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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한은 총재 같지 않은 이창용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2.09.22 17:51:22이창용 총재가 한국은행에 온 지 5개월이 넘어가는 이 시점에 문득 의문이 들었다. 이 총재의 정체성은 무엇일까. 한은은 8월 23일 말레이시아 중앙은행이 개최한 한 행사에서 이 총재가 기조연설했다는 내용을 최근에야 뒤늦게 공개했다. 이 총재는 당시 “아시아 지역의 외환보유액은 1997년 이후 열 배 가까이 증가하고 국내총생산(GDP) 대비로도 1997년 8.0%에서 2021년 23.5%로 상승했다”며 “이는 매우 강한 A등급을 받을 -
[기자의눈] 기약없는 네이버 ‘괴롭힘 조사기구’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2.09.21 21:13:35“직장 내 괴롭힘 조사 전담 기구를 신설하겠습니다.” 네이버는 1년 전 이맘때 국정감사에서 처음으로 이런 계획을 공개했다. 그리고 5개월 전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이를 공식화했다. 지난해 5월 네이버 개발자가 직장 내 괴롭힘으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 후 회사가 추진하는 조직 문화 개선의 하나다. 지금처럼 회사 주도로 괴롭힘 신고·조사·징계 절차를 진행하는 대신 독립적인 조사와 노조 -
[기자의눈] 출구 못 찾는 시멘트·레미콘 갈등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2.09.20 18:02:32“다음 달 무기한 공장 셧다운을 예고한 것은 우리의 생존권이 달려 있기 때문입니다. 공장 문을 닫아서라도. ”(A지역 레미콘협동조합 이사장) “원가 부담이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데 가격 인상을 제외하고 대안이 어디 있습니까. 가격 인상안 또한 기업의 생존권 문제입니다.”(B 시멘트 업체 관계자) 시멘트 가격 인상을 둘러싼 파장이 길어지고 있다. 가격 인상을 단행한 시멘트 업계와 이를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며 크게 -
[기자의눈] '바이오 오프쇼어링' 막을 수 있나
산업 기업 2022.09.19 17:44:44“15년 전으로 돌아가 다시 창업한다면 절대 지방에서는 안 할 겁니다.” 대전에 위치한 국내 한 바이오 벤처기업의 A 대표는 그동안 겪었던 ‘인력난’과 ‘인프라 부족’에 치를 떨었다. 글로벌 임상 준비로 한창 정신없을 때 해당 업무를 담당했던 직원이 갑자기 해외 기업으로 떠나버렸다. 어렵사리 국내 전문가를 찾아내 영입에 공을 들였지만 수도권 대기업만 고집해 결국 영입에 실패했다. 수개월째 글로벌 임상은 멈춰 섰 -
[기자의눈] 경제전쟁인데 기업 혼자 뛰라는 한국
산업 기업 2022.09.15 18:05:43“도와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상황도 아니고…. 그냥 예전처럼 열심히 할 뿐입니다.” 최근 만난 한 국내 핵심 대기업 관계자는 정부·정치권의 기업 활동 지원 정책 관련 추진 상황에 대해 별 미련이 없다는 듯 이같이 말했다. 지지부진한 지원 정책 추진에 속도를 내달라며 괜히 정치권에 목소리를 냈다가 자칫 ‘미운털’이 박히느니 그냥 현상 유지라도 하는 게 낫다는 경험이 -
[기자의 눈] 집값 떨어지는데 세금 오르는 아이러니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2.09.14 17:44:39“지금과 같은 하락기에 ‘공시가격 현실화율 90%’ 로드맵이 유지될 경우 시세보다 공시가격이 더 높은 ‘역전 현상’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재산권 침해 소지가 있기 때문에 현실화율을 더 낮추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9월 재산세 납부 고지서를 받아 든 납세자들의 ‘악 소리’가 커지고 있다. 집값이 많게는 수억 원씩 하락하는 가운데 재산세는 오히려 오르는 사례가 속출한 탓이다. 이에 재산세의 과세 기준이 되는 공시 -
[기자의눈] 당신을 노리는 ‘제3의 n번방’
사회 사회일반 2022.09.13 15:48:2310분. 디스코드 음란물 공유방의 링크를 발견하고 입장하는 데 걸린 시간은 단 10분이다. 검색, 클릭, 입장. 몇 번의 마우스 클릭만으로 디지털 성범죄의 적나라한 현장을 마주하게 됐다. 접근이 너무 쉬웠다. “돈을 내라, 초대해라, 그러면 당신은 행복한 순간을 즐길 수 있다.” 천연덕스러운 홍보 문구와 촘촘한 운영 시스템을 보니 손이 떨리기 시작했다. 시스템의 뒤편에 있을 피해자와 범죄자의 존재를 상상하니 두려웠다. -
[기자의 눈] 당국 늑장에 기약없는 소수점거래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2.09.12 17:55:04국내 주식 소수점 거래가 이달에도 시행되지 못할 예정이다. 원래라면 한국예탁결제원이 전산 시스템 구축을 완료하는 9월 말부터 서비스가 본격 개시돼야 하지만 정부의 ‘늑장 대응’이 뜻밖의 암초로 떠오르면서 관련 상품 출시가 기약 없이 늦춰진 탓이다. 지난해 하반기 제도 개선과 거래 허용 방안이 마련되고 1년이 지난 지금도 정부는 정작 가장 중요한 사안인 세법 해석에서 해결을 보지 못한 채 입을 꾹 다물고 있다. 유 -
