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리치'들의 주가조작 타깃이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40% 넘게 하락한 코스피 상장사 DI동일(001530)의 주가가 시세조종 전 시점 수준에 닿았다. 기업 본연의 가치보다 낙폭이 과도하다고 판단한 개인 투자자들은 순매수로 전환했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DI동일 주식은 전 거래일 대비 3.02% 내린 2만 8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주가는 앞서 23일 재력가와 금융 전문가들이 10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동원해 DI동일을 대상으로 주가조작을 진행했다는 주가조작 근절 합동대응단의 조사 결과가 전해지면서 하한가를 기록했고 이후 3거래일 동안 43.11% 떨어졌다. 합동대응단은 주가조작 혐의자들이 지난해 초부터 범행을 시작했다고 밝혔는데 현재 주가는 당시 2만 3500~2만 7000원대였던 주가 수준을 하회하고 있다.
이에 주가조작 소식이 전해진 날까지만 해도 DI동일 주식을 팔아치웠던 개인 투자자들이 다시 주식을 사기 시작했다. 개인 투자자들은 24~25일 이틀 동안 DI동일 주식을 약 45억 원 순매수했다. 그동안 개인 투자자들의 일별 DI동일 순매수액 혹은 순매도액이 대부분 10억 원에 미치지 못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강한 매수세다.
증권가 일각에서도 기업 자체만 놓고 보면 현재의 주가는 지나치게 낮다는 평가가 나온다. DI동일의 시가총액은 이날 기준 4114억 원인데 서울시 강남구 삼성역 인근에 위치한 본사 사옥의 시세만 해도 이를 훌쩍 뛰어넘을 것이란 분석이다. 올 상반기 말 기준 DI동일이 보유한 투자부동산 장부가액은 3106억 원이다. 앞서 유진투자증권도 올 6월 DI동일의 목표주가를 5만 5000원으로 제시한 바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연구원은 "올 8월 DI동일과 합병이 완료된 동일알루미늄이 국내 업계 1위 업체이고 하반기 알루미늄박 생산 라인 증설로 매년 매출 증가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주가조작 혐의자들이 보유한 DI동일 주식이 1000억 원 규모(22일 기준)로 많아 이들의 매도 가능성은 불확실 요소다. 비율로 따지면 전체 주식의 약 11~14%로 추정된다. 금융당국의 지급정지로 이들의 계좌가 최대 1년 동결되고, 사법 절차로 넘어갈 시 형 확정 전까지 추징보전명령이 내려질 가능성도 높지만 대량 매도 우려는 지속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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