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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국 인재 확보 전쟁중인데…韓 유치 경쟁력 '세계 최하위'

외국 인력 정착 유도 환경 미흡

이민정책도 단순노무 위주 운영

인천공항출입국·외국인청 전경. 뉴스1




미국 정부가 전문직 취업비자(H1B)의 문턱을 높이면서 전 세계에서 두뇌 확보 경쟁이 본격적으로 펼쳐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고급 인재 유치 경쟁력은 전 세계 최하위권인 것으로 나타나 인재 전쟁에서 밀릴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24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인재 유치 지표(ITA)’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우리나라의 세계 숙련 노동자 유치 경쟁력은 OECD 전체 회원국 38개국 중 25위에 그쳤다. 뉴질랜드가 1위에 올랐고 스위스(2위), 호주(4위), 영국(7위), 미국(8위), 캐나다(10위) 등 선진국들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한국보다 뒤에 있는 주요 나라는 이탈리아·멕시코· 튀르키예뿐이었다. 글로벌 기업가 유치 경쟁력도 38개국 중 16위로 중위권에 머물렀다.



혁신을 이끌 스타트업 창업자 유치 매력도 순위도 바닥권이었다. OECD 주요 회원국 24개국 중 18위에 그쳤다. 캐나다(1위), 미국(2위)은 물론 신흥국인 리투아니아(10위)도 혁신 기업가 모시기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갈수록 경쟁력이 뒤지고 있는 것이다.

OECD는 인재 유치 경쟁력이 높은 나라들의 공통점으로 다른 나라 출신을 받아들이는 포용 지수, 가족 동반 용이성, 높은 삶의 질을 들었다. 낮은 세금과 저렴한 생활비도 경쟁력의 한 요소가 될 수 있지만 결국 인재들이 가족과 함께 머물면서 안정적으로 일하는 환경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OECD는 “한국과 일본의 경우 기술 개발·교육 기회는 큰 편”이라면서도 “외국인의 취업 기회, 가족이 머물 환경 측면에서 전반적으로 다른 나라보다 매력도가 떨어져 인재 유치 경쟁력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우리나라의 이민 정책이 전문 인력보다는 단순 노무 위주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는 점도 이유로 지적된다. 세계은행이 올 초 내놓은 ‘동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인적자본 활용’ 보고서에 따르면 자국으로 들어오는 이민자 중 고급 인력이 차지하는 비중은 우리나라가 중국보다 낮다. 반면 고급 인재들이 해외로 나가는 비중은 중국은 물론 싱가포르 등 다른 동아시아 국가들보다도 높았다.

이는 우리나라 이민 정책이 비전문 인력 중심으로 고착화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법무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외국인 전문 인력 체류자 수는 지난해 기준 8만 9928명으로 2020년보다 약 4만 5000여 명 늘었지만 단순 기능 인력은 같은 기간 6만 8000명가량 증가했다.

김성희 고려대 노동대학원 교수는 “단일 민족이라는 오래된 인식과 까다로운 영주권 요건, 글로벌 고급 인력이 마음 놓고 일할 환경이 아직 조성돼 있지 않은 점이 해외 인재 유치의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단순 노동력을 필요할 때만 쓰고 돌려보내는 개념을 넘어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 함께 살아가는 제도 설계로 전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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