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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 시누크(CNOOC)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1.04.18 18:11:58지난해 12월 3일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의 4개 기업을 규제 대상 블랙리스트에 올린다. 이 가운데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기업인 SMIC 등은 제재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점쳐졌는데 석유·가스 채굴 기업인 중국해양석유공사(CNOOC·시누크)는 다소 뜻밖이었다. 외교 전문가들은 시누크가 남중국해에서 미국의 동맹국들이 벌이는 해양 석유·가스 탐사를 방해하자 제재를 통해 중국의 경제적 영향력을 차단하겠다는 -
[만파식적] 임페라토르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1.04.15 18:52:15기원전 3세기 말 로마군의 이베리아반도 총사령관 코르넬리우스 스키피오는 이베리아의 카르타고 군(軍)을 잇따라 궤멸시켰다. 그는 30대 초반에 한니발이 이탈리아 반도에 머문 틈을 타 더 대담한 전략을 구사했다. 지중해 건너 본거지인 카르타고로 쳐들어갔고 궁지에 몰린 카르타고는 한니발을 불러들였다. 스키피오는 결국 한니발의 무릎을 꿇렸고 2차 포에니전쟁을 승리로 이끌었다. 스키피오가 이베리아의 카르타고를 제압했 -
[만파식적] 켈로부대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1.04.14 17:48:121950년 8월 말 북한군은 부산까지 공격하기 위해 전투 역량을 낙동강 전선에 집중하고 있었다. 당시 유엔군 총사령관이었던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은 서울을 타격해 인민군의 보급로를 차단하기 위해 인천상륙작전을 펴기로 결심한다. 그런데 이 작전을 성공시키려면 인민군 수중에 있던 팔미도 등대를 차지해야 했다. 인천의 경우 조수나 암초 등 해안 조건이 열악해 등대로 불을 비춰야 야간 상륙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미군 3명 -
[만파식적] 루스벨트룸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1.04.13 18:40:362012년 2월 13일 시진핑 당시 중국 국가 부주석이 미국을 방문했다. 호스트는 조 바이든 당시 미국 부통령이었다. 두 사람은 이튿날 백악관 웨스트윙에 있는 루스벨트룸에서 회담을 가졌다. 중국 측 방미 수행단과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 등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주요 각료까지 배석한 루스벨트룸은 정상회담장을 방불하게 했다. 루스벨트룸은 원래 회의실이 아니었다. 낡은 백악관을 고치면서 웨스트윙을 증축한 시어도어 루 -
[만파식적] 휘선 암초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1.04.12 18:34:06지난해 말 남중국해의 휘선(Whitsun) 암초에 220여 척의 중국 어선이 갑자기 몰려들었다. 이들은 어선의 고리를 잇는 연환계(連環計)로 거대한 방벽을 만들어 암초 일대를 점령했다. 이 해역은 필리핀의 배타적경제수역(EEZ) 안에 있다. 사실상 필리핀에 대한 도발 행위였다. 필리핀 정부는 이들 선박이 인민해방군 통제를 받는 ‘해양민병대’ 소속이라며 즉각 퇴거를 요청했지만 제대로 답변을 듣지 못했다. 오히려 “누구의 도 -
[만파식적] 8국 연합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1.04.11 19:14:5719세기 말 중국인들의 마음에는 패배주의가 만연했다. 청나라는 아편전쟁과 청일전쟁에서 연달아 패한데다 영국·미국 등 제국주의 열강과 불평등조약을 체결하면서 몰락의 길을 걷고 있었다. 의화단운동은 무기력한 삶을 살고 있던 중국인들에게 민족주의를 일깨우며 반외세·반서양 감정을 부추겼다. 1900년 의화단은 ‘부청멸양(扶淸滅洋·청을 도와 서양 오랑캐를 멸하자)’을 외치며 기독교 신자들을 학살한 데 이어 베이징에 -
[만파식적] KKR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1.04.08 19:32:35외환 위기 이후 우리 기업들이 해외에 팔려 가는 와중에 국민들이 유독 가슴 아파한 곳이 있었다. 바로 ‘국민 주류’로 사랑받던 오비맥주였다. 하지만 오비의 인수합병(M&A)은 해외의 한 펀드에 대박을 안겨줬다. 2001년 오비를 사들인 벨기에 인터브루(추후 합병을 통해 AB인베브로 개명)는 글로벌 금융 위기 직후인 2009년 자금 상황이 여의치 않자 글로벌 사모펀드인 KKR에 재매각한다. 18억 달러에 오비를 매입한 KKR은 구 -
