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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약경쟁률 1,381대 1 기록한 그곳 어딘가봤더니
부동산 분양 2016.08.24 21:24:51고분양가 논란을 일으켰던 ‘디에이치아너힐즈(강남 개포주공 3단지 재건축)’의 1순위 청약 접수 결과 평균 100대1이 넘는 경쟁률을 기록한 데는 저금리의 힘이 컸다. 24일 진행된 1순위 청약에서 분양가가 최저 14억원, 최고 24억원에 중도금 대출 보증도 받지 못했지만 63가구 모집에 6,339명이 몰리면서 평균 100.6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1가구를 공급한 전용 84㎡A형의 경우 최고 1,381대1을 나타냈다. 이 같은 청약 결과에 대해 전문가들은 분양가가 당초 보다 낮아진데다 민간 아파트의 경우 분양받은 후 6개월이 지나면 바로 전매가 가능한 점이 작용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저금리에 따른 투자 수요가 몰렸다는 분석이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전문위원은 “사실 수천만원 이상의 웃돈을 확실히 기대할 수 있는 상품이라면 신용대출을 받더라도 오히려 이익일 수 있다”며 “현재 분양제도 아래에서 계약금만 있다면 당첨된 후 바로 내다 팔아도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만큼 투자자로서는 예상되는 위험(리스크)이 거의 없는 투자처”라고 말했다. 디에이치아너힐즈의 분양 성공을 예상이라도 했는지 개포 지역 재건축 아파트 가격은 최근 들어 일제히 강세로 돌아서고 있다. 개포주공 1단지는 주택형별로 1,000만~3,000만원가량 올랐다. 36㎡형(공급면적 기준)은 8억9,000만원으로 이달 초보다 3,000만원 정도, 42㎡형은 9억7,500만원 안팎으로 1,000만원, 49㎡형은 11억9,000만원으로 2,000만원가량 뛰었다. 올해 말 이주가 예정된 개포주공 4단지 역시 1,000만~4,000만원 정도 상승했다. 42㎡형은 재건축 후 59㎡형을 배정받는 물건의 경우 9억1,000만원 정도로 이달 초보다 1,000만원 정도 올랐으며 116㎡ 아파트를 배정받는 50㎡형은 최근 거래가 되면서 최저가 매물이 11억원선까지 오른 상황이다. 개포동 B공인의 한 관계자는 “이달 초는 여름 비수기에 인근 중개업소가 대부분 휴가를 떠나면서 시세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거듭된 분양시장 과열 우려 신호에도 아랑곳하지 않은 디에이치아너힐즈의 청약 열풍은 25일 발표되는 ‘가계부채 대책’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과열되는 분양시장에 대해 정부는 지금까지 ‘떴다방’ 현장 지도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보증심사 강화 등을 통해 대처해왔다. 하지만 이번 청약 결과에서 보듯 서울 강남과 같은 인기 지역의 경우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정부의 연이은 대책이 부동산 시장 양극화를 더욱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부동산 시장의 경우 기존 주택과 새 아파트, 그리고 수도권과 지방 등 상품·지역별로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중견 시행사 대표는 “결국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의 청약 과열 양상은 정부가 애초 준비했던 것 이상의 더 강력한 대책을 내놓게 할 수도 있다”며 “오히려 지방 시장을 더 침체에 빠지게 하는 등 역효과가 발생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말했다./박성호기자 junpark@@sedaily.com -
[리빌딩 파이낸스...초저금리시대 금융의 길] 신한銀 "미얀마 인터뱅크시장 확보하라"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16.08.23 17:36:37“미얀마 로컬은행을 대상으로 하는 ‘인터뱅크(Interbank)’ 시장을 확보하겠습니다.” 다음달 20일 미얀마에 첫 문을 여는 신한은행의 영업전략은 현지은행 파트너십이다. 신한은행은 지난 3월 국내 은행으로는 유일하게 미얀마 금융당국으로부터 현지 은행업 인가를 받았다. 미얀마 금융당국은 신한은행과 베트남투자개발은행, 인도국영은행, 대만 선은행에 은행업 인가를 추가로 내준 바 있다. 이보다 앞서 2014년에는 호주 ANZ은행, 중국 공상은행, 일본 미즈호금융그룹·미쓰비시UFJ금융그룹·미쓰이스미토모금융그룹, 태국 방콕은행 등 6개국, 9개 은행이 은행업 인가를 받아 현재 영업을 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다음달 관공서가 밀집한 양곤시 인레호수 인근에 지점을 개설하고 직원 18명으로 영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미얀마 금융 관련 규제로 외국계 은행은 현지기업과 주민을 상대로 소매금융을 할 수는 없다. 대신 미얀마에 진출한 외국계 기업과 현지은행을 대상으로는 여·수신이 가능하다. 신한은행은 이에 따라 현지은행을 대상으로 은행사업을 하는 ‘인터뱅크’ 시장을 확보해나갈 계획이다. 홍석우 신한은행 미얀마 양곤 지점장은 “현지 은행에 달러 유동성을 공급하는 스와프 거래와 자금 대여 등을 고려하고 있다”며 “미얀마는 아직 은행 간 거래가 발달하지 않은 만큼 파트너십을 확보하면 인터뱅크 시장의 핵심 사업자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군부독재로 오랜 기간 국제사회로부터 경제제재를 받은 미얀마는 정부와 현지기업 모두 국제신용평가사로부터 신용등급을 받지 못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이 점을 잘 이용하겠다는 것이다. 홍 지점장은 “미얀마 현지 은행들이 국제신용등급 평가를 제대로 받지 못해 기존 은행업 인가를 받았던 외국계 금융사들이 ‘인터뱅크’ 영업에 소극적”이라며 “현재 5개 로컬은행의 신용위험능력을 자체 평가해 확보하는 등 인터뱅크 사업을 위한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신한은행은 또 미얀마에 진출한 국내 기업에 자금공급 역할도 할 예정이다. 현재 한세실업·이랜드 등 의류업체들이 미얀마에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홍 지점장은 “앞으로 봉제공장에 이어 시멘트 등 국내 건축자재업체들의 미얀마 진출이 예상된다”며 “현지 공장건립 등 자금이 필요할 때 공급하는 역할을 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곤=강동효기자 kdhyo@@sedaily.com -
