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코스피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연일 경신했으나 정작 개인 투자자들은 해외주식 투자 규모를 10배 가까이 늘렸다. 인공지능(AI) 거품론이 제기되는 만큼 고평가 부담이 큰 매그니피센트7(M7)이 아닌 AI 종목을 골라서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9월 중 개인 투자자들은 해외 주식을 27억 7000만 달러(약 3조 9000억 원)를 순매수했다. 8월 해외주식 투자 규모 2억 8000만 달러와 비교하면 10배 가까이 늘린 것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b·연준)의 금리 인하 결정과 빅테크 기업들의 AI 자본지출 확대 등으로 미국 주식에 대한 낙관론이 다시 서학개미를 유인한 것이다. 미국 주식을 31억 8000만 달러 순매수한 가운데 중국(-3000만 달러)과 유럽(-2000억 원) 등은 순매도 전환했다.
국제금융센터 분석 결과 개인 투자자들은 AI·테크 종목에 대한 투자를 7억 1000만 달러에서 9월 16억 2000만 달러로 대폭 늘렸다. 특히 오라클, 시놉시스, 코어위브 등 M7이 아닌 AI 주식에 대한 선호도가 크게 나타났다. M7 순매수 규모가 2억 2000만 달러에서 5억 3000만 달러로 증가한 가운데 M7이 아닌 AI 테마 주식에 대한 순매수는 4억 9000만 달러에서 10억 9000만 달러로 크게 늘어난 것이다.
비트코인 채굴업체인 비트마인과 아이렌이 전체 순매수 1위와 2위를 차지하는 등 가상자산 인프라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스테이블코인 제도권 편입 기대로 이와 관련한 레버리지 투자도 늘어났다. 이더리움 2배 추종 ETF도 순매수가 쏠렸다.
증시 과열 우려가 커진 만큼 주가 하락 가능성에 베팅하는 인버스 상품에도 투자가 집중됐다. 반도체 인버스x3 상장지수펀드(ETF)가 9000만 달러, 아이온큐 인버스x2 ETF에 1억 1000만 달러, 테슬라 인버스x2 ETF에 9000만 달러 등이 늘었다.
이다영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연준의 금리 인하 기조, AI 투자 수요 확대 기대감 등이 해외주식 선호 심리를 지지하고 있다”면서도 “높은 주가 밸류에이션 부담과 차익실현 압력 등이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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