내렸다. 국내 1위 이동통신 사업자인 SK텔레콤이 해킹 사태로 대규모 가입자 이탈이 벌어지자 8월 한 달간 2000만명이 넘는 전체 가입자의 통신 요금을 50% 낮춰준 영향이 컸다. 이 밖에 경유(-2.0%), 휘발유(-0.9%), 산업용도시가스(-1.3%), 잡지 및 정기간행물(-1.1%)이 내렸다.
이문희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개별 품목 기여도를 정확하게 계산하기는 어렵지만, 이동통신서비스 하락분이 총지수를 0.24%포인트(p) 정도 하락시킨 것으로 추산된다"며 "만약 이동통신요금 인하가 없었다면 생산자물가 총지수는 전월 대비 0.2%, 전년 동월 대비 0.9% 정도 상승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수입품까지 포함해 가격 변동을 측정한 국내 공급물가지수는 7월보다 0.2% 상승했다. 원재료(1.2%), 중간재(0.1), 최종재(0.1%) 등이 모두 올랐다. 국내 출하에 수출품까지 더한 7월 총산출물가지수도 0.1%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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