[리빌딩 파이낸스...초저금리시대 금융의 길] 마이크로파이낸스로 서민공략, 국내銀·카드사 미얀마 연착륙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16.08.23 17:36:24지난달 12일 미얀마 경제중심지 양곤. 허름한 건물들 사이 깔끔하게 단장한 ‘BNK캐피탈 미얀마(Capital Myanmar)’ 건물 앞에 현지인들이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2주 전 ‘저소득층을 위한 소액대출(마이크로파이낸스)’을 신청한 사람들이 이날 대출금을 수령하기 위해 몰려든 것이다. 지난 2014년 미얀마에서 영업을 시작한 BNK캐피탈에서는 매주 화요일 벌어지는 진풍경이다. 이날 대출금을 받기 위해 1시간여 거리를 버스를 타고 왔다는 미미엔 딴(37)씨는 “인형 봉제를 위한 재봉틀을 사기 위해 40만챠트(약 42만8,000원)를 대출하러 왔다”며 “BNK캐피탈은 다른 마이크로파이낸스 금융기관에 비해 대출 절차가 간편해 좋다”고 말했다. 대한민국 금융사들이 내수 시장에서 벗어나 해외 금융시장에서 성장의 길을 찾고 있다. 특히 금융시스템이 제대로 구축되지 않은 동남아 일부 국가는 고금리 영업이 가능해 영업망과 리스크 관리 체계만 갖춰놓는다면 새로운 수익원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BNK캐피탈의 마이크로파이낸스 연 대출금리는 30% 수준이다. 국내에서는 상당히 높은 편이지만 금융업이 발달하지 않은 미얀마 시장에서는 합리적인 수준의 금리로 평가 받고 있다. 현지 주민들은 주로 사채시장에서 돈을 빌리는데 월금리가 무려 20% 가까이 된다. ‘착한 금리’ 덕에 BNK캐피탈은 영업개시 1년 7개월여 만에 미얀마 주민들의 마음을 잡는 데 성공했다. 5명으로 시작한 사업장은 현재 직원 수가 155명까지 증가했다. 영업점도 미얀마 양곤에서 시작해 양곤 인근의 몬주(州)까지 총 8개소로 확대했다. 김순조 BNK캐피탈 미얀마 현지법인장은 “기존 마이크로파이낸스 업체들이 대출신청에서 대출금 수령까지 보름 정도 시간이 소요되는 데 비해 BNK캐피탈은 10일로 대폭 단축했다”며 “현장 직원들에게 심사권한을 주고 대출 절차를 빠르고 간소화해 현지인들의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 역시 지난해 8월 양곤에서 마이크로파이낸스 사업을 시작했다. 현재 지점 수는 4곳이며 직원 수는 50명가량 된다. 자본금은 200만달러로 시작했지만 최근 500만달러까지 늘리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대출 고객은 양곤시민과 미얀마 서쪽의 에야와디주(州) 주민이며 현재 9,000명가량 된다. 우리은행 역시 연 30% 미만의 대출금리를 앞세워 현지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안정균 우리파이낸스 미얀마 법인장은 “다른 마이크로파이낸스 업체들은 보통 2주일 혹은 1개월에 한 번씩 대출 원리금을 상환받는데 우리파이낸스는 매주 조금씩 갚도록 해 리스크와 상환부담을 모두 줄였다”며 “미얀마인들이 주로 현금을 직접 보관하는 편이어서 매주 상환받으면 돈을 집에 보관하지 않아도 돼 호응이 좋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BNK캐피탈·우리은행에 이어 최근 신한카드·JB우리캐피탈 등도 미얀마 마이크로파이낸스 사업 문을 두드리고 있다. 미얀마 마이크로파이낸스 시장은 잠재인구를 포함하면 1조~2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미얀마는 5,500만명이 넘는 인구뿐 아니라 15% 안팎에 달하는 예대마진 덕에 외국계 금융사의 진출이 잇따르고 있다. 홍석우 신한은행 미얀마 법인장은 이와 관련, “현지 사채시장의 금리가 워낙 높다 보니 마이크로파이낸스 금리는 서민들에게 상대적으로는 낮은 수준으로 평가받는다”며 “국내와 비교하면 영업비용이 많이 발생하지만 예대마진이 높아 수익성은 큰 편”이라고 설명했다. 미얀마의 독특한 금융환경 역시 외국계 금융사들에는 매력적인 요인이다. 미얀마에서는 전통적으로 5인이 집단대출을 받고 상호보증을 해주는 형태로 대출이 이뤄진다. 가령 한 마을에 5가구가 각각 50만챠트(53만5,000원)씩 총 250만챠트(267만5,000원)를 금융사에 집단으로 대출받고 한 가구가 부실해져 대출금을 갚지 못하면 다른 4가구가 연대해 부실가구의 대출금까지 갚아주는 형태이다. 이런 독특한 대출형태로 현재 BNK캐피탈·우리은행 등 대다수 마이크로파이낸스 업체의 연체율은 현재까지 ‘제로(O)’이다. 마이크로파이낸스로 활로를 튼 국내 금융업체들의 최종 목표는 은행업과 리스여전업 등 종합금융업이다. 미얀마 군부는 그동안 외국 자본의 유입을 꽁꽁 막다 4년 전부터 해외에 문을 열기 시작했다. 오랜 폐쇄정책으로 미국이나 유럽 금융자본은 물론 일본·중국도 아직 이 시장에서는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이런 배경으로 우리 금융사들에는 ‘기회의 땅’으로 평가받지만 상황이 녹록하지는 않다. 일본은 무려 4조원에 달하는 공적개발원조(ODA)를 앞세워 미얀마 정권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고, 중국은 각종 현지 인프라 사업을 지원해 미얀마에서의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또 태국·싱가포르는 문화적 이질감이 적어 한국계 금융사보다는 비교 우위에 있다. 국내 금융업계는 이를 돌파하기 위해 ‘한국식 정(情)’과 밑바닥 민심 다지기에 돌입하고 있다. 올 초 한국계 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미얀마에서 은행업을 인가받은 신한은행은 이를 위해 시골 마을에 학교를 건립하기도 하고 미얀마 국가대표 선수단에 유니폼을 무상 제작해주기도 했다. 또 미얀마 정부가 국내 기업으로부터 농기계 수입을 계획하자 8,500만달러(950억원)를 대출해줬다. 우리파이낸스와 BNK캐피탈 역시 노동자 거주지역 내 방과후학교를 설립하고 사회공헌활동을 하며 민심을 다지고 있다. 안 법인장은 이와 관련해 “국가 차원에서 대규모 자본력을 투입하는 일본과 중국, 정서·심리적으로 거리감이 없는 아세안 국가의 금융업체와 한정된 금융업 인·허가권을 두고 경쟁하기에 현실적으로 벅찬 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양곤=강동효기자 kdhyo@@sedaily.com -
은행에 돈 오래 맡기면 오히려 홀대 받는다는데
경제·금융 은행 2016.08.22 17:31:32저금리 추세가 장기화되면서 은행들이 장기 예금 상품과 단기 상품의 금리 격차를 없애거나 오히려 낮게 적용하고 있다. 은행에 돈을 장기로 맡기는 고객이 이제는 홀대 받는 새로운 풍속도가 그려지는 셈이다. 22일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광주은행의 ‘스마트모아드림정기예금’의 1년 만기 금리는 1.02%로 3년 만기 금리인 0.83%에 비해 0.19%포인트 높다. 이 은행의 ‘플러스다모아예금’ 또한 1년 만기 금리가 0.92%로 3년 만기 상품 금리와 대비해 0.19%포인트가량 높다. 거치기간이 길수록 예금 금리를 높게 제공한다는 은행 상품의 기본 공식이 깨진 셈이다. 거치 기간에 따른 금리 차이를 없앤 곳도 있다. 우리은행의 ‘키위정기예금(확정형)’은 1년 만기와 2년 만기 상품의 금리가 1.10%로 같다. 한국씨티은행의 ‘프리스타일정기예금’ 또한 2년 만기와 3년 만기 상품의 금리가 1.40%로 차이가 없으며 SC제일은행의 ‘e그린세이브예금’ 금리는 3개월 만기와 6개월 만기가 1.15%로 동일하다. 거치기간별 금리 차이를 2~3bp(1bp=0.01%) 정도로 줄인 은행도 발견된다. 지금까지 은행들은 거치기간별 금리 차이를 최소 5~10bp 정도로 유지해왔다. NH농협은행의 ‘채움정기예금’은 1년 만기 상품 금리가 1.19%로 2년 만기 상품 대비 0.03%포인트 낮으며 ‘왈츠회전정기예금’ 또한 1년 만기 상품과 6개월 만기 상품 간의 금리차이가 0.03%포인트에 불과하다. 