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9호선 삼전역이 인접한 초역세권 단지인 송파구 잠실동 ‘잠실현대아파트’가 리모델링 조합 설립을 마치고 본격적인 사업 추진에 나섰다. 송파구 문정동 ‘문정현대아파트’도 최근 리모델링 조합 설립 인가를 받는 등 1990년대 높은 용적률로 지어진 강남 3구 아파트 단지들의 리모델링 사업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22일 정비 업계에 따르면 송파구청은 지난 18일 잠실현대아파트 리모델링추진위원회에 조합 설립 인가 승인을 통보했다. 추진위는 지난해 12월 21일 조합 창립 총회를 개최한 데 이어 조합 설립 인가까지 받으며 사업 추진에 탄력을 받게 됐다.
1990년 준공된 잠실현대는 9호선 삼전역에 인접한 초역세권 단지다. 3개 동으로 구성된 아파트 주변에는 잠전초·삼전초·영동일고와 송파둘레길탄천길·석촌호수 등이 인접해 있다. 조합 측에 따르면 지하 1층~지상 15층, 336가구에서 리모델링을 통해 지하 3층~지상 16층의 365가구 규모로 재탄생한다.
당초 잠실현대는 리모델링으로 50가구를 늘릴 계획이었으나 29가구를 늘리는 쪽으로 선회했다. 조합 관계자는 “분양가상한제 등 사업성을 고려해 29가구만 늘리는 방향으로 조합원 의견이 모아졌다”며 “조만간 총회를 열고 변경안을 통과시킬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분양 물량이 30가구 미만일 경우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지 않는다.
같은 송파구의 문정현대아파트도 21일 구청으로부터 리모델링 조합 설립 인가 승인을 받았다. 1991년 용적률 270%에 1개 동으로 지어진 문정현대는 문정역 역세권에 위치했다. 문덕초등학교·문정중학교와 문정근린공원·연화근린공원 등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송파구에서는 최근 리모델링 사업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1990년대 용적률 200% 내외로 지어진 아파트가 대다수다. 준공 30년이 지나 재건축 대상이지만 높은 용적률로 재건축 사업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해 리모델링을 선호하고 있다. 구에 따르면 현재 송파구에서는 9개 아파트가 리모델링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리모델링 사업은 재건축보다 안전진단 기준이 유연하고 초과이익환수제도 적용받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건축 기간도 1~2년으로 짧다. 앞서 서울시가 ‘2025 서울시 공동주택 리모델링 기본계획’ 재정비안을 마련하며 리모델링 용적률 완화를 명문화하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도 ‘리모델링 추진법’을 제정해 안전 진단 및 안정성 평가 절차를 개선하겠다고 밝히면서 리모델링 훈풍이 불고 있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리모델링은 사업 비용도 적게 들고 건축 기술 발달로 평면도 고급화가 가능해져 인기를 얻고 있다”면서 “국토교통부에서 검토 중인 내력벽(건물 하중을 받치거나 이를 분산하기 위한 벽) 철거 완화 기대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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