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집값이 상승하고 가계부채도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면서 한국은행이 금융불균형 누적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금융불균형이 축적될 경우 중장기적으로 금융위기가 발생하거나 경기침체를 겪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한은은 금융불균형 위험이 누적될 가능성에 유의하면서 금융안정 상황을 면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경고했다.
10일 한은은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의결한 뒤 열린 설명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한은은 매년 2회 이상 통화신용정책 결정 내용과 배경, 향후 정책방향 등을 정리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작성해 국회 제출한다.
한은은 보고서를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에 대응해 통화정책을 적극적으로 완화한 결과 실물경제에 미칠 수 있는 부정적 효과를 상당부분 완화한 것으로 평가했다. 금융상황 개선에 도움을 주면서 기업 자금사정을 개선해 투자가 위축되지 않도록 기여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주택가격 오름세와 가계부채 증가세 확대로 인한 금융불균형 위험 누적에 대한 우려도 나타냈다. 주택가격 상승폭이 최근 수도권과 지방에서 모두 확대되고 있고, 전세가격도 수급불균형으로 높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는 진단이다. 이에 주택구입 및 전세자금 수요에 주식투자자금 수요가 겹치면서 가계대출 증가세가 크게 확대됐다.
한은은 정부의 부동산 대책에도 단기적인 수급불균형 우려, 완화적 금융여건 지속 등으로 주택가격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가 높은 만큼 주택관련대출이 당분간 높은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가계부채가 주요국 대비 높은 수준인데도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주택시장으로의 자금흐름, 가계부채 증가 등 금융안정 상황을 면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상형 한은 통화정책국장은 “당분간 주택시장으로 자금 유입이 지속되면서 가계대출이 당분간 예년 수준을 상회하는 증가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가계대출 연체율이나 대출 분포를 보면 단기적으로 부실화될 가능성은 낮지만 분명히 중장기적으로 금융안정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조지원기자 j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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