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는 13일 전날보다 0.50%(10.35포인트) 떨어진 2,076.79포인트에 거래를 마감하며 하루 만에 2,080선을 내줬다. 연초 코스피 랠리를 주도했던 삼성전자가 최근 단기 급등에 따른 가격 부담과 그룹 총수에 대한 검찰 수사 등의 여파로 하락 반전한 것이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전날 밤 미국 뉴욕 증시가 하락했던 점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대통령 취임을 앞두고 지난 11일 트럼프 당선인의 기자회견이 ‘앙꼬 없는 찐빵’이었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0.32%(63.28포인트) 하락한 1만9,891포인트에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도 0.29% 떨어지며 올 들어 처음으로 하락 마감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규제와 법인세를 인하하고 인프라 투자를 확대할 것이라는 전망에 그동안 주식시장이 환호했는데 정작 기자회견에선 이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었다”며 “트럼프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다시 고개를 들며 시장이 관망세로 돌아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트럼프 정책의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상승세를 탄 국내 증시가 조정을 겪을 수 있다는 점이다. 당장 지난해 12월27일부터 유가증권시장에서 12일 연속 순매수를 기록했던 외국인은 이날 1,000억원이 넘는 주식을 내다 팔며 순매도로 돌아섰다. 서 연구원은 “코스피가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감도 있는 상황이어서 트럼프의 취임식이 열리는 20일 전까지 일단 지켜보고 가자는 투자들이 증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올해 코스피 상장사의 순이익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연초 코스피 랠리가 실적에 기대어 오른 만큼 트럼프 취임 이후에도 하락폭은 제한적일 것이란 반론도 나온다. 정다이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지난 기자회견은 맹탕이었지만 취임식에서는 좀 더 구체적인 청사진이 공개될 것”이라며 “대통령 취임식을 전후로 시장 변동성이 일시 확대될 수 있겠지만 하락 폭이 크진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서민우기자 ingagh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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