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보잉이 한국을 미래 항공우주 산업의 핵심 파트너로 지목하고 투자와 기술 협력을 확대하는 청사진을 내놨다.
윌 셰이퍼 보잉코리아 사장은 24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한국-보잉 파트너십 75주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은 보잉 미래에 있어서 핵심적인 파트너”라고 강조하며 향후 투자 계획 및 사업 방향을 공유했다.
보잉은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3억 2500만 달러(약 4533억 원)를 투자했다. 대한항공과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 국내 협력사에서 구매·조달한 부품 금액으로 보잉이 투자한 전세계 국가에서 5위권에 해당하는 규모다.
셰이퍼 사장은 “올해 수익 규모와 B737·787, 777-9 항공기 등 예정된 생산 증대 등을 고려하면 한국 시장에서 투자액은 전년 대비 50%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한항공·한국항공우주산업(KAI)·한화 등 국내 업체와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한항공은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에 발맞춰 103대의 차세대 보잉 항공기 구매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총 362억 달러(약 50조 5000억 원) 규모로 대한항공 역사상 최대 주문에 해당한다. 방산 분야에서는 F-15K 전투기(KAI·한화·LIG넥스원), 아파치 헬기(KAI) 등의 제작 및 부품 개발에서 국내 업체와 손을 잡았다.
셰이퍼 사장은 “한국 정부는 2027년까지 방산 4대 수출국을 목표로 방산 수출을 전략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한국 방산 업계와 긴밀한 협업을 통해서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여러 국가로 수출할 수 있는 유용한 신기술을 함께 개발하고자 하는 목표가 있다”고 설명했다.
보잉은 한국의 스마트 팩토리, 인공지능(AI), 디지털 트윈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해 공급망을 고도화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현재 100여 명의 엔지니어가 근무 중인 서울 ‘보잉코리아기술연구센터(BKETC)’의 인력 규모도 내년까지 20%가량 늘린다는 방침이다.
셰이퍼 사장은 “한국 기업들은 AI를 활용해 생산 시스템의 최적화·자동화를 이뤄냈는데 저희도 이를 배워 항공기 생산에 적용하고자 한다”며 “세계적인 제조 기술 역량을 갖춘 한국 기업들과 공동 개발·생산하는 등 긴밀한 파트너십을 이어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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