대구은행의 ‘DGB행복파트너예금’은 1년 만기 상품 금리가 1.16%로 2년 만기 상품과의 금리차이가 0.02%포인트에 불과하며 제주은행의 ‘사이버우대정기예금’은 1년 만기 상품 금리가 1.58%로 2년 만기 상품 대비 0.02%포인트 차이가 난다. 은행들의 이 같은 움직임은 자금을 장기로 운용해 얻는 이익보다 관련 금리 부담이 훨씬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불과 2년 전 3년 만기 정기예금에 가입한 고객들은 3%대의 이자를 받고 있다. 이 사이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다섯 차례나 인하돼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최저 2%대 후반까지 떨어졌다. 게다가 한국은행이 올 하반기 추가로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어 장기로 돈을 맡기는 고객에 대한 금리 부담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들의 이 같은 금리 전략에도 불구하고 은행 고객들은 예금 예치기간을 더욱 늘려잡는 추세다.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지난 6월 만기 6개월 미만 정기예금 잔액은 64조7,033억원으로 최근 6년 사이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면 1년 이상 2년 미만 정기예금 잔액은 350조8,403억원을 기록, 지난해 7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3년 이상 정기예금 잔액 또한 올 들어 최고치인 18조122억원을 기록했다. 시중은행의 한 프라이빗뱅커(PB)는 “지난해만 하더라도 미국 금리 인상에 따라 한국도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 때문에 자금을 짧게 예치하는 고객이 많았지만 이제는 아예 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에 베팅하며 자금을 길게 가져가는 게 일반적인 모습”이라며 “여타 시중은행들 또한 장기 예치에 따른 우대금리 폭을 줄여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양철민기자 chopin@@sedaily.com -
초저금리에 장기채 보험사 등 수요 꾸준…국가신용 상향으로 분위기도 무르익어
경제·금융 경제동향 2016.08.16 18:26:57정부가 50년 만기 국채 발행을 검토하는 것은 국내 채권시장이 초장기 채권을 발행할 만큼 분위기가 충분히 성숙했다는 판단 때문이다. 연기금은 물론 보험사 등 장기 자산운용이 필요한 금융사들의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는데다 저금리 기조 속에 돈을 굴릴 곳이 마땅치 않은 투자자들까지 몰려들고 있다. 더구나 최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AA’로 한 단계 상향 조정하는 등 분위기도 조성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50년 만기 국채가 발행되면 우리 정부의 장기 재정자금 조달 능력을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올해 상반기 현재 국고채 차환 발행 물량의 73%를 차지하는 국채 10년물의 상당 물량을 대체해 재정운용의 안정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재부의 한 관계자는 “50년 만기 채권 발행은 기발행된 채권의 평균 잔존 만기를 늘리고 차환 발행의 부담을 50년 뒤로 이월시켜 재정운용의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꾸준히 초장기 채권 발행을 요구해왔던 연기금과 보험사에도 안정적인 자산운용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반응이 예상된다. 정부가 50년 만기 국채 발행을 결정한 배경에는 꾸준히 국내 국채를 사들이고 있는 외국인투자가를 겨냥한 것이라는 풀이도 나온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도입 결정 등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1조7,000억원의 국채를 사들였다. 외국인들의 국채 보유 규모는 72조5,000억원에 달한다. 아직 단기물인 3·5년 국고채에 치중되어 있지만 시장에서는 외국인들의 자금이 꾸준히 유입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세계적인 저금리 기조가 심화 되면서 우리나라 국고채의 상대적인 안전성과 금리 메리트가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저금리 기조가 고착화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초장기 채권에 대한 붐이 불고 있다. 특히 유럽 국가들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금리가 마이너스로 떨어진 채권이 늘면서 투자자들이 장기물 채권으로 움직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스페인 정부는 지난 5월 사상 처음으로 50년 만기 국채 30억유로어치를 발행했다. 발행금리는 연 3.45%였다. 4월에는 프랑스와 벨기에가 50년 만기 국채를, 이에 앞서 아일랜드와 벨기에는 100년 만기 국채를 각각 발행했다. 유럽 국가들이 초장기 국채 발행을 늘리는 것은 유럽중앙은행(ECB)의 채권 매입 프로그램으로 차입 금리가 낮아졌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상당수 채권 금리가 마이너스 수준까지 떨어지자 조금이라도 높은 금리의 채권으로 몰리고 있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에 따르면 5월 초 현재 전 세계 채권 중 마이너스 금리인 채권의 규모는 9조4,000억달러로 전 세계 채권 자산의 23.6%에 달했다. 연초에 마이너스 금리인 채권의 규모가 5조6,000억달러였던 것에 비해 배 수준으로 불어난 것이다. 이날 채권시장에서는 정부가 50년 만기 국고채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에 단기 약세 요인으로 작용하지만 장기물에 대한 수요가 많아 환영할 일이라고 평가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우리나라의 장기채권 금리가 다른 나라와 비교해 많이 낮은 만큼 이 같은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초장기 국채 공급이 앞으로도 지속 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세종=김정곤기자 mckids@@sedaily.com -
