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투자은행(IB)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미래에셋대우(006800)와의 통합을 앞둔 미래에셋증권의 IB직원 1인당 생산성(영업수익)이 경쟁사를 압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기업공개(IPO)와 주요 회사채 시장에서 부진했던 미래에셋증권이 미래에셋대우와의 통합을 앞두고 내부 경쟁력을 높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16일 NH투자증권(005940)과 한국투자증권·미래에셋대우·미래에셋증권 등 대형 증권사의 3·4분기 실적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미래에셋증권의 3·4분기 IB 1인당 생산성이 8억원으로 나타났다. 한국투자증권(3억3,000만원), 미래에셋대우(2억3,000만원), NH투자증권(2억1,000만원)이 그 뒤를 이었다. 미래에셋대우와 미래에셋증권의 통합 1인당 생산성은 단순 합산으로 10억원을 넘겨 2위인 한국투자증권보다 3배 이상 높다.
지난 9월 말까지 누적으로 살펴봐도 미래에셋증권은 15억1,000만원을 기록하며 9억5,000만원을 기록한 한국투자증권을 따돌렸다. IB 업계 관계자는 “통합에 앞서 미래에셋증권이 IB인력의 경쟁력이 약하다는 평가를 피하기 위해 각종 거래(딜)를 서두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3·4분기 미래에셋증권은 두올과 미투온을 잇따라 대표주관사 자격으로 상장시키며 지난해 미래에셋증권이 상장시킨 전체 기업 공모규모(1,322억원)에 가까운 982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산은캐피탈·삼성카드·효성캐피탈 등의 여신전문금융회사채(FB) 발행에 집중해 1조7,000억원가량을 인수 또는 발행주관을 맡았다. 아쿠쉬네트컴퍼니(타이틀리스트·풋조이 등 글로벌 골프 브랜드 보유)를 인수한 미래에셋파트너스(PEF)와 협업을 통해 글로벌 IB 역량 강화에도 집중했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통합 미래에셋대우에 가장 역점을 두고 강화하려는 분야는 IB 부문이다. 이미 초대형투자은행추진단을 신설해 국내 시장이 아닌 글로벌 IB 도약을 위한 신사업 구상을 준비하고 있다.
/송종호기자 joist189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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