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는 자기 시신을 미용이나 상업적 목적에 써도 좋다고 동의하는 비율이 높습니다. 심지어 교통사고 모방 테스트에 쓰여 시신이 훼손돼도 매장 또는 화장되는 것보다 가치 있다고 여기는 문화 때문입니다.”
피부과 전문의 안봉균 마이디피부과 원장은 29일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엘앤씨바이오(290650)의 스킨부스터 ‘엘라비에 리투오(리투오)’ 제조 과정엔 윤리적 문제가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엘앤씨바이오의 세포외기질(ECM) 스킨부스터 리투오는 최근 ‘치료용으로 기증된 인체 조직을 미용 목적에 쓰고 있다’ ‘기증받은 시신을 돈벌이에 이용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엘앤씨바이오는 리투오 생산에 미국에서 기증된 시신을 주로 이용한다. 국내에서는 시신 기증 문화가 활성화되지 않은 탓이다. 회사는 앞서 27일 주주서신에서 “인체조직의 기증·구득·가공·품질관리·분배 전 과정에서 국내외 법 절차를 철저히 준수했다”며 “미국에서는 기증된 지방조직도 인체 조직에 포함해, 이를 활용한 ‘레누바’가 혁신적 치료재로 널리쓰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안 원장은 “시신을 소중히 하는 한국과 달리 미국에서는 일상적으로 ‘사후에 내 신체 조직이 어떻게 쓰인다 해도 괜찮다’고 동의해 운전면허증에 표시하는 비율이 높다”고 소개했다. 이어 “리투오는 미용 목적에 사용해도 된다고 기증한 도너(donor)들의 인체 조직을 사용해 윤리적인 문제에서 자유롭다”고 말했다.
미국 조직은행연합회(AATB)는 기증자들의 결정에 맞게 시신이 쓰이는지 검증한다. 미국 연방 보고서에 따르면 기증 동의 문서는 ‘이식에 재건 및 에스테틱 수술도 포함될 수 있다’고 언급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등에서도 시신의 미용 용도 사용을 사전에 고지하고 가족 혹은 기증자가 이에 동의하거나 거부할 수 있게 했다. 엘앤씨바이오는 이러한 AATB 인증을 거친 미국 조직은행을 통해 인체조직을 수급하고 있다. 포괄적 허가를 받았기 때문에 제품이 출시된 뒤로는 의료진이 전문적 판단에 따라 미용 등 사용 목적을 결정할 수 있다.
안 원장은 스킨부스터 산업이 우리나라의 미래 먹거리가 될 잠재력이 크다고 보고 있다. 국내 기업 파마리서치의 ‘리쥬란’이 처음 시장을 개척했지만 글로벌 시장은 아직 태동기이기 때문이다. 그는 “스킨부스터 시장에서 제품, 연구 성과, 의료진 모두 한국이 세계 1등을 차지했고 매출성장률은 놀랍다”며 “특히 무세포동종진피(ADM)라는 재료의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기에 한국이 그 선도적인 위치를 빼앗겨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