[리빌딩 파이낸스...초저금리시대 금융의 길]자금관리서 무역금융까지..'트랜잭션 뱅킹' 키우는 日은행들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16.08.15 17:49:51일본 은행들은 그동안 남아도는 엔화 예금을 달러로 전환하거나 외화예금 규모를 키워 해외에서 달러 대출을 확대하는 식으로 해외 자산 규모를 키워왔다. 긴밀한 관계에 있는 일본 기업들이 해외 진출을 할 때 자금조달원을 맡는 식이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경기침체가 찾아오면서 이 같은 방식의 해외 진출도 상당 부분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중국뿐 아니라 신흥국 경기까지 침체되면서 은행 충당금 부담이 늘어나는 등 여신 코스트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일본 은행들은 해외 진출 방식을 대출에서 ‘트랜잭션 뱅킹’으로 확대하고 있다. 트랜잭션 뱅킹이란 은행이 기업 고객들에 자금관리 서비스, 지급결제, 무역금융 등을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트랜잭션 뱅킹은 결제 중심의 자금관리 서비스 및 무역금융 등 자금이동 관련 업무를 넘어 외환(FX), 리스크 관리, 자금시장 거래에 대한 자문 등으로까지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한마디로 글로벌 기업의 돈 관리를 은행이 맡는 것이다. 트랜잭션 뱅킹은 과거 미국이나 유럽계 글로벌 은행들의 독무대였지만 최근 일본 은행들이 이 시장을 빠르게 침투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최근 대형 은행들이 트랜잭션 뱅킹 확대를 목표로 내세우고 있지만 수출입 금융을 제외하면 경쟁력이 아직은 걸음마 단계다. 일본 내 대표적 은행인 미쓰비시도쿄UFJ은행은 전 세계 40여개국에 700여명의 전문 인력을 배치해 트랜잭션 뱅킹을 대대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미쓰비시도쿄UFJ은행의 트랜잭션 뱅킹 거점은 도쿄·상하이·홍콩·싱가포르·런던·뉴욕 등 여섯 개 도시로 나눠진다. 도쿄 거점이 일본, 상하이가 중국, 홍콩이 동아시아, 싱가포르가 동남아시아·남아시아·오세아니아, 런던이 유럽·중동·아프리카, 뉴욕이 아메리카 대륙을 맡아 전 세계를 아우르는 식이다. 미쓰비시도쿄UFJ은행은 최근 수년간 개별 기업 특성에 맞는 맞춤형 트랜잭션 뱅킹 서비스 구축에 공을 들이고 있다. 여기에 미쓰비시도쿄UFJ은행은 일본 은행 가운데 최초로 지난해 두바이에서 이슬람 금융 면허까지 획득해 이슬람 자금을 기반으로 하는 중동과 아프리카 일대에서의 영향력도 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더불어 미즈호은행 역시 해외 거점별로 트랜잭션 뱅킹 전문 인력을 배치하고 전자어음 서비스 등을 통해 글로벌 결제 기능을 확충하고 있다. 일본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일본 은행들이 해외 수익에 대한 의존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지만 전 세계적 경기침체 여파로 여신 리스크가 커지다 보니 점점 이자수익보다는 비이자수익을 늘릴 수 있는 트랜잭션 뱅킹에 영업력을 집중하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국내 은행들도 수출입 금융에서는 어느 정도 강점을 갖고 있지만 글로벌 기업 자금관리 분야에서는 여전히 경쟁력이 떨어지고 이를 통해 창출하는 비이자수익도 매우 미미한 실정이다. 기본적으로 글로벌 시장에서는 삼성 등 한국 대기업의 신뢰조차 얻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국내 은행들의 한계점으로 지목된다. 기타다 요이치 도쿄 보스턴컨설팅그룹 파트너는 “막대한 시스템 투자비가 들기는 하지만 결국 글로벌 은행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트랜잭션 뱅킹 분야에서 경쟁력을 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도쿄=윤홍우기자 seoulbird@@sedaily.com -
[리빌딩 파이낸스...초저금리시대 금융의 길]글로벌PF 1~3위 싹쓸이..해외서 금맥 캐는 日은행 벤치마킹을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16.08.15 17:49:40최근 일본 금융권을 떠들썩하게 만든 것은 미쓰비시도쿄UFJ은행의 ‘국채시장 프라이머리 딜러 반납’ 사건이다. 프라이머리 딜러란 국채를 매매하는 금융회사 중 자금력과 전문성을 갖춘 곳으로 일본 재무성이 선정한 대형 금융기관을 뜻한다. 프라이머리 딜러로 선정되면 국채 입찰에서 발행 예정 금액의 4% 이상 응찰 주문을 내 시장을 형성할 의무를 갖는다. 국채 딜러 반납 사건이 일본 금융권에서 화제가 된 것은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 정책에 대한 시중은행의 ‘항명’으로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미쓰비시도쿄UFJ은행은 이번 딜러 반납을 통해 마이너스 금리 수준의 일본 국채에는 투자하지 않겠다며 정책당국에 분명한 선을 그었다. 일본 금융권은 또 이 사건을 이미 일본이라는 내수시장을 벗어나 ‘글로벌 은행’으로 도약한 미쓰비시도쿄UFJ은행의 자신감으로 해석하고 있다. 자산 규모 2,844조원(2014년 기준)에 달하는 미쓰비시도쿄UFJ은행은 미국 주요 은행인 유니언뱅크와 태국 5위권 은행인 아유디야은행을 소유한 글로벌 은행이다. 40개 이상의 국가에 1,150개의 거미줄 같은 네트워크를 구축해놓고 일본 국내에서의 영업보다는 해외 자산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일본 은행들이 ‘제로금리’ 속에서도 살아남는 것은 물론 여전히 지속 가능한 영업이익을 내고 있는 핵심 비결은 해외 진출이다. 지난 2000년대 중반 ‘3대 메가뱅크’ 체제로 개편된 후 일본 은행들은 해외 자산을 빠르게 늘려왔다. 특히 유럽계 은행들이 2010년 재정위기로 아시아 시장 등에서 빠져나가자 일본 은행들은 이 틈을 빠르게 공략해 글로벌 시장의 큰손으로 우뚝 섰다. 시장조사 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일본 은행들은 지난해 전 세계에 발생한 인수합병(M&A) 금융 중 무려 59%를 집행했다. 2014년 기준 프로젝트파이낸싱(PF) 조성 글로벌 10대 은행을 봐도 미쓰비시도쿄UFJ은행, 미쓰이스미토모은행·미즈호은행 등 3대 메가뱅크가 이끄는 일본 금융그룹들이 나란히 1~3위를 차지하고 있다. 도쿄 보스턴컨설팅 그룹의 기타다 요이치 파트너는 “일본 은행들은 낮은 엔화 금리를 바탕으로 해외에서 달러 대출을 확대해 수익성을 키웠다”며 “현재 일본 3대 메가뱅크의 해외 부문 수익은 30% 수준에 달하는데 일부 은행들은 40%까지 해외 수익을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래를 내다본 전략적 지분 투자와 전문성 있는 인력 배치는 일본 은행들을 글로벌 은행으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미쓰이스미토모은행은 2012년 항공기 리스 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점치고 영국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의 항공기 임대사업 자회사를 73억달러에 인수하면서 항공기 리스 분야에서 세계 3위권 회사로 도약했다. 