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은 23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윌셔그랜드센터에서 델타항공과의 태평양 노선 조인트 벤처 운영 협정을 체결했다. 지난 3월29일 맺은 양해각서(MOU)의 정식 계약이다. 국내 항공사가 외국 항공사와 조인트 벤처를 맺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항공사 간 조인트벤처는 두 회사가 한 회사처럼 공동으로 영업하고 수익·비용을 공유하는 것이다. 좌석 일부와 탑승수속 카운터, 마일리지 등을 공유하는 공동운항(코드셰어)을 넘어선, 항공사 간 가장 높은 수준의 협력 단계다.항공사 간 조인트벤처 설립은 2009년 미주-유럽 간 대서양 노선에서 처음 시작됐고, 현재 전 세계적으로 보편화했다.
이날 행사에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에드 바스티안 델타항공 최고경영자(CEO) 등이 참석했다. 조 회장은 “양사 간 조인트 벤처 설립으로 태평양 노선에서 고객에게 편리한 연결 일정 제공은 물론 혜택을 크게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올해 말 인천공항 제2 터미널 개장과 함께 인천공항 환승 수요 증가를 이끌어 허브공항으로서의 경쟁력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계약에 따라 두 회사는 태평양 노선에서 한 회사처럼 공동 운항은 물론 영업을 통한 수익과 비용도 공유한다. 양사는 △태평양 노선에서의 공동운항 확대 △아시아와 미국 시장에서 공동 판매 및 마케팅 △핵심 허브 공항에서의 시설 재배치 및 공유로 수하물 연결 등 일원화된 서비스 제공 △마일리지 서비스 혜택 강화 △여객기 화물 탑재 공간을 이용한 태평양 노선 항공화물 협력 강화 등을 진행한다.
대한항공은 이번 태평양 노선 조인트벤처 협정에 따라 미주 내 290여개 도시와 아시아 내 80여개 도시를 유기적으로 연결해 고객에게 더 편리하고 다양한 연결 스케줄을 제공하게 됐다. 연말 대한항공과 스카이팀 전용 인천공항 제2 터미널이 개장하면 환승 수요 증가에 따른 시너지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최근 아메리칸항공과 일본항공·유나이티드항공과 전일본공수의 조인트 벤처로 일본으로 향했던 환승 수요를 다시 인천으로 유치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도원기자 theo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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