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현 경기 상황에 대해 ‘부진’, ‘회복 지연’ ‘불확실성 확대’ 등 부정적 표현을 동원해 평가했다. 통상 정부는 경기의 긍정적인 면을 부각한다. 정부 조차 부정적 진단을 내놓으면서 경기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8일 기획재정부는 ‘11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을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노트 7 판매 중단, 폭염 효과 등 전월 특이요인 소멸 등으로 소비, 투자 등 내수가 조정을 받으면서 생산도 부진한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또 “코리아 세일페스타 등 정책효과, 기저 효과 등으로 10월 중 내수가 반등할 전망이지만 미국 대선,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Brexit), 가계·기업 경제심리 회복 지연 등 불확싱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는 한 달 전 그린북과 차이가 나는 것이다. 기재부는 10월 그린북에서 “소비·투자 등 내수가 다소 반등했다”며 “경기 회복세가 공고하지 않은 모습”이라고 밝혔다. 또 “미 대선 및 금리 인상 가능성, 청탁금지법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일부 업계 파업 장기화 등이 경기회복세를 제약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경기 회복세’라는 표현을 썼지만 11월호에는 이 같은 표현이 빠졌다.
소비지표 속보치는 혼조세를 나타냈다. 우선 국산 승용차 판매량은 10월 전월대비 11.5% 하락했다. 승용차 판매량 증감률은 7월부터 4개월 연속 두 자릿수 마이너스 행진을 보이고 있다. 6월 말 승용차 개별소비세 인하 조치가 종료된 여파다. 휘발유, 경유 판매량도 2.9% 감소했다. 9월의 6.2% 증가세에서 하락 반전했다. 반면 코리아세일페스타의 영향으로 백화점 매출액은 5.6% 뛰어 9월의 4.2% 증가세에서 확대됐고 할인점 매출액도 4.8% 늘어 전월의 0.4% 감소세에서 상승세로 돌아섰다. 카드 국내 승인액도 12.4% 증가해 9월의 9.1%에서 확대됐다.
/세종=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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