유럽계 은행의 재정악화에서 파생된 기회를 놓치지 않은 것이다. 미쓰이스미토모은행은 특히 아시아 시장의 거점인 싱가포르에만 소형 은행 수준인 1,000여명의 인력을 파견해 해외 자산 확보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촘촘하게 구축된 해외 네트워크는 일본 내 저금리 환경과 장기 불황을 극복할 수 있는 힘이 된다. 일본 금융권 전문가들은 또 미쓰비시도쿄UFJ은행이 일본 당국에도 제 목소리를 낼 정도로 자신감을 갖게 된 배경에는 공적자금에서 비교적 자유로웠던 이 은행의 흑자 경영이 있다고 분석한다. 일본 금융권의 한 핵심관계자는 “2000년대 초반까지 진행된 일본 은행 통폐합 당시 미쓰비시도쿄은행도 공적자금을 받기는 했으나 당시의 공적자금 지원은 UFJ은행을 도쿄미쓰비시가 인수해달라는 정부의 요청 성격이 강했다”며 “당시 일본 은행들이 줄줄이 적자를 보면서 힘없이 정부의 구조조정을 받아들였지만 미쓰비시도쿄은행은 해외 자산인 미국 유니언뱅크로부터 거액의 배당을 받아 흑자를 유지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일본 은행들의 이 같은 해외 진출 방식은 물론 국내 은행들이 따라잡기에는 한계가 분명한 것도 사실이다. 기본적으로 일본 은행들은 기축통화인 엔화를 기반으로 하는데다 전 세계적으로 조달비용이 우리보다 낮고 무엇보다 일본 다국적기업들과의 관계가 끈끈하다. 반면 우리나라 은행의 경우 환리스크가 일본 은행보다 높고 해외 네트워크도 촘촘하지 못해 주요 국내 대기업의 국제거래에서도 거의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해외에서 포트폴리오를 다각도로 확대하고 전문 해외 인력을 키워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야 한다는 점에서는 일본 은행과 한국 은행의 현실은 전혀 다르지 않다. 외환위기 당시 국내에서 신한은행이 건재했던 데는 1996년 인수했던 미국 은행 ‘마린내셔널뱅크(MNB)’의 매각 차익이 상당한 기여를 했다. 단기간의 이익보다는 미래를 내다본 해외 투자가 결국은 위기에서 은행을 구하는 힘이 된다는 것이다./도쿄=윤홍우기자 seoulbird@@sedaily.com -
초저금리·달러 강세에 ‘달러보험’ 인기
경제·금융 보험 2016.08.09 16:09:32국내 금리가 역대 최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 달러화 강세 전망이 더해지면서 보험업계에서도 보험료를 달러로 내는 보험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AIA생명에 따르면 일시납 달러보험인 ‘(무)골든타임 연금보험’의 판매 실적이 올 들어 눈에 띄는 신장세를 보였다. 골든타임 연금보험은 지난 1월만 해도 월간 판매 건수와 초회보험료가 49건에 269만달러에 그쳤으나 지난 7월에는 183건에 1,114만달러로 4배 이상 늘어났다. 골든타임 연금보험은 달러화 예금통장을 보유한 소비자들이 달러화 예금으로 보험료를 납부하는 방식으로, 국내에서는 외국계 생보사인 AIA생명과 알리안츠생명 등이 달러보험을 취급하고 있다. AIA생명의 골든타임 연금보험의 경우 지난 2009년 첫 선을 보였으며, 누적 판매 실적은 지난 7월 말 기준 3억 달러에 달한다. 일반적으로 연 1% 내외에 불과한 은행권의 달러예금과 달리 가입시점의 공시이율(8월 현재 2.15%)을 확정 금리로 10년간 지급한다. 또 10년 이상 유지시 비과세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이재상 AIA생명 B2B영업부문장은 “초저금리가 지속 되는 가운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감,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에 따른 불확실성 증가, 중국의 경기둔화 등으로 달러화 강세가 이어지면서 올 들어 판매실적이 호조를 보였다”며 “고액 자산가는 자녀나 손주의 유학 및 결혼자금으로, 일반 투자자는 생활 및 노후자금 마련을 목적으로 가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 -
P2P대출업체 '8퍼센트' 최저금리 보상제도 시행
경제·금융 금융가 2016.08.08 09:26:25개인간(P2P) 금융직거래 플랫폼인 8퍼센트는 신용등급 1~7등급 대출자를 대상으로 최저금리 보상제도를 시행한다고 8일 밝혔다. 이는 8퍼센트의 P2P대출을 이용한 고객이 다른 금융기관에서 0.01%라도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을 경우 보상금 10만원을 지급하는 것이 골자다. 최저금리 보상제는 8일부터 이달 31일까지 실행된 대출에 적용되며, 실행일로부터 30일 이내에 신청하면 된다. 8퍼센트 관계자는 “최저금리 보상제는 신용 1~7등급자를 대상으로 한 대출상품 중에서 금융권 최초로 이뤄지는 보상제도”라고 말했다. 타 금융기관에서 더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은 대출 고객은 카카오톡(@@8퍼센트론) 또는 전화(02-2055-1188)로 신청하면 증빙서류 확인 후 10만원을 계좌로 받게 된다. 더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 (8percent.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편 8퍼센트는 1,500호 이상의 P2P대출 채권을 발행했다. 대출 이용자의 평균 신용등급은 5.2등급(KCB기준)이며 중신용자가 전체 대출자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이주원기자 joowonmail@@sedaily.com -
30만원 송금 수수료 만원 받는 은행은 어디
경제·금융 금융정책 2016.08.07 18:11:25일본 은행 지점에서 3만엔 이상을 타행으로 송금할 경우 864엔의 수수료가 발생한다. 우리나라 돈으로 따지면 고작 30만원 넘는 돈을 보내는 데 무려 9,300원가량의 수수료가 붙는 셈이다. 지난달 중순 방문한 일본 도쿄의 미쓰이스미토모은행 창구에는 이 같은 수수료 안내문이 걸려 있었다. 국내 은행들의 송금 수수료와 비교하면 4~5배가량 비싼 금액이다. 초유의 마이너스 금리 시대에서도 일본 은행들의 수익성을 방어해주는 것은 수수료 기반이다. 일본 은행들은 2000년대 초반까지 진행된 ‘은행 통폐합’이라는 빅뱅을 거쳐 3대 메가뱅크 체제로 자리를 잡은 지난 2005년부터 수수료 기반 확대를 본격 추진해왔다. 금융연구원이 분석(저성장기 일본 은행의 경험과 시사점·양원근)한 주요 국가별 은행 영업이익 대비 수수료 비중을 보면 2014년 기준 한국은 12.1%에 불과한 반면 일본은 23.4%로 한국의 두 배 수준이다. 일본 은행들은 2000년대 중반부터 은행 수익 및 영업구조가 크게 변화하기 시작했는데 그 중심에는 수수료 기반 확대가 자리하고 있다. 2000년부터 2014년까지 14년간 일본 은행의 이자수익은 매년 평균 1.1% 감소했지만 일본 은행들은 수수료 기반을 확대하고 유가증권 투자를 늘리며 수익을 보전해왔다. 기타다 요이치 보스턴컨설팅 파트너는 “일본 은행들은 초저금리 속에서 생존하기 위해 수수료 비즈니스를 크게 확대해왔다”며 “투자·신탁·보험상품 판매에 대한 수수료 비중이 굉장히 높아졌다”고 말했다. 일본 은행들은 수수료를 높게 받는 대신 그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려 노력한다. 