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옥천군 이원면은 주민이 3800명 남짓한 작은 농촌 마을이다. 국내 유일의 묘목산업특구 지역이지만 이원면이 속한 옥천군은 인구감소지역으로 분류돼 지방소멸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이곳에 문을 연 지 올해로 38년째를 맞는 이원새마을금고는 지역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대출이 어려운 중·저신용 소상공인들을 대상으로 한 옥천군의 특별대출사업에 참여한 이원새마을금고는 사실상 예대마진을 포기한 채 지역 내 50여 개 소상공인들에게 최저금리로 자금을 지원했다.
이재헌 이원새마을금고 이사장은 23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역 경제를 지탱하는 소상공인들이 무너지면 지역 금융기관 역시 존립이 어렵다”며 “지역 소상공인도 우리 금고 가족이라는 마음으로 최저금리 대출에 나서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원새마을금고는 면 단위 농촌 금고의 특성을 최대한 살린 회원 맞춤형 서비스를 통해 지역 주민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을 제외하고는 매년 빠뜨리지 않고 진행해온 회원 단합 대회는 금고의 자랑거리다. 500명 안팎의 회원들이 참가하는 단합 대회는 금고 직원과 회원 간 유대감을 높이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어르신들을 위한 게이트볼 대회도 열고 있다. 이 이사장은 “농촌 금고 중 최고라고 자부할 만한 지역사회 환원 사업 덕에 고객 충성도가 매우 높은 편”이라며 “2023년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위기 당시에도 이곳은 큰 어려움을 겪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고객들의 두터운 신뢰는 눈부신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 이사장 취임 첫해인 2020년 1170억 원이던 금고의 자산 규모는 올 7월 말 현재 1736억 원으로 5년 새 48%나 급성장했다. 1억~2억 원대에 머물던 당기순손익도 올 들어서는 9억 원대로 올라섰다. 현재 이원새마을금고는 군내 농협과 신협 등을 제치고 자산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원새마을금고는 또 초중고교생을 대상으로 한 금융 교육과 장학 사업을 통해 미래 잠재 고객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금융 강사 자격증을 취득한 금고 직원을 양성해 지역 내 어린이 대상 금융 교실을 여는 한편 중고교 청소년들에게는 매년 1000만 원의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이 이사장은 “농촌 인구의 고령화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라면서도 “어린 학생들에 대한 꾸준한 투자를 통해 그들이 성인이 됐을 때 새마을금고를 주거래은행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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