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식품업계가 ‘K푸드’의 세력을 더욱 넓히기 위해 올해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이라는 거대 시장에서 상당한 성과를 올린 데 이어 베트남·러시아·카자흐스탄 등 신흥국에도 진출하면서 해외 매출이 국내 매출을 웃도는 기업도 등장했다.
오리온(001800)은 대표 제품인 ‘초코파이’의 인기 속에 날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 1993년 중국 시장에 처음 진출하며 해외진출의 첫발을 디딘 이래 20여년간 꾸준히 성장하면서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많은 매출을 올리는 업체로 올라섰다. 오리온의 지난해 개별 기준 중국·베트남·러시아 매출 합계는 1조6,117억원으로 같은 기간 국내 매출 6,794억원을 크게 웃돈다.
특히 중국에서는 2013년 국내 식품업계 최초로 매출 1조원을 넘긴 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베트남에서도 초코파이와 스낵 제품의 인기에 현지 진출 10여년 만인 지난해 매출 2,000억원을 넘어섰다. 올해도 오리온은 중국에서는 ‘리얼브라우니’ 등 프리미엄 제품을 앞세워 시장지배력을 굳히는 동시에 동남아·중동·동유럽 등으로도 시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농심(004370)은 전 세계 100여개국에서 판매 중인 ‘신라면’ 등을 앞세워 K푸드를 세계에 전파하고 있다. 지난해 해외에서만 약 7,261억원(6억3,500만달러)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시장에서는 매출이 매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약 2억2,500만달러의 매출을 거뒀을 것으로 관측된다. 대만·싱가포르·필리핀·베트남 등 라면 소비량이 많은 동남아에서도 신라면의 높은 인기 덕에 수출이 활발하다.
농심의 한 관계자는 “중국에서는 앞으로 우한·충칭 등 서부 내륙지역을 개척하고 온라인 판매 확대에 힘쓸 것”이라며 “동남아에서는 국가별 판매 채널의 특성에 맞춘 전략을 짜 매출 신장에 더욱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빙그레(005180)도 2014년 중국법인 설립 이후 ‘바나나맛우유’를 앞세워 꾸준히 영토를 넓히고 있다. 빙그레는 현지법인 설립 이후 냉장유통망을 정비하고 무균화 생산공정을 도입해 유통기한을 늘린 오리지널 제품(단지 모양)을 수출하며 매출을 키우고 있다. 지난해 중국 매출은 150억원 수준으로 예상되며 시장의 성장세를 고려해볼 때 지속적인 성장을 기대할 만하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롯데제과(004990) 역시 카자흐스탄·파키스탄·러시아 등 신흥국 개척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해외에서 약 9,600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대비 17% 증가한 실적을 냈다. 카자흐스탄에서는 초코파이와 빼빼로의 TV 광고를 시작하는 등 마케팅 활동을 강화하고 독립국가연합 지역의 수출을 확대하며 전년 대비 47% 증가한 매출을 올렸다. /박준호기자 violat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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