실제 일본 금융권에서는 투자상품에 대한 불완전판매 이슈가 거의 불거지지 않는다는 게 일본 은행권 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국내 은행의 한 도쿄 주재원은 “펀드 하나를 가입하려 해도 거의 반나절 동안 상품에 대한 설명을 조목조목 들어야 하고 당일 가입을 권유하기보다는 하루 정도 더 생각을 해보고 오라고 얘기한다”며 “속전속결로 업무를 처리하지만 어떤 상품인지 잘 알지도 못하는 상태에서 투자상품을 가입시키는 국내 은행 창구의 풍경과는 확실하게 대비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서비스 산업에 대한 대우가 좋은 일본의 국가적 분위기도 은행이 수수료 기반을 확대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국내에서는 ‘은행 수수료=무료’라는 인식이 강하지만 일본의 금융사 고객들은 정당한 서비스에 대한 수수료를 당연시하는 분위기다. 또 일본 금융청과 같은 감독기관들도 사후관리·감독은 철저히 하지만 은행의 수수료 정책 등에는 개입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일본 대형 은행들은 모바일서비스 등 핀테크 분야에서는 한국 주요 은행들의 경쟁력에 오히려 뒤처져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일본은 10년 전부터 인터넷전문은행이 영업을 시작했지만 대형 은행들은 기민하게 모바일 분야로의 변화를 시도하지 않았다. 기타다 파트너는 “일본은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람이 50% 수준에 불과해 대형 은행들의 모바일뱅킹 확대에 대한 유인이 크지 않았다”며 “이에 따라 변화에 뒤처진 일본 대형 은행들이 인터넷전문은행들에 젊은층 고객을 빼앗기는 현상도 감지된다”고 말했다./도쿄=윤홍우기자 seoulbird@@sedaily.com -
[리빌딩파이낸스 2016]밀실PB...메자닌 대출...대부업과 협업...日은행 수익구조 대변혁
경제·금융 금융정책 2016.08.07 18:11:15지난 2005년 일본에서 처음으로 프라이빗뱅킹(PB) 전문 금융자회사를 설립했던 미즈호파이낸셜그룹은 최근 초부유층을 대상으로 하는 PB 서비스를 시작했다. 아직 일본 금융시장 내에서도 잘 알려지지 않은 철저한 회원제 서비스로 가입 자격과 혜택 자체가 베일에 가려져 있는 일종의 ‘블랙 PB’ 다. 국내 은행의 PB센터처럼 공개된 공간이 아닌 미로처럼 감춰진 방 안에서 아주 사적인 상담이 이뤄진다. 일본 내 초부유층을 타깃으로 하는 이 서비스는 단순히 자산관리에만 국한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형 병원과의 제휴를 통한 정기적인 건강관리부터 해외여행 알선 및 쇼핑 안내, 자녀 교육에 이르기까지 ‘토털 라이프 케어’ 형태로 서비스가 제공된다. 상속 이슈가 있는 경우 집중적인 상속세 컨설팅이 이뤄지기도 한다. 국내 은행들처럼 PB센터에서 자산가들에게 펀드나 보험 등 금융상품을 팔고 판매 수수료만 얻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자문 수수료를 받는 대신 고객이 만족할 수 있는 종합적인 서비스를 한다. 10년이 훌쩍 넘는 ‘제로 금리’ 시대를 지나 올해 들어 ‘마이너스 금리’라는 거센 파고를 맞은 일본 은행들은 국내 은행들보다 더 처절하게 생존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은행의 주요 수익이라고 할 수 있는 예대마진이 사실상 사라진 가운데 일본 은행들은 생존을 위한 수수료 수익 확보 및 새로운 대출처 발굴에 필사적이다. 영업 영역이 달랐던 도시은행과 지방은행들이 대출시장을 놓고 충돌하고,금융업의 경계는 허물어지는 모습을 보인다. 본격적으로 저금리 시대가 도래하면서 일본의 전철을 밟고 있는 국내 은행들이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대목이다. 수익에 목마른 일본 은행들의 최근 영업 동태를 보면 △중소기업 오너 및 노령층 등을 상대로 한 특화된 PB 서비스 △대출과 투자가 섞인 메자닌 형태의 기업대출 △대부업체와 연계한 중금리 대출 등이 눈에 띈다. 노령층 기업가들을 상대로 한 일본 은행들의 PB 서비스는 국내 은행들과는 확실히 차별화된다. 무려 1,300조엔이 넘는 일본의 개인 금융자산 중 60%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연령층이 60세 이상 시니어들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일본에서는 매년 약 50조엔의 유산 상속이 이뤄지고 있어 ‘상속세 컨설팅’은 은행 PB의 핵심적인 업무 중 하나다. 일본은 ‘3대에 걸쳐 상속을 하면 재산이 다 없어진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로 상속세 부담이 크다. 도쿄 보스턴컨설팅그룹의 기타다 요이치 파트너는 “일본 부유층의 니즈는 자산을 증식하는 것보다는 지키는 게 핵심”이라며 “본인의 재산과 기업을 자녀에게 상속하는 것에 더 관심이 크기 때문에 세금을 절감하는 방법을 짜오는 것이 은행 PB의 주요 업무이고 그 대가로 수수료를 받는다”고 말했다. 일본 금융권의 또 다른 관계자는 “일본의 PB들은 주식 부자인 일본 중소기업 오너들의 특성에 맞게 다소 편법적인 상속세 컨설팅도 진행한다”며 “예를 들어 상속 시점에 맞춰 해당 기업의 은행 차입을 증가시켜 주식 가치를 떨어뜨리고 상속세 부담을 낮추는 것인데 그와 같은 일련의 거래에서 은행에 수익이 발생하게 된다”고 귀띔했다. 기업대출은 주로 부동산 개발이나 매입 중심으로 이뤄지는데 대출과 투자를 병행하는 ‘메자닌 방식’의 대출이 최근 일본 대출시장의 주요 흐름이다. 일본은 절반이 넘는 기업들이 무차입 경영을 하고 있어 은행이 기업대출을 확대하기가 쉽지 않다. 더구나 은행의 수익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이 1% 미만에 불과해 대출을 통해 수익을 내는 데도 한계가 분명하다. 이에 따라 일본 은행들은 부동산 개발 시 일정 부분은 대출을 하고 일정 부분은 지분투자를 하는 식으로 수익을 보전하고 있다. 강희택 우리은행 도쿄지점장은 “예를 들어 빌딩을 하나 매입할 때 은행에서 70% 정도 자금을 조달한다면 은행이 50%는 일반대출을 해주고 20%는 직접 지분투자를 하는 식으로 대출상품을 설계하는 것”이라며 “예대마진은 낮지만 지분투자를 한 부분에서 배당 등의 수익이 발생하면서 전체적인 수익 규모를 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 은행들의 또 다른 생존법은 대부업체와 연계한 중금리 대출이다. 금융시장에서 가장 상단에 있는 금융회사와 가장 말단에 있는 금융회사의 협업 시스템인 셈이다. 일본 정부는 대부업체를 은행 지주회사 안으로 끌어들여 금융의 수직계열화를 이루는 금융정책을 실시했고 이에 따라 대부분의 대부업체들이 은행 안에 편입돼 있다. 일본 은행들은 자회사인 대부업체에 돈을 빌려주고 수익을 얻거나 은행들이 직접 저신용자에게 대출을 하되 신용평가를 대부업체에 의뢰하는 식으로 대부업체와 ‘윈윈’하는 수익구조를 만들어가고 있다. 대출심사, 연체율 관리 등 대부업체의 특화된 노하우가 대형 은행 안에 들어오면서 대부업체 시장이 은행의 수익원으로 바뀌는 결과를 이뤄낸 것이다. 진옥동 SBJ(Shinhan Bank Japan) 대표는 “한국도 최근 은행 중심의 중금리 대출을 확대하고 있지만 대부업체까지 연계된 수직계열화는 이루지 못하고 있다”며 “대부업체를 은행 지주회사 안에 끌어들여 은행의 수익을 보전하는 한편 고금리 대부시장을 없앤 일본의 금융정책은 참고해볼 여지가 크다”고 말했다 ./도쿄=윤홍우기자 seoulbird@@sedaily.com -
