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동제약(249420)이 개발 중인 경구용(GLP-1RA 계열) 비만 신약 후보물질이 임상 1상에서 최대 13.8%의 체중 감량 효과를 입증했다. 주사제 중심의 글로벌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 경구제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이날 주가는 장중 상한가를 기록했다.
29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일동제약 그룹은 후보물질 ‘ID110521156’의 임상 1상 중 반복 투여 시험에서 평균 9.9%, 최대 13.8% 체중 감소 성과를 확인했다. 건강한 성인 36명을 대상으로 50mg, 100mg, 200mg 세 그룹으로 나눠 하루 한 번, 4주간 투여한 결과다. 특히 200mg 투여군의 87.5%가 체중을 5% 이상 줄여 위약군과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부가 효과도 관찰됐다. 허리둘레는 최대 6.9㎝ 줄었고 체지방량은 15% 이상 감소했다. 반면 제지방량은 소폭 증가해 단순 체중 감소를 넘어선 질적 개선 효과도 확인됐다. 경구 포도당 부하검사(OGTT)와 연속 혈당 모니터링(CGM) 결과에서는 모든 용량군에서 혈당 강하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나 비만뿐 아니라 당뇨 등 대사질환 치료제로의 확장 가능성도 열렸다.
다만 위장관 부작용은 과제로 꼽힌다. 오심·구토·소화불량 등 이상반응이 전 용량군에서 보고됐고, 전체의 80%가 중증(3등급)으로 분류됐다. 다만 증상은 대부분 단기간에 회복됐으며 복용 중단이나 임상 탈락 사례는 없었다. 간 효소 수치도 정상 범위를 유지해 간 손상 위험은 발견되지 않았다.
시장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이날 일동제약 주가는 전일 대비 19.1%(5100원) 오른 3만 1800원에 거래 중이다. 회사는 이번 결과를 바탕으로 내년 미국에서 비만 환자 대상 글로벌 임상 2상을 개시할 예정이다. 시험은 16주 투여를 통해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하는 방식으로 설계된다.
회사 관계자는 “후속 임상과 함께 글로벌 제약사와의 라이선스 아웃 협의를 병행해 후보물질의 상업적 가치를 극대화할 계획”이라며 “국내 기업이 경구용 GLP-1 신약 개발 경쟁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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