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전시관람 일정 짜드립니다
전시2025.01.2805:00:00
2025년은 을사년 푸른 뱀의 해다. 흔히 ‘징그러운 뱀’이라고 하지만 십이지에서 뱀은 지혜를 상징하고, 허물 벗고 다시 태어나는 속성은 신성하게 여겨졌다. 올해 미술계는 뱀의 지혜와 재생·부활의 미덕을 경험할 수 있을 듯하다. 경기침체로 미술품 거래 시장은 ‘위축’이 이어질테지만, 지혜로운 미술 애호가들은 좋은 전시를 섭렵하며 실력 쌓고 도약하기에 더없이 좋은 기회다. 일 년 내내 거장들의 전시를 만날 수 있는 ‘별들의 전쟁’이 벌어지며, 몇 년 새 이어져 온 ‘여성미술가’에 대한 관심도 계속될 전망이다. 짝수해 광주
조선시대에도 우리는 ‘배달의 민족’이었다? [미미상인]
전시
2025.01.10
10:04:27
요즘은 흔한 일상생활이 된 음식 배달, 과거 조선시대에도 음식 배달 문화가 있었습니다. 바로 조선 왕실에서였죠. 지금은 오토바이로 음식 배달을 하지만, 우리 선조들은 어떻게 음식을 배달했을까요? 국가유산청 국립고궁박물관과 궁중음식문화재단이 국립고궁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진행 중인 특별전 ‘궁중음식, 공경과 나눔의 밥상’에서 그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전시는 오는 2월 2일까지 진행됩니다. ◇왕실 음식
조선 왕실 음식 문화는 어땠을까…‘궁중음식 특별전’ [미미상인]
전시
2025.01.07
07:00:00
“조선왕조실록에 따르면, 임금이 먹는 홍합에 모래가 있어서 관련 숙수(熟手·음식을 만드는 사람)가 곤장을 맞은 뒤 유배를 가기도 했어요.” 조선시대 궁중의 남성 요리사인 숙수는 요즘 말로 ‘미슐랭 셰프’나 다름 없다. 왕의 입맛을 충족시킬 수라상을 만들려면 섬세한 손맛을 지닌 능력자여야 하기 때문이다. 숙수가 만들었다는 궁중음식을 서울 한복판에서 만날 수 있다. 국가유산청 국립고궁박물관과 궁중음식문화재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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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2017.09.08 15:19:42여름이 떠나서 가을이 온 건지 쳐들어온 가을에 여름이 쫓겨간 건지는 알 수 없으나, 가을이 왔다. 영원할 것처럼 기고만장하던 여름은 안녕조차 남기지 않았고, 가을은 도둑처럼 몰래 숨어와 더위를 싹 쓸어갔다. 때가 되어 철이 바뀌는 것을 수십 차례 겪었음에도, 계절이 바뀔 때마다 당혹스러운 마음은 매번 반복된다. 그래서 그림 하나를 꺼내 본다. 신라의 솔거, 고려의 이녕(李寧)과 더불어 우리나라 회화사의 삼대가(三大家)로 꼽히는 안견(1410년 경~1464년 이후)의 ‘사시팔경도(四時八景圖)’다. 사계절의 변화를 별스럽지 않게 그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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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2017.09.01 14:42:04문재인 대통령의 취임을 기념한 우표첩이 발행과 동시에 ‘완판’됐고 예약을 받아 다음 달까지 제작될 추가 발행분은 약 25만 부에 달한다. 우표 속에는 대통령의 어린 시절부터 결혼식과 취임식, 웃고 울며 때로는 비장하고 때로는 침통한 표정까지 다양한 얼굴이 담겨 있다. 왕조시대의 국왕과 민주주의 국가의 대통령은 전혀 다른 성격의 지도자이나 한 나라를 대표하는 최고 권력자라는 공통 선상에서 봤을 때, 조선에서는 상상도 못했을 일이다. 왕을 그린 그림을 어진(御眞)이라고 한다. 지엄한 왕의 얼굴을 감히 그릴 수가 없다 하여 어좌(御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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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2017.08.25 15:58:54계절이 바뀌는 시기라 그런지 “옷장이 가득해야 든든하다”는 이가 있는가 하면 “냉장고가 꽉 차면 걱정이 없다”는 사람, “지갑이 두둑해야 안심”이라는 사람도 있다. 채우고 싶은 곳은 제각각일진대 그 중 “책장이 빽빽하면 행복하다”는 이들도 있을 터. 책 사랑이 유난했던 인물이 바로 조선 르네상스의 군주 정조(1752~1800·재위 1776~1800) 임금이다. 그는 책과 책장을 소재로 ‘책가도(冊加圖)’라는 한국 고유의 그림 분야를 개척하게 한 최고의 예술 후원자였다. 조선에서는 예조 산하 도화서가 왕실과 정부를 위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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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2017.08.18 18:09:07사과가 익어가는 계절이 왔다. 늦봄 사과꽃이 떨어지고 한여름을 온몸으로 견딘 풋사과는 더위가 한풀 꺾이는 처서(8월 23일)를 전후로 붉은 옷을 챙겨 입는다. 사과하면 대구다. 기후 변화로 사과 주산지가 북상하고 대구의 사과 생산량이 줄어들었다고 하지만 그래도 사과는 대구의 명물이다. 대구 북구 산격2동에는 ‘이인성 사과나무거리’라는 벽화거리가 조성돼 있다. ‘조선의 고갱’이라 불리는 천재화가 이인성(1912~1950)을 기억하는 명소다. 