[만파식적] 힌덴버그 리서치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1.04.07 19:26:011937년 5월 6일 독일의 힌덴부르크 비행선이 미국 뉴저지 상공에서 착륙을 앞두고 화염에 휩싸이면서 97명의 승객과 승무원 중 35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사고 원인은 정전기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더 큰 문제는 비행선을 띄우는 기체로 헬륨을 사용하도록 설계됐음에도 가연성이 높은 수소를 썼다는 데 있다. 헬륨 독점 생산국인 미국이 나치 독일에 헬륨 판매 금지 조치를 내렸으나 히틀러 정권은 이 비행선을 정치 선전 -
[만파식적] 라페루즈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1.04.06 17:58:491787년 5월 프랑스 탐험대는 서양 최초로 울릉도를 발견하고 한 탐험대원의 이름을 따 ‘다즐레’로 명명했다. 이후 150여 년간 서양에서 제작된 지도에는 울릉도가 다즐레로 표기됐다. 이 탐험대를 이끌었던 인물이 바로 프랑스 해군 장교이자 탐험가인 라페루즈(Laperouse) 백작이었다. 1741년 프랑스 남부 알비에서 태어난 라페루즈는 15세 때 해군사관학교에 진학한 후 영국과의 7년 전쟁에 참전했다. 1779년 프랑스가 미국 독 -
[만파식적] 클로이 자오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1.04.05 18:46:48미국 네바다주 한 중소도시에서 살던 펀(프랜시스 맥도먼드 분)은 공장이 문을 닫자 유일하게 남은 밴을 타고 기약 없이 떠난다. 일자리를 잃은 데다 대출금을 갚지 못하자 밴을 집 삼아 미국 서부로 유랑에 나선 것이다. 그는 발길 닫는 대로 돌아다니며 일하다가 노매드 공동체에 합류해 마음의 안정을 되찾고 용기도 얻는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사회·경제적으로 고통을 겪는 미국인들을 그린 영화 ‘노매드 랜드’ -
[만파식적] 라쿠텐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1.04.04 18:22:21인생을 즐겁게 사는 것을 낙천(樂天)이라고 한다. 일본의 미키타니 히로시는 성격이 낙천적이어서 그런지 1997년 인터넷 기업을 창업하면서 회사 이름을 ‘라쿠텐(樂天)’으로 지었다. 당시 일본은 열악한 인터넷 환경 때문에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려면 돈이 많이 들었다. 그는 입점료를 거의 10분의 1 수준으로 싸게 받아 순식간에 입점 기업들을 많이 유치했다. 대기업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가격 경쟁력 외에 다른 것이 -
[만파식적]샤먼(廈門)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1.04.01 17:43:01지난해 10월 중국중앙방송(CCTV)에 인민해방군이 동남 해안에서 수륙양용 장갑차와 헬기를 동원해 대규모 상륙 작전을 벌이는 장면이 소개됐다. CCTV에 등장한 부대는 바로 푸젠성 샤먼(廈門)에 주둔하는 제73집단군이었다. 동부전구 소속의 제73집단군은 대만해협과 가장 인접한 곳에 배치돼 유사시 대만 공격의 선봉에 서는 부대로 꼽힌다. 외교가에서는 중국이 미국 대선을 앞두고 샤먼을 근거지로 삼아 대만을 공격할 수 있다 -
[만파식적] 아케고스 캐피털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1.03.31 18:59:571990년대 미국 투자은행 JP모건은 태국 밧화에 10억 달러나 투자하고 있었다. 당시 JP모건은 금리 4% 선에 달러화·엔화를 조달해 금리 12% 수준인 태국 국채로 바꾸면 큰 차익을 남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1995년부터 태국 경제가 추락하자 투자자들 사이에 긴장감이 확산됐다. 위기를 직감한 JP모건은 위험 회피 방법을 고민한 끝에 선물과 옵션을 절묘하게 결합한 총수익스와프(TRS)라는 파생 금융 상품을 만들었다. 이 -
[만파식적] 그레이트비터 호수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1.03.30 17:38:41수에즈운하를 건설한 프랑스 외교관 페르디낭 드 레셉스는 초기 구상 단계에서 그레이트비터 호수를 주목했다. 북쪽 지중해의 포트사이드로부터 남쪽 수에즈 만까지 160㎞가 넘는 거대한 물길의 한복판에 위치한 이 담수호를 잘 활용하면 운하 건설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레이트비터 호수 덕분에 파나마운하와 달리 수에즈운하에 갑문을 설치할 필요가 없었다. 공사 비용과 활용도 -
[만파식적] 中 니오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1.03.29 17:39:37지난해 11월 30일 중국의 한 스타트업이 국제 금융 시장을 놀라게 했다.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중국 전기차 업체 ‘니오(NIO)’의 시가 총액이 688억 달러에 달해 중국 자동차 업계 1위에 오른 것이다. 당시 니오의 시총은 테슬라와 도요타, 폭스바겐에 이어 4위를 차지해 세계 굴지의 제너럴모터스(GM)마저 넘어선 기록이었다. 니오 창업주인 리빈(李斌)은 중국 안후이성의 가난한 낙농가에서 태어났다. 그의 ‘출세’를 위해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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