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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닛, 인력 10~15% 구조조정… "수익성으로 무게중심 이동"

■박현성 루닛 최고재무책임자 인터뷰

경영 효율화로 '2027년 흑자 달성' 목표

볼파라는 영업, 루닛은 R&D 역할 분담도

대규모 CB 리스크엔 "사업 성과로 증명"

경영진 '꼼수 매각 논란' "진심으로 사과"

박현성 루닛 최고재무책임자(CFO)가 2일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박효정 기자




루닛(328130)이 10~15%의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한다. 그동안 외형 성장에 집중해왔다면 앞으로는 수익성 개선에 초점을 맞춰 2027년 손익분기점(BEP)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박현성 루닛 최고재무책임자(CFO) 상무는 2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루닛은 2022년 코스닥 상장 이후 매년 가파른 매출 성장을 이어왔지만 글로벌 시장 선점이라는 목표에 따른 공격적 투자로 영업손실을 기록해왔다”며 “현재 인건비가 전체 비용의 60~70%를 차지하는 상황을 고려해 권고사직으로 전체 인력 10~15% 수준의 인력 조정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2027년 흑자 달성 방안=비용을 통제하고 운영 효율을 극대화해 2027년 ‘유의미한 흑자’를 달성하는 것이 루닛의 목표다. 루닛은 내부 인력을 영업 부문으로 재배치하는 조직 효율화도 추진하고 있다. 박 상무는 “연구개발(R&D) 투자 결과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독보적인 의료 인공지능(AI) 기업으로 자리매김했지만 사업의 전주기를 고려할 때 이제는 성장에서 수익성으로 경영의 무게중심을 이동해야 하는 시점”이라며 “비용은 줄이고 영업력은 강화해 매출 극대화와 수익성 개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고, 지속 가능한 성장의 기틀을 마련할 것”라고 했다.

지난해 볼파라헬스테크놀로지(볼파라) 인수는 루닛의 비용 최적화를 위한 중요 카드가 됐다. 기존에 루닛이 AI 기술 고도화를 위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가공할 때마다 건별로 지불하던 상당 비용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 상무는 “볼파라 사업 구조는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동시에 고객 데이터를 제품 개발에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며 “양사 통합 이후 발생하는 유방촬영술 데이터는 볼파라를 통해 취득해 AI 기술 고도화에 활용할 수 있고, 다른 종류의 데이터도 유사하게 취득할 수 있도록 계약 구조를 변경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루닛은 재무 성과 극대화를 위해 그룹 구조 또한 전략적으로 개편한다. 볼파라는 영업에, 루닛은 R&D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박 상무는 “볼파라는 비중 92%에 달하는 루닛의 해외 매출 성장을 가속화하는 핵심 동력이 되고 있다”며 “루닛의 글로벌 세일즈 인력을 볼파라로 이동시키는 등 볼파라에 글로벌 판매 역량을 집중하고, 루닛 본사는 기술 혁신과 신제품 개발에 중점을 둬 해외 매출 성장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현성 루닛 최고재무책임자(CFO)가 2일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박효정 기자


◇대규모 전환사채(CB) 리스크=루닛은 대규모 전환사채(CB) 리스크의 대응 방안도 공개했다. 루닛은 지난해 볼파라 인수를 위해 1715억 원 규모의 CB를 발행한 바 있다. 박 상무는 “CB 문제의 해법은 결국 사업에 집중해 매출을 늘리고, 수익성을 개선하는 것”이라며 “회사의 강화된 사업 역량이 시장에서 정당하게 평가받고, 채권자들이 안정적으로 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환경이 되면 CB가 보통주로 전환돼 자기자본이 확충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대규모 CB 전환 청구가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지적하자 박 상무는 “오버행 리스크를 방지하기 위해 사전에 채권자들과 면밀하게 소통해 장외거래 등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거래할 수 있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답했다.

재무 건전성 강화와 관련해 박 상무는 “자금 조달 전략으로 주주배정 유상증자는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전략적 투자자들과의 자금 조달 논의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고, 유동성 확보 방안으로 볼파라 주식을 담보로 한 대출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현금성 자산 및 유동성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경영진 ‘꼼수 블록딜’ 논란 사과=박 상무는 루닛 경영진의 ‘블록딜 논란’에 대해 사과하기도 했다. 루닛은 지난해 12월 임원 7명이 약 296억 원 규모의 회사 주식을 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했다고 기습 공시했다. 각 임원이 사전공시 의무가 발생하는 50억 원 기준에 살짝 미달하는 규모(약 49억 9993만 원)를 매각하면서 ‘꼼수 매각 논란’이 일었다.

이에 박 상무는 “의사결정 과정에서 여러 관점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명백한 실수였다”며 “주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다. 그는 “당시 사전 공시 규정이 시행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에서 법률적 검토에만 지나치게 초점을 맞춘 나머지 시장 투자자와 주주 여러분이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세심하게 살피지 못했다”며 “임원들이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15%에 이르는 금리 부담을 해결하기 위해 주식 매각이 불가피했지만 그 과정에서 ‘공시 기준의 법률적 해석’에 과도하게 매달렸다”고 털어놨다.

이어 “단기적으로는 불필요해 보이더라도 매각 규모를 늘리는 것이 향후 매각 빈도를 줄일 수 있다는 판단에 치우쳐 투자자 신뢰에 미칠 영향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점은 명백한 불찰”이라며 “이번 일을 뼈아프게 받아들이고 앞으로 주주와 시장에 더 투명한 정보를 제공해 신뢰를 회복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백승욱 루닛 이사회 의장이 지난해 6월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성형주 기자


◇백승욱 의장 미국행은 전략적 선택=창업자인 백승욱 루닛 이사회 의장의 미국행은 ‘루닛의 글로벌 도약을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는 입장이다. 박 상무는 “백 의장은 사업의 중심을 미국으로 옮겨 AI 파운데이션 모델 관련 신사업을 직접 진두지휘하고 있다”며 “미국 현지에서 영향력과 전문성을 갖춘 인사들을 이사회 멤버로 초청해 거버넌스를 고도화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특히 박 상무는 “이는 단순한 이사회 구성 다변화를 넘어 루닛의 글로벌 비즈니스 전개에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는 전문가들을 확보해 글로벌 헬스케어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포석”이라며 “미국 내 유수 인사들이 이사회에 합류할 경우 루닛은 글로벌 시장에서 한층 더 높은 신뢰와 경쟁력을 확보하고 성장을 가속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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