그 이름의 계기가 된 이인성의 1942년작 ‘사과나무’는 늦여름 요맘때 빨갛게 물들기 시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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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2017.08.11 14:51:13“해방(解放)이다.” 1905년 을사늑약으로 일본에 외교권을 박탈당한 대한제국은 1910년 8월 29일 주권을 완전히 빼앗긴 후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에서 패하고 무조건 항복을 선언한 1945년 8월 15일까지 꼬박 36년간 식민지배를 겪었다. 그 암흑 같은 시절에서 빛을 되찾은 날이 바로 광복절이다. ‘해방고지’는 그 기쁨의 순간을 그리고 있다. 제목에는 천사가 동정녀 마리아의 임신을 알리는 ‘수태고지’와 같은 작법이 쓰였다. 그림 왼편에서 맨발로 달려오는 하얀 한복 입은 두 여인이 해방의 소식을 전하는 중이다. 얼마나 좋았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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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2017.08.04 16:00:00한여름 무더위가 최고조에 올랐고, 여름 휴가철도 절정을 맞았다. 휴가지에서의 시원한 기억, 뜨거운 추억을 가슴 속이나 휴대폰 사진첩에만 넣어두기엔 아쉬움이 진하다. 그런 마음이야 조선의 선비도 다를 바 없었으니 진재 김윤겸(1711~1775)은 50대의 어느 여름에 다녀온 영남지역의 명승 14곳을 화폭에 담았다. 동아대학교 석당박물관이 소장한 보물 제1929호 ‘영남기행화첩’이다. 그 첫 그림인 몰운대(沒雲臺)는 부산 다대포해수욕장 인근, 바다로 비죽 튀어나온 땅이다. 원래는 섬이었지만 낙동강 토사가 쌓여 육지와 연결된 곳으로 언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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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2017.07.28 17:50:42유난히 기분 좋은 날이 있다. 알람이 울리지도 않았건만 자연스럽게 눈이 떠졌고, 털어 말린 머리가 뜻대로 자리 잡았으며, 무심코 집어든 양말이 바지 색과 썩 잘 어울리는 데다 출근길 지하철이 기다리지 않게끔 맞춰 도착했다. 딱히 특별할 일 없지만 그런 소소함에 기분이 좋아서, 준비 부족한 기획안이나 심지어 계획안 했던 사랑 고백까지도 받아들여질 듯한 그런 날이 있다. 요절한 화가 최욱경(1940~1985)의 1977년작 ‘환희’는 꼭 그런 기분 좋은 날의 일기 같은 그림이다. ‘환희’라는 단어의 의미는 엄청난 큰 기쁨이지만,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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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2017.07.21 18:08:13눈이 부시게 푸르른 자연 속에 한 남자가 동그마니 섰다. 그를 둘러싼 쪽빛(藍色)이 산이어도 좋겠고, 물이어도 좋겠지만 실상은 가지 늘어뜨린 버드나무다. 한국 현대 동양화단의 대표작가 남정(藍丁) 박노수(1927~2013)가 1980년에 그린 ‘류하(柳下)’, 즉 ‘버드나무 아래서’라는 작품이다. 짙은 파란색 덕분에 눈으로 보기만 해도 온몸이 시원해지는 기분이다. 더운 날씨 탓인지 마치 공기청정 기능을 탑재한 에어컨의 찬바람을 만난 것처럼 반갑다. 자연을 그린 것이건만 기계 바람에 빗댈 정도로, 요즘은 어디를 가야 저토록 맑고 청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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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2017.07.14 16:18:44“히틀러 암살미수 사건이 발생한 1932년 7월 20일에 나는 대한민국 서울에서 어머니와 아버지의 아들로, 그리고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손자로 태어났다. 음력으로 하면 6월 17일(스탈린에 대항하는 봉기일)이다. 한국 전통에 따라 집에서는 음력 6월 17일에 생일을 축하해주었다. 하지만 학교 서류와 여권에는 7월 20일이 내 공식적인 생일로 기록되어 있다. 나는 이 날을 더 좋아했는데, 왜냐하면 독일국민이 히틀러에 저항한 날이기 때문이다. 스탈린 때문에 흘린 피는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처럼 6월 17일 뿐만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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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2017.07.07 15:43:15‘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즐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이 아마도 이쯤 아니겠나. 