"마이너스 금리에도 대출수요 없어요" 日은행 수수료·해외진출서 살길 찾다
경제·금융 금융가 2016.08.07 18:11:07“3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최저 0.5% 수준에 불과한데 주택 구입 수요는 지난해보다 더 떨어졌습니다” 지난달 중순 일본을 대표하는 도쿄 긴자 거리. 미쓰비시도쿄UFJ은행·미즈호은행 등 일본 대형은행 지점들이 밀집된 일본의 중심부는 관광객들만 득실거릴 뿐 은행 창구는 한산하기만 했다. 올해 들어 일본중앙은행(BOJ)이 초유의 마이너스 금리까지 도입하며 돈을 풀었지만 은행 대출시장은 되려 위축된 모습이다. 실제 주담대 금리가 사실상 0% 수준에 가까워졌는데도 일본에서는 은행 돈을 빌려 집을 사려는 수요를 찾기 힘들다. 가계대출 규제 속에서도 국내 은행들의 주담대 증가세가 여전히 가파른 것과는 극명히 대조된다. 마이너스 금리 도입 이후 오히려 화제가 된 것은 일본 내 ‘개인금고’ 열풍. 한마디로 예금도 하지 않고 돈을 집에 쌓아둔다는 것이다. 국내 시중은행의 도쿄지점장은 “은행에 예금으로 맡기면 수수료 등으로 오히려 돈을 떼일 수 있다는 불안감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999년 전 세계 최초로 제로금리를 도입한 후 올 들어 마이너스 금리 시대까지 도래한 일본 금융시장은 과연 이런 환경에서 금융사가 생존할 수 있느냐는 질문을 던져주는 곳이다. 도쿄 보스턴컨설팅그룹의 기타다 요이치 파트너는 “마이너스 금리가 일본 금융시장의 패러다임을 또 한번 바꾸고 있다”며 “저금리 시대가 본격 도래한 한국 금융시장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전했다. 기업대출 역시 쉽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절반이 넘는 일본 기업들이 무차입 경영을 이어가고 있어 은행이 새로운 대출처를 발굴하기도 힘들다. 하지만 이 같은 처절한 금융환경에서도 일본 은행들의 대외적인 지표는 뚜렷이 성장하고 있다. 올해 마이너스 금리의 역풍을 맞으며 수익성이 떨어지기는 했으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난해까지 일본 은행의 당기순이익 추이는 국내 은행의 성장률을 크게 웃돈다. 미쓰비시도쿄UFJ은행·미즈호은행·미쓰이스미토모은행 등 3대 메가뱅크가 이끄는 일본 금융시장이 살아남는 비결은 수수료 기반 확대와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한 해외 진출이다. 서울경제신문은 창간기획 ‘리빌딩 파이낸스 2016-초저금리 시대 금융산업의 길’을 통해 일본 금융사들의 생존 노력을 조망하고 국내 금융사들의 초저금리 시대 대비 상황을 짚어본다. /도쿄=윤홍우기자 seoulbird@@sedaily.com -
[서울 전월세 전환율 6개월째 제자리] 저금리에 월세 주택 늘고 임대수요 매매로 전환도 원인
부동산 건설업계 2016.08.05 18:28:52서울 전월세 전환율이 변동 없이 6개월을 이어오는 것은 최근의 주택 시장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특히 최근 서울 인근 신도시 입주 물량이 늘고 임대 수요가 매매로 돌아서면서 전셋값 상승세가 주춤해진 것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5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서울시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107.1을 기록해 올해 들어 1.4포인트 증가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 5.3포인트 오른 것과 비교하면 4분의1 수준이다. 실제로 위례신도시와 하남 미사강변도시 입주 영향을 고스란히 받고 있는 강동구와 송파구 아파트 전셋값은 최근 5,000만~1억원가량 조정을 받고 있다. 강동구 암사동 L아파트 84㎡(전용면적 기준)형은 올해 초 5억4,000만~5억5,000만원에 거래됐지만 현재 호가는 5억원 정도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전문위원은 “지금까지 전월세 전환율이 떨어진 것은 전세보증금은 오르는데 전환되는 월세 수준이 이를 따라잡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결국 전셋값 상승세가 멈추면서 전환율도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저금리 상황이 지속되면서 월세 주택 공급이 늘고 있지만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하는 수요도 함께 늘어 월세 가격에 큰 변동이 없다는 것도 또 다른 이유다. 실제로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서울 주택 전월세 거래 건수는 25만2,631건으로 이 중 월세 거래는 11만1,572건에 달해 전체의 44.2%를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월세 거래 비중은 40.3%로 올해보다 3.9%포인트 적었다. 서울시에서 해마다 26만가구 안팎의 전월세 거래가 진행되는 것을 고려하면 1만가구 이상 월세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아울러 최근 1~2년간 수도권 분양 시장이 활황을 겪으면서 전월세 수요가 매매 수요로 전환한 것도 전월세 수요를 분산시킨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최근 전월세 시장이 안정화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비수기 영향과 함께 주택 수급 여건이 다소 나아졌기 때문”이라며 “매매 시장에서 집값 기대감이 낮아져 전셋값 상승세에 제동을 건 것도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박성호기자 junpark@@sedaily.com ◇용어설명 - 전·월세 전환율 ‘전월세전환율’이란 전세보증금을 월세로 전환할 때 적용되는 비율이다. 예컨대 전세보증금 3억원인 주택을 월세 125만원과 보증금 5,000만원으로 변경한다고 가정하면 연간 전월세전환율은 6%가 된다. -
저금리의 역설...은행, 혼합형 주담대로 수익 짭짤