[기자의 눈]기업가 정신 옥죄는 규제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2.09.09 07:00:00“학문은 실천을 통해 빛을 발합니다. 아는 게 다가 아니라 실질적인 행동으로까지 옮겨지는 게 중요합니다. 남명 조식 선생의 사상은 바로 이 지점에서 다른 선비 사상과 차이를 두고 있습니다.” 얼마 전 경남 진주의 K-기업가정신센터와 산청 선비문화연구원에서 열린 ‘2022 과학기술 K-기업가정신 캠프’에서 최구식 선비문화연구원장이 말한 남명 조식 선생의 ‘실사구시’의 정신이다. 퇴계 이황과 함께 16세기 대표적인 선 -
[기자의 눈] IRA, ‘지정학의 위기’ 아닌 기회
정치 통일·외교·안보 2022.09.07 09:15:16“자국 중심주의 정책으로 상당히 아쉬운 일이다.”(정부서울청사, 8월25일) “미국 보호주의로 나왔다고 하면 쉽게 되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정부세종청사, 8월30일) 한덕수 국무총리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두고 최근 서울과 세종에서 각각 기자들과 만나서 한 발언이다. 한 총리 평가대로 ‘아쉽고 쉽게 되지 않을 일’이 미국서 일사천리 진행되면서 한국산 전기차는 당장 최대7500만 달러(약1000만 원)의 보 -
[기자의 눈] EU의 딜레마
국제 정치·사회 2022.09.06 15:01:45‘죄수의 딜레마’는 국제정치에서 흔히 차용되는 이론 중 하나다. 두 죄수가 서로 협력할 때 가장 큰 이익을 얻을 수 있지만 개인의 욕심을 앞세우면 모두에게 불리한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그런데 만일 죄수가 2명이 아닌 27명이라면. 각자의 셈법은 더욱 복잡해지게 마련이다. 이것이 현재 유럽연합(EU)이 마주한 상황이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후로 EU는 총 여섯 차례에 걸쳐 러시아에 대한 제재 조치를 -
[기자의 눈]의원님, 두나무는 사람 이름 아닌데요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2.09.05 18:43:38“두…나무요? 사람 이름인가요?” 최근 만난 한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회의원이 이렇게 되물었다. 암호화폐에 관심이 있다는 의원의 말에 “국내 암호화폐거래소들이 내놓은 자율 규제 방안을 어떻게 보느냐”고 물은 참이었다. 5월 전 세계 암호화폐 시장을 뒤흔들었던 ‘루나·테라 사태’에 대해서도 그는 “루…예예” 하고 말을 얼버무렸다. 누가 봐도 ‘모르는데 아는 척할 때’ 보이는 반응이었다. 암호화폐를 비롯한 국 -
[기자의 눈] 공정위원장 임명, 더 이상 미뤄선 안 된다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2.09.01 17:56:51“올봄에 사건을 상정했는데 아직도 감감무소식입니다. 아무래도 새 위원장이 임명되지 않은 것과 관련이 있겠죠.” 공정거래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새 정부 출범 이후 넉 달 가까이 이어진 사실상의 수장 공백 상태에 아쉬움을 토로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한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은 5월 윤석열 대통령 취임 전에 이미 사의를 표명했지만 후임 위원장 인선이 지연되면서 퇴임하지 못한 채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국무회 -
[기자의 눈] AI면 무조건 좋나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2.08.31 17:52:51“돈이 되니까 다들 인공지능(AI)을 하죠.” 최근 만난 정보기술(IT) 업계 사람에게 왜 AI 사업을 하냐고 묻자 이런 답이 돌아왔다. LG·SK텔레콤·KT 등 수많은 대기업들이 이미 수백 명 규모의 AI 조직을 갖고 있고 AI 스타트업도 셀 수 없이 많이 생겼다. AI는 일상 곳곳에 스며들었고 많은 이들이 알게 모르게 AI 혜택을 입으며 살아가고 있다. 한편으로는 기업들의 과도한 AI 마케팅도 진행 중이다. 기업들이 내세우는 대표적 -
[기자의 눈] 그 때는 맞고 지금은 틀린 면세점 입찰
증권 종목·투자전략 2022.08.30 17:47:20“매번 입찰 때마다 입찰 방식이 바뀌니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을 앞두고 면세점 사업자들 사이에는 한숨만 가득하다. 당장 입찰 공고가 언제 뜰지, 어떤 방식으로 진행될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예정대로라면 이미 몇 달 전 공고를 시작으로 선정 절차가 진행됐어야 하지만 사업자 선정 방식을 두고 관세청과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대립하며 협상이 길어졌다. 최근 관세청과 공항공사가 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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