시인 정지용(1902~1950)이 대표작 ‘향수’를 통해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읊조리던, 애틋한 꿈에서 깨기 싫어 지그시 눈감게 한 그 풍경이 여기 있다. 딱 요맘때 초여름 날씨인 듯 짙푸른 녹음이 산과 논을 가른다. 운보 김기창(1913~2001)의 그 유명한 ‘청록산수’ 중 하나인 1981년작 ‘투망’이다. 화가는 가장 좋아하는 색인 청록을 중심으로 화면의 반 이상을 산으로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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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2017.06.30 16:19:31단원 김홍도(1745~1806년 이후)는 주로 남자를 그렸고, 혜원 신윤복(1758~생몰년 미상)은 여인을 많이 그렸다. 단원의 호방한 필치가 남성적이라면 혜원 신윤복의 섬세한 붓질엔 여성적이라는 평이 따른다. 오죽했으면 신윤복을 여장남자로 설정한 드라마가 방송됐을 정도다. 굳이 둘의 풍속화를 나누고 비유하자면 김홍도의 그림은 백자, 신윤복의 그림은 청자 느낌이 아닐까 한다. 투박하게 만든 듯하지만 장인의 노고가 짙은 백자는 손으로 쓰다듬고 싶고 편히 옆에 둘 만하다. 반면 정교한 기법과 화려한 장식으로 한껏 멋을 낸 청자는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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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2017.06.23 17:52:55‘행복한 가정은 모두 비슷하게 닮았지만, 불행한 가정은 불행한 이유가 각각 다르다.’ 레프 톨스토이는 그 유명한 소설 ‘안나 카레니나’의 첫 장을 이렇게 시작한다. 행·불행의 여부는 차치하고, 별스러울 것 없는 일상의 희로애락은 예나 지금이나 엇비슷하다는 게 맞는 말 같다. 수확의 기쁨은 다소간 고된 몸도 힘을 내게 하고, 흥미진진한 씨름판은 좌중의 눈을 끌어모으며, 신명 난 무동의 춤사위는 보는 사람까지 어깻짓 하게 만든다. 톨스토이가 ‘안나 카레니나’ 한 편에 150여 명 등장인물을 집어넣어 19세기 후반 러시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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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2017.06.16 15:43:54프랑스 루브르미술관에 걸려있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는 작은 그림이지만 속내 모를 오묘한 미소로 마법을 부려 관람객을 붙든다. 어디를 보고, 왜 웃는지, 웃고 있기는 한 건지, 만족한다는 뜻인지 유혹하겠다는 것인지 종잡을 수 없다. 연애 시작하는 사람 마냥 그 속을 알고 싶어 안달 나고 또 보고 싶게 만든다. 또 다른 명작인 오귀스트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은 원래 ‘지옥의 문’의 한 부분으로 만들어진 시인(詩人)이었으나 따로 떼 크게 제작됐고, 지옥에 몸을 던질지 고심하는 인간의 실존을 탁월하게 묘사한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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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2017.06.09 16:09:16의지할 데 없는 대나무가 세찬 바람을 앞에 홀로 맞서고 있다. 뒤에 선 대나무는 휘청이는 몸을 가까스로 뿌리에 의지했다. 파다닥거리는 댓잎에서 바람의 기세가 느껴진다. 뒤로 젖힌 이파리는 찢어질 듯 위태롭다. 애초 자리 잡고 뿌리 내린 곳이 거친 바위틈이었으니 누굴 탓하겠는가, 이것이 대의 숙명인 것을. 한국 회화사를 통틀어 최고의 묵죽(墨竹) 화가로 평가받는 이정(李霆·1554~1626)의 대나무 중에서도 단연 으뜸으로 손꼽히는 ‘풍죽(風竹)’이다. 그림 속 대나무는 총 네 그루다. 담묵(淡墨)으로 희미하게 그려 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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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2017.06.02 19:02:28껍질을 뚫고 나온 죽순(竹筍)에서 승천하는 용의 기세가 느껴진다. 그림 한 폭에 대나무의 생애가 모두 담겼다. 화면 맨 오른쪽이 갓 나온, 그래서 제일 야들야들한 죽순이다. 보통의 나무들은 커가면서 일 년 치씩 나이테를 만들지만, 죽순은 껍질을 벗으며 대나무 마디, 즉 죽간(竹幹)의 형태를 잡아간다. 죽순 시절의 껍질을 늘어뜨린 두 번째 대나무는 그 성장해 가는 과정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그리하여 추위가 몰아쳐도 홀로 꼿꼿함을 지키는 세한고절(歲寒孤節) 대나무의 틀을 잡아간다. 돋아난 댓잎이 싱싱한 전성기 대나무보다 실상 더 아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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