경제·금융 은행 2016.08.03 18:15:02“은행들은 향후 몇년간 기준금리 변동 여부에 상관없이 안정적 수익 포트폴리오를 확보해 놓았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최근 기자와 만나 올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실적개선을 자신했다. 이 같은 확신의 근거에는 금리 변동 여부와 상관없이 안정적 수익을 보장해주는 혼합형(5년간 고정금리 후 변동금리 전환) 주택담보 대출이 있다. 다만 저금리가 고착될 경우 은행이 지금처럼 희희낙락 하기만은 힘들 것이라는 분석도 있어, 주담대 잔액이 포화상태에 이를 것으로 예측되는 2020년 이후가 고비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국내 은행 대출채권 중 유동화 잔액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500조8,976억원으로 전체 은행 대출의 35%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농협·기업 등 6대 은행의 지난달 주담대 잔액이 4조2,018억원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관련 비중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은행들은 혼합형 주담대 상품을 위주로 팔아 수익은 늘리고 위험은 어느 정도 헤징(hedging)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은행들은 2014년부터 가계부책 대책에 따라 금융 당국으로부터 고정금리 대출로 인정받는 혼합형 상품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금융 당국은 올해 말까지 전체 주담대에서 고정금리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을 40% 이상으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서울경제신문이 이날 시중은행 창구를 둘러본 결과 만기까지 금리가 고정되는 상품은 혼합형 상품보다 금리가 0.5%포인트가량 높거나 아예 상품을 팔지 않는다는 곳도 있어 사실상 혼합형 주담대 말고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이 때문에 은행 고정금리 대출 상품 중 혼합형 상품 비중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4년 89%에 달했으며 최근에도 비슷한 수준으로 전해졌다. 혼합형 상품은 금리 인하기에 되레 큰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다. 실제 한국은행이 2014년 8월 이후 기준금리를 다섯 차례 낮춰 2014년 초기에 대출을 받은 이들은 가만히 앉아서 1.25%포인트가량 높은 금리 부담을 져야 한다. 그만큼 은행 측 이익은 커진 셈이다. 한국은행이 올 하반기에 최소 한 차례 이상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어 혼합형 상품 판매 비중을 늘린 은행들로서는 이익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들은 향후 금리 상승기에도 초기를 제외하고는 혼합형 상품 판매에 따른 수익 확대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혼합형 상품의 경우 5년 이후에는 자동으로 변동금리로 전환되기 때문에 은행들로서는 기준금리 상승에 따른 초기 리스크만 부담하면 되는 구조다. 특히 주담대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 규제 때문에 주택가격이 30% 이상 폭락하지 않는 한 원금을 대부분 회수할 수 있는 구조로 은행 실적의 ‘시한폭탄’인 충당금 문제도 사실상 없다. 이같이 혼합형 주담대 상품이 떠받쳐준 영향으로 올 상반기 국민·신한·우리·KEB하나 등 국내 4대 은행의 당기순익은 평균 20% 가까이 늘었다. 문제는 저금리가 장기화될 때이다. 실질 금리가 마이너스 대인 일본처럼 우리나라도 저금리 기조가 앞으로도 상당 기간 지속되는 상황에서 혼합형 상품이 변동금리로 전환되는 시점이 되면 은행 수익이 급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변동금리 상품은 은행 간 조달금리를 바탕으로 한 ‘코픽스’를 기준금리로 하기 때문에 은행들로서는 금리가 바닥인 상황에서 변동금리 전환자가 갑자기 늘어날 경우 향후 수익에 빨간불이 켜질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해 가산금리를 올려 받는 식으로 수익 보전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은행들은 최근 한달간 혼합형 주담대의 기준금리가 되는 5년채 금융채 금리가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가산금리를 최대 0.2%포인트 높이며 수익성 제고에 나서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이 디지털 부문 강화와 글로벌 시장 진출 등으로 신규 활로를 찾고 있는 것은 저금리가 장기화될 경우 마땅한 해법이 없기 때문”이라며 “가산금리를 높이는 것 또한 임시 처방이 될 수 있지만 은행 간 경쟁 체제에서는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양철민기자 chopin@@sedaily.com -
깊어지는 초저금리 시대… 6월 은행 예금·대출 금리 나란히 사상 최저
경제·금융 경제동향 2016.07.28 12:00:00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 등의 영향으로 은행의 저축성 수신 금리와 대출 금리가 나란히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은이 28일 발표한 ‘6월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지난달 신규취급액 기준 은행의 저축성 수신 금리는 1.44%, 대출 금리는 3.31%로 각각 사상 최저치 기록을 경신했다. 한은은 6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시장의 예상과 달리 기준금리를 전격적으로 인하한 바 있다. 특히 대출 금리의 하락 폭이 컸다. 기업과 가계, 기다 공공 비영리기관 등의 가중평균 대출 금리는 전월대비 0.14%포인트 하락했다. 대기업 대출 금리가 3.41%로 전월대비 0.21%포인트 떨어진 게 가장 영향이 컸다. 중소기업 대출은 0.07%포인트 내린 3.64%를 기록했다. 가계대출 금리는 0.12%포인트 내린 주택담보대출 금리 영향으로 전월대비 0.10%포인트 내린 3.06%를 나타냈다. 규모가 작은 공공 및 기타대출 금리는 0.48%포인트 내린 2.84%를 기록했다. 한국은행 최영엽 부국장은 “기준금리 하락으로 인한 시장금리 하락에다, 대기업 대출의 경우 우량 대기업 중심으로만 대출이 나가다 보니 금리가 떨어지는 효과가 컸다”고 설명했다. 잔액을 포함한 은행 전체 대출의 금리도 전월 대비 0.04%포인트 내린 3.44%로 역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저축성 수신금리도 전월대비 0.10%포인트 떨어진 1.44%로, 사상 최저 수준까지 낮아졌다. 순수 저축성예금(1.43%)이 0.10%포인트, 양도성예금증서(CD) 등 시장형 금융상품(1.49%)이 0.11%포인트 각각 내렸다. 비은행 금융기관의 가중평균금리를 살펴보면 상호저축은행의 저축성 수신금리와 대출금리만 올랐다. 한은 관계자는 “저축은행이 저금리 상황에서 예금유치 경쟁을 벌이면서 금리를 올렸고, 대출의 경우 가계대출 금리는 소폭 내렸지만 기업대출 금리가 오르면서 전체 금리가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김상훈